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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고싶다] 하늘 맞닿은 초원, 양떼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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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고싶다] 하늘 맞닿은 초원, 양떼목장...
  • 송영진 기자
  • 승인 2011.09.10 1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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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 양떼목장

 

양떼목장…동화 속 목동이 되다


도심을 벗어나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2시간가량 달리면 희뿌연 하늘은 어느새 새파란 제 모습을 드러낸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산 구릉은 낮아져 낯선 편안함을 느끼게 될 무렵 대관령에 다다른다. 대관령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최근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급부상한 대관령 양떼목장이다.

지금은 평범한 지방도로가 되어버린 구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옛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만나는 양떼 목장은 그냥 산책로만 걸어도 영화 속 인물이 된 듯 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가지고 있다.

양떼 목장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30~40m 높이의 풍력발전기 3대가 이정표처럼 세워져 있다. 대관령은 궂은 날씨에는 가벼운 차량이 뒤집힐 정도로 바람이 강해 도로변 곳곳에 ‘강풍주의’라는 푯말이 눈에 띈다.

대관령 정상에 위치한 양떼목장은 하얀 뭉게구름과 드넓은 초록이 어울려 가슴 속 근심은 사라지고 발걸음은 가볍게 한다.

양떼 목장에서는 알프스의 풍경에 비견될 푸르른 초원에서 방목되는 메리노 양들에게 직접 건초를 먹이고 양들과 사진을 찍는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이런 곳에서 양떼 몰며 살았으면 딱 좋겠다.’

서울서 제약회사에 근무하던 전영대 양떼목장 사장(55)이 18년 전 여행 차 이곳에 처음 들렀을 때도 이런 마음에서였다고 한다.

그는 서울에서 제약회사 영업과장으로 일하던 지난 1988년 9월, 대관령에 놀러왔다가 우연히 젖소 목장을 구경했다. 그것이 양떼목장을 만들게 된 계기가 됐다.

양떼목장에는 6만2천여 평 구릉지에 메리노 양 280마리가 방목되고 있다. 전북 남원의 종축원에서 230마리를 구입했는데 제법 늘었다. 방목장 울타리를 따라 1.5㎞ 길이의 경사진 산책로가 양떼 주위를 감싸고 있다.

산책로를 따라 절반쯤 가면 널빤지로 만든 이국적인 오두막을 볼 수 있다. 영화 ‘화성으로 간 사나이’에서 주인공인 김희선과 신하균이 어린 시절에 놀던 장면을 찍기 위해 지은 것이다.

지난 1988년 ‘풍전목장’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조성된 양떼목장은 특유의 이국적인 풍경으로 인해 ‘가을동화’, ‘화성으로 간 사나이’ 등 드라마와 영화의 촬영장소로 활용되면서 대중에게 알려졌으며 CF배경 장소로도 각광받고 있다.

양떼목장은 4계절 운영되지만 관광에 가장 좋은 시기는 5~6월과 9월 무렵이다. 요즘은 평일에 200~300명, 휴일에 2천500~3천명이 찾아와 방목된 양떼들을 구경하고 양떼들에게 직접 말린 풀을 먹이고 돌아간다.

양들은 4월 초 겨울 동안 자란 털을 깎고 방목된다. 이후 11월 중순 풀이 더 이상 자라지 않을 때까지 날씨가 험악하고 비가 쏟아지더라도 들판에서 방목한다.

비오는 날은 양들이 드물게 ‘목욕하는 날’이기도 하다.

방목장은 12개 구역으로 구분되는데, 양떼는 나흘 동안 한 구역에서 풀을 뜯으며 지낸 후 다음 구역으로 이동한다. 이렇게 12구역을 모두 돌고 48일째가 되면 다시 풀이 돋아 있는 처음 구역으로 되돌아간다.

전영대 사장에 따르면 2~3년 전부터 양떼목장이 생태학습장으로 알려지면서 유치원이나 초ㆍ중학교 단체 관광객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양은 순한 동물이라 아이들이 손으로 건초를 줘도 위험하지 않다. 양떼뿐만 아니라 목장 곳곳에 생성된 습지도 아이들에게 생태학습장으로 적합하다.

습지에는 고지대에서 자라는 30여 종의 야생화가 활짝 피어 있다.

양떼목장은 양떼에게 건초를 먹이고 사진을 찍는 특유의 관광 이외에도 여러 가지 체험 코스를 개발해 방문객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또 날씨와 계절에 상관없이 수시로 몰려드는 안개와 운무는 까다로운 풍경사진 마니아들의 입맛을 충족시켜 주기도 하고, 푸른 초원과 양떼가 만드는 서정적 풍경에 가족단위 관광객도 많이 찾고 있다.

대관령 양떼목장을 찾는 관광객들은 인근 오대산과 월정사, 한국자생식물원, 삼양목장, 허브나라, 정동진 등 다른 관광지와 연계해서 찾는 경우가 많다.

국립공원인 오대산에 위치한 한국자생식물원은 8~9월 야생화가 군락을 이루며 만발해 있다. 오대산 자락에 있는 오대천에서는 래프팅(급류타기)도 즐길 수 있다. 겨울에 양떼목장을 찾으면 눈 덮인 방목장에 포대를 깔고 썰매를 즐길 수도 있다.

양떼목장은 입장료가 따로 없지만 건초 가격으로 성인 3000원, 소인 2500원씩 받고 있다.

·교통: 서울-영동 고속도로-횡계 IC에서 나온 후 삼거리에서 우회전-우회전 후 첫 번째 사거리에 양떼목장 표지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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