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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한국인 최초 '맨부커상' 수상…'세계 3대 문학상' 선정 쾌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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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한국인 최초 '맨부커상' 수상…'세계 3대 문학상' 선정 쾌거
  • 권지나 기자
  • 승인 2016.05.17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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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호평 이어져…맨부커상 심사위원장 "한국, 강력한 소설 문화를 가진 국가"

(시사캐스트, SISACAST= 권지나 기자) 소설가 한강(46)이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로 평가받는 맨부커상의 수상자로 선정되는 쾌거를 달성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빅토리아앤알버트 박물관에서 개최된 공식 만찬 겸 시상식에서 맨부커상선정위원회는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자로 발표했다.

맨부커상은 노벨 문학상, 프랑스 콩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이며, 앞서 한강은 '채식주의자'로 최종 후보 6명에 이름을 올려 수상에 대한 기대를 모았다.

이날 5명의 심사위원회를 이끄는 영국 인디펜던트지의 문학 선임기자인 보이드 톤킨은 "소설가 한강의 작품은 우아함과 강렬함이 동시에 묻어난다"며 "그의 작품에는 아름다움과 공포의 기괴한 조화가 이뤄진다"고 평가했다.

맨부커상은 영국 등 영 연방국가 작가에게 수여하는 상과 영 연방 외 지역 작가에게 주는 인터내셔널 부문 상으로 나뉘며, 맨부커 인터내셔널 부문 상은 2005년 처음으로 상을 수여했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2004년 계간 '창작과비평' 여름호 게재된 중편으로, 세 편의 연작소설 중 첫 번째 편의 제목이다. 이후 또 다른 중편들인 '몽고반점' '나무 불꽃'과 묶여 2007년 장편소설(창비)로 출간됐다.

한편 한강은 중국 유명 작가 옌렌커, 터키 노벨상 수상자인 오르한 파묵, 이탈리아의 엘레나 페란트, 앙골라의 호세 에두아르도 아구아루사 등 여러 경쟁자들을 제치고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강이 받은 '맨부커상'은?…세계 3대 문학상·영국 최고 권위 문학상

작가 한강(46)이 연작소설 '채식주의자'로 맨 부커상을 수상한 가운데, 이 상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맨 부커상은 노벨문학상, 공쿠르 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며, 1969년 영국 부커사가 제정한 문학상으로 해마다 영국, 아일랜드 등 영(英) 연방국가 내에서 영어로 쓰여진 소설 중 수상작을 선정하는 영국 최고 권위 문학상이다.

2002년부터 영국의 맨 그룹(Man Group)이 스폰서로 선정되면서 부커상의 공식 명칭은 '맨 부커상(The Man Booker Prize)'으로 통용됐으며, 한강이 수상한 부문은 맨 부커상 인터내셔널(The Man Booker International Prize)로 비(非) 영 연방 국가의 작가와 번역가에게 주어지는 맨 부커상의 자매상이다.

올해에는 한강과 함께 후보에 오른 작가들의 이력이 화려하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터키의 오르한 파묵('내 마음 속의 낯섬')을 비롯해 중국이 옌렌커('네 권의 책'), 앙골라의 호헤 에두아르도 안구아루사('망각의 일반론'), 이탈리아의 엘레나 페란트('잃어버린 아이 이야기'), 오스트리아의 로베르트 제탈러('인생 전체') 등이다.

2016년 맨부커상 5인 심사위원회의 보이드 톤킨 위원장(인디펜던트지 문학 선임기자)는 16일(현지시간)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맨부커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자로 발표하면서 "잔혹한 공포 또는 멜로드라마를 넘나드는 기괴한 스토리이며, 매우 강렬한 알레고리로 가득하면서도 놀라울 정도로 침착하고 재치와 절제가 이뤄진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또 "한국은 매우 강력한 소설 문화를 가지고 있다"면서 "훌륭한 작가들이 많이 있고 문학계도 활발하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만약 우리가 이 나라(한국)를 반영하는 (작품들을) 좀더 많이 봤더라면 매우 좋은 결과가 있었을 것"이라면서 한국 문학이 영국 문단에 좀더 많이 소개되기를 기대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톤킨 위원장은 이날 영국 런던 빅토리아앤알버트 박물관에서 개최된 공식 만찬 겸 시상식에서 '채식주의자'를 수상작으로 발표하면서 "잊혀지지 않는 강력함과 독창성을 가진 소설"로 평가하고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 상을 수상할 만한 자격이 매우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톤킨 위원장은 번역작가인 데보라 스미스에 대해서도 "놀라운 번역"이라고 극찬했다. 그는 "이 상은 작가와 번역작가를 완전히 동등하게 평가한다" 며 "기묘하면서도 뛰어난 '채식주의자'가 영어에 들어맞는 목소리를 찾았다"고 말했다.

맨부커 인터내셔널 부문 상금은 5만 파운드(약8500만원)로, 작가와 번역작가가 나눠 갖게 된다.

한편 인터내셔널 부문은 2005년부터 시작돼 캐나다의 거장 앨리스 먼로(2009), 현재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인물인 필립 로스(2011) 등이 상을 수여받았다.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 "한국, 신비스럽고 매력적"…"번역도 한 몫 했다"

맨부커상은 영어로 쓰인 최고의 소설을 선정하고 있으며, 2005년 신설된 맨 부커 인터내셔널상 부문은 원작의 언어와 상관 없이 영어로 널리 읽히는 작가의 공을 기리는 취지에서 설립됐다.

올해부터는 번역상의 의미도 포함됐는데 영어로 번역, 영국에서 출간된 작품에 상을 수여하며, 첫 해에 상을 받아 의미가 크다.

번역가인 데보라 스미스는 본격적으로 한국어를 배운 지 7년에 불과하며, 2009년 케임브리지 대학 영문학 전공 후 비로소 한국어와 한국문학을 접했다.

스미스는 한국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지만 "신비스럽고, 그래서 매력적"이었다고 회상하며, 런던대학교 SOAS의 한국학 석사과정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한국문학번역원이 주한 영국문화원 등과 공동으로 주관한 2014 런던 주빈국 행사 준비위원으로 활동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한국문학 번역가로서의 경력을 쌓게 됐다.

스미스가 이번에 번역한 '채식주의자' 뿐만 아니라 그녀가 번역해 올해 출간된 한 작가의 또 다른 작품 '소년이 온다'도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그녀는 2013년부터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원을 받아 배수아 작가의 작품을 번역하고 있으며, 2014년 말 한국문학번역원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그녀는 미국 유명 출판 관계자를 만나, 오픈 레터(Open Letter Books)에서 올해 10월과 2018년 초 배수아의 '에세이스트의 책상'과 '올빼미의 없음', 딥벨럼(Deep Bellum Publishing)에서 내년 초에 '서울의 낮은 언덕'을 출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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