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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 사고] 경찰, 은성PSD 작업일지 상습조작 정황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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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 사고] 경찰, 은성PSD 작업일지 상습조작 정황 포착
  • 민소진 기자
  • 승인 2016.06.02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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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김 씨 한 건만 '1인 정비'로 기록…관행적으로 작업 기록 조작 의혹

(시사캐스트, SISACAST= 민소진 기자)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작업자 사망 사고를 조사중인 경찰이 은성PSD 측이 근로자 작업일지를 상습적으로 조작한 정황을 포착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또 은성PSD측이 직원들에게 “언론에 이야기를 하지 말라”는 등의 경고성 함구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져 파장이 일고 있다.

2일 서울 광진경찰서는 스크린도어 작업이 '2인1조'로 이뤄졌다고 기록된 은성PSD의 1년치 작업일지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은성PSD 강북사무소의 최근 1년치 작업일지에는 '1인 정비'로 기록된 것은 단 한 건도 없었으며, 숨진 김씨의 당일 작업일지에만 김씨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이는 모든 정비가 규정대로 '2인1조'로 이뤄진 것처럼 기록돼 있던 것으로 파악되며, 실제 작업의 약 70%가 1인 작업이었는데도 관행적으로 기록을 조작해온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또 은성PSD 직원으로부터 "1명이 출동해도 항상 2인1조로 기록해왔다"는 내용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당일 김씨가 혼자 출동해 작업을 했다는 사실은 사고가 난 후 이미 외부에 알려진 내용으로 '2인1조'로 조작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주 중 은성PSD 관련자를 불러 해당 작업일지를 누가 작성했는지, 관행적으로 허위 작성을 했는지, 사고 후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조작했을 가능성은 없는지 등 정확한 사실관계를 조사할 방침이다.

이상원 서울경찰청장은 전날 "이번 사건이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철저히 가려내기 위해 지방청 인력을 보강해 합동수사를 하겠다"고 밝혔으며, 서울청은 구의역 사고 수사에 지능범죄수사대 수사관 5명을 파견했다.

한편 은성PSD는 서울메트로의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협력업체로 지난달 28일 숨진 김모(19)씨의 소속업체다.

◇은성PSD, 직원들에 "언론에 이야기 하지마라"'경고성 함구령' 의혹

스크린도어 수리작업중 은성PSD직원 김 씨가 사망한 가운데, 사측이 직원들에게 “언론에 이야기하지 마라”등의 경고성 함구령을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뉴시스의 단독보도에 따르면 김 씨의 분향소가 차려진 건국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한 은성PSD 직원 A씨는 "사측에서 (언론에) 일절 얘기하지 말랍니다. 이런(함구령 지시) 얘기도 하면 안되는건데…안 들은걸로 해줘요"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동료들과 김군을 조문하러 왔으며, 또 다른 직원 C씨는 "얘기해줘야 하는데 미안해요. 빨리 안가면 맞아 죽어요"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게 분향소를 찾은 은성PSD 직원들 또한 김 씨의 죽음을 추모하면서도 안전사고에 관한 언급에는 매우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건대병원 장례식장 내 분향소에는 시민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으며, 분향소 안에서는 김씨의 부모가 조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김씨의 이모는 "사측과 장례 절차에 대해 어떠한 얘기도 오간 것이 없다. 따라서 빈소를 차린 적이 없다"면서 "일단 조카의 잘못이 없다고 사과한데다 조카의 죽음이 안타까워 찾아주시는 분들을 위해 분향소를 만든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씨의 어머니는 "서울메트로 측이 우리와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사과문을 언론에 뿌린 것이지, 우리에게 (정식으로) 사과한 것이 아니다. 분향소를 찾아왔길래 돌려보냈다"고 전했다.

한편 이재범 은성PSD 대표는 전날 오후 8시15분께 병원을 찾았지만 유족들의 반대로 조문을 하지 못했다.

서울메트로와 은성PSD 측이 보낸 근조화환은 건대병원 장례식장 바깥에 놓여 있으며, 민주노총과 민주노총 여성연맹, 은성PSD 노조 측의 근조화환의 화환은 분향소 안에 세워져 대조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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