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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호 청문회, 경제민주화·쟁점법안 놓고 막말·고성 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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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호 청문회, 경제민주화·쟁점법안 놓고 막말·고성 난무
  • 최희정 기자
  • 승인 2016.01.12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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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경제 살릴 수 있는 구원투수" vs 野, "경제 인식 너무 안이해"

(시사캐스트, SISACAST= 최희정 기자)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가운데 여야는 경제민주화, 쟁점 법안 처리 문제 등을 둘러싸고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또한 청문회 과정에서 박영선 의원이 추가 질의를 신청하자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이 "쓸데없는 질문"이라고 일축해 야당 의원들이 반발하는 등의 소동이 빚어져 청문회가 중단되기도 했다.

새누리당, "우리 경제 살릴 수 있는 구원투수"

유 후보자는 청문회를 통해 경제민주화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공약 이행률을 '80점'으로 높게 책정하고, 현재 우리 경제에 대해서는 "아직 위기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새누리당은 "유 후보자가 어려운 우리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구원투수이자 박근혜 정부의 경제 정책을 잘 마무리할 수 있는 인물"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새누리당 김광림 의원은 유 후보자를 향해 "서울 송파에서 안전한 3선의 길을 포기하고 우리 경제 구원투수 역할을 하게 됐다"며 "정책, 실무, 정무 3박자가 조화를 이루려면 국무위원들 간 패스를 잘 하고 슈팅찬스가 나면 골도 넣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은 "좋은 정책들이 성과가 나려면 노동개혁 등이 처리돼야 한다"며 "국민들이 알지만 야당이 적극적으로 나서주지 않아 처리가 안돼 답답하다"고 말했다.

나성린 의원 또한 "경제성장률 3.1% 달성은 노동 5법, 경제활성화법 등이 다 통과된다는 가정 하에 세운 목표"라며 "야당의원 집 앞에서 텐트라도 치고 자라"고 강조했다.

더민주, "유 후보자 경제 인식 너무 안이해" 맹공격

새누리당이 유 후보자에게 높은 기대감을 드러낸 반면 더민주당은 박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경제민주화'를 강력하게 비판하고, "유 후보자의 경제 인식이 안이하다"며 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 김관영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공약들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다고 생각하냐"며 "정부 평가와 다르게 시민단체나 야당이 평가하는 실천 정도가 약하다"고 혹평했다.

김 의원은 또 "경제전문가 274명을 조사했는데 경제정책 운영에 대한 부정적 답변이 72%에 달했다"며 "미흡한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영록 의원은 "3% 성장률을 얘기했는데, 지나친 낙관이라든지 오판할 수 있다"며 "최경환 부총리 따라하기 식으로 나서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박범계 의원은 "경제민주화 관련, 국민들이 평가하는 공약 이행 점수는 25점에 불과하다"며 "자화자찬이 아니라 무겁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다그쳤다.

홍종학 의원도 "서민 경제가 파탄지경인데 너무 안이한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8년 동안 한국 경제가 거덜났다. 박근혜 정부는 사상 최대 재정적자인 167조원을 기록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영선 의원 또한 "국민들은 못 살겠다고 아우성인데 재벌만 배불렸다"며 "소위 원샷법 관련, 이걸 안 통과시켜 주면 나라가 망한다고 했는데, 구조조정 한다고 특혜 주는 나라가 있냐"고 질타했다.

유 후보자, 증여세 탈루·다운계약서 의혹 해명

이날 유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공약 실천 여부에 대해 "상당히 노력해서 진척됐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100점 만점에 80점은 된다"며 "숫자로 평가할 건 아니지만 성과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경제 상황의 인식을 묻는 질문에는 "지금은 만성병의 초기 단계일 수 있다는 인식에 대해서는 동의한다"면서도 "흔히 위기라면 IMF때인데, 아직 아니다"는 의견을 내놨다.

유 후보자는 정부 목표치인 경제성장률 3.1%에 대해 "현재로서는 추경을 안 하고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장률을 우려하는 의원들의 지적에 "물론 어렵고 예측치가 낮은 기관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며 "목표를 내걸었으니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 금리 인상 문제, 중국 성장률 하락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위험성들이 당장 우리 경제에 영향을 준다고 보긴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유 후보자는 "그러나 미 금리 인상이 누적되면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가까운 시일 내에 G2 리스크가 큰 어려움을 주진 않을 것이나 대비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증여세 탈루 등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송구하다"면서, 2005년 아파트를 사면서 '다운계약서'를 작성했다는 의혹에 대해 "탈세 목적이라기보다는 법무사에게 맡겼는데 당시 관행이었다"고 해명했다.

與野, "쓸데없는 질문" 등 고성 오고가 회의 중단

지난 11일 개최된 이날 청문회는 오후 6시를 넘겨서도 끝나지 않았으며,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추가 질의를 신청하자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이 "쓸데없는 질문"이라고 말하며 자리를 떠 야당 의원들의 강력한 항의가 쏟아졌다.

박 의원은 "쓸데없는 질문이라니, 그럼 지금 이 청문회가 쓸데없는 짓이냐"며 강력 반발했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오늘은 통상적인 상임위원회 회의가 아니라 경제부총리의 정책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는 자리"라며 "청문회를 시간 때우기, 통과의례라고 생각하냐"고 질타했다.

이에 나성린 의원은 "자꾸 회의를 연장해 순간적으로 짜증이 났다"며 "과한 발언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더민주 김현미 의원의 발언을 두고도 여야 공방이 이어졌는데, 김 의원은 쟁점 법안과 관련해 자신의 사무실 앞에서 시위하는 사람들이 정부의 사주를 받은 것 아니냐 의심했고, 이에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이 발끈하며 소동이 빚어졌다.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은 "정부에서 할 일 없이 뒷돈을 대주는 것처럼 얘기하는데 청문회에서, 부총리 후보자에게 그런 식으로 질문해도 되냐"며 "올바른 국회의원으로서의 질문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현미 의원은 "오늘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많이 절제하고 있는데 질문 하나하나를 다 꼬투리 잡아 소리 지르고 있다"며 "무서워서 인사청문회를 하겠냐, 이게 제대로 된 국회냐"고 맞받았다.

결국 양당 의원들은 속기록을 확인한 뒤 회의를 속개하자며 청문회를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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