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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나서’ 동전 2만2802개를 급여로 준 건설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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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나서’ 동전 2만2802개를 급여로 준 건설업자
  • 오유진 기자
  • 승인 2016.06.15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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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노동자, 던진 동전들 밤새 분류하고 서툰 언어로 은행 뛰어다니며 급여 받아

(시사캐스트, SISACAST= 오유진 기자) 한 건축업자가 자신이 고용한 외국인 노동자에게 밀린 급여 440만원을 동전 2만 2000여 개로 준 사실이 드러나 지탄을 받고 있다.

지난 9일 경남 창녕 건축현장에서 우즈베키스탄 출신 노동자 A씨 등 동료 4명은 건축업자 B씨로부터 밀린 급여를 받았다.

문제는 4명 합친 밀린 급여 440만원을 100원짜리 1만7505개, 500원짜리 5297개 등 동전 2만2802개로 준 것이다.

B씨는 3시간에 걸쳐 은행 6곳에서 동전을 교환해 여러 개의 자루에 담아 온 뒤, 이를 컨테이너 사무실 바닥에 쏟아붓고 뒤섞은 뒤 가져가라고 했다. A씨는 B씨가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에게 모욕적인 말도 했다고 한다.

이같은 행동을 한 이유에 대해 B씨는 “노동자들이 급여가 며칠 밀렸다고 출근하지 않자 화가 나 그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화가 났다고 해서 임금 수 백 만원을 동전으로 던져준 것은 심하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어서 ‘갑질’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A씨 등 노동자 4명은 바닥에 흩어진 동전을 다시 자루에 쓸어담고 라면박스에 담아 그들이 합숙하고 있는 원룸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밤을 새워 동전을 헤아리며 다시 분류했다.

우리말이 서툰 노동자들은 동전을 지폐로 바꾸기 위해 단골상점 주인의 도움을 받아 2만여 개의 동전을 차에 싣고 3시간 동안 은행 6곳을 갔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동전이 너무 많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한국은행 경남본부에서 5만원권으로 바꿀 수 있었다.

건축업장에서 일하기 시작한지 한 달도 안 된 상황에서 하루 13시간씩 일한 댓가로 받기로 한 주급이 며칠씩 미뤄지는 일이 잦았다는 A씨. 때문에 A씨가 이를 항의하고 당일날 출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B씨가 동전폭탄을 날린 것은 너무 심한 처사라는 것이 누리꾼들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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