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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공사현장서 산업재해 신고 '누락'…발주처 보고도 '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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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공사현장서 산업재해 신고 '누락'…발주처 보고도 '쉬쉬'
  • 권지나 기자
  • 승인 2016.05.09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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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년간 최악의 살인기업' 꼽혀…산재사망 사고 '1위'

(시사캐스트, SISACAST= 권지나 기자) 현대건설이 최근 3년동안 원자력 발전 공사현장에서 121명의 노동자 사건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재해 처리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현대건설은 산재 사건 사고와 관련, 합의금 명목으로 사용한 공상처리 비용만 17억8000여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고 내용을 고용노동부와 발주처인 한수원에 보고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파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현대건설이 지난해 10년간 가장 산재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꼽혔음에도 불구하고, "산업 재해를 은폐하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노동자 처우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건설, 3년간 공사현장서 '산업재해 은폐' 의혹…뭐길래?

최근 한 언론매체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동안 신한울 1·2호기 원자력발전소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노동자 121명의 안전사고 중 118명을 공상으로 처리해 대부분의 사고자가 산업재해 혜택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연합뉴스측이 입수한 ‘현대건설의 안전사고 현황’이라는 내부문건에 따르면 사고발생일시, 사고장소, 사고자 소속 하청업체, 사고경위, 공상 처리 결과 등이 상세히 담겨있으며, 이들은 상당수가 손과 발, 갈비뼈 등에 골절을 입은 중상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사고를 당한 노동자 121명 중 118명은 공상으로 처리됐으며, 현대건설측이 이들과 합의금 명목으로 사용한 처리 비용은 17억89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현대건설측은 사고내용을 고용노동부는 물론 발주처인 한수원측에도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산업재해 은폐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시사캐스트와의 통화에서 노동자들의 공상처리와 관련, “다친 노동자들이 대부분 공상처리를 원했다며”, “중상자들은 대부분 산재처리가 됐다‘고 말했다.

또 향후 산재관련 조사계획과 관련,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아직은 고용노동부나 검찰측으로부터 조사 계획 통보를 받은 내용이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수원측은 “시공사는 중대 사고는 발생 3시간 이내, 가벼운 사고는 5시간 안에 보고하게 돼 있지만 현대건설 측으로부터 보고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는 상반된 입장을 밝혀,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현대건설의 산업재해 의혹을 인지하고, 지난달 29일 조사에 착수했다.

◇현대건설, 지난해 '10년간 최악의 살인기업' 꼽혀…산재사망 사고 '1위'

현대건설이 최근 3년동안 산업재해를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10년간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꼽혔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의 안전을 외면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4월 13일 오전 산재사망 대책마련을 위한 공동캠페인단(이하 캠페인단)은 광화문 광장에서 산재 사망의 심각성을 고발하고 기업에 대한 처벌 및 책임을 촉구하기 위해 설문 투표를 바탕으로 ‘최악의 살인기업’을 선정하고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10년간 가장 산재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곳으로는 현대건설이 꼽혔으며, 캠페인단의 집계 결과 10년간 총 110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대우건설 102명, GS건설 101명 등 건설기업이 상위를 차지했다.

특히 현대건설은 건설과 제조부문을 통틀어 가장 많은 산재 사망자를 냈으며, 2005년부터 2014년까지의 노동부 산재보험 통계와 중대재해 보고 자료, 공무원연금, 해양경찰청의 자료를 근거한 산재 사망 50대 기업 중 1위를 차지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현대건설에서는 지난 10년간 하청 노동자를 포함해 110명의 노동자가 일터에서 사망했으며,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동안 총 31명의 산재 사망자가 발생했다.

또한 산재로 인한 장애인 수도 75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하청업체에 소속한 노동자들의 사고가 원청의 노동자보다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일각에서는 “국책사업을 주로 맡고, 한해 수십조 원의 매출을 내는 현대건설이 기업의 이윤 창출을 위해 노동자의 안전을 외면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져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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