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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넘게 기다린 세월호 인양 이틀만에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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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넘게 기다린 세월호 인양 이틀만에 중단
  • 이정인 기자
  • 승인 2016.06.16 1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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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못한 강풍 탓? 두달 전 ‘준비 부족’ 지적 확인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정인 기자)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이 2년 넘게 기다려 온 인양작업이 이틀만에 중단됐다. 뱃머리를 들어올리는 와이어가 하중을 견디지 못한 것이다.

12일 낮 전라남도 진도군 세월호 침몰해역에서 중국 인양업체 상하이샐비지 컨소시엄(SSC)이 ‘선수 들기’를 시작으로 세월호 인양을 시작했다.

선수 들기는 세월호 선체 하부에 리프팅빔(Lifting Beam)을 밀어 넣기 위해 뱃머리를 약 5도(10m) 들어 올리는 작업으로, 세월호 인양의 핵심이다. 선체를 절단 없이 들어올리기 위해서는 리프팅빔을 배 밑에 넣고 와이어를 걸어 인양해야 하기 때문이다.

초반 작업은 12일 오후 4시께 뱃머리를 2.2도 가량 든 후 리프팅빔과 작업선 간 연결에 들어가는 등 순조롭게 진행됐다.

해양수산부는 선수들기에 성공할 경우 리프팅빔을 집어넣고 크레인에 와이어를 연결해 수중 인양을 시작, 7월 말쯤 세월 호를 수면 위로 인양할 수 있을 걸로 내다봤다.

하지만 다음날 새벽부터 너울(바람에 의한 물결)이 크게 발생하며 크레인이 요동쳤다. 이 때문에 하중이 커지며 뱃머리는 다시 0.6도가랑 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해수부는 너울에 따른 상하 진동으로 인해 5개 와이어에 약 1800t의 하중이 작용하면서 와이어가 선체를 톱처럼 파고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해수부와 상하이샐비지는 선체를 파고 들어간 와이어 3개를 제거하고 하중 보강을 위해 빔 2개를 선수 부분 선체 밑에 넣어 작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작업은 열흘 정도 지연될 예정이다.

인양 중단에 대해 날씨 등 변수와 하중에 대한 계산이 충분치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6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이에 대한 우려는 세월호 인양을 자문하는 컨설팅업체인 TMC 역시, 두 달 전 제기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 4월 4일 TMC와 상하이샐비지, 해수부가 참여한 회의록에 따르면, TMC는 ‘선수 들기'에 필요한 하중 등 각종 계산이 끝나지 않았다며 우려를 표했다. 특히 세월호를 들 장비에 대한 실험 등도 권고했지만, 상하이샐비지가 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해수부는 ‘선수 들기’가 중단된 건 예측할 수 없었던 너울 때문이며, 장비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선수 들기 작업은 기상 상황이 좋아지는 대로 재개된다.

해수부 관계자는 “기상 상황을 봐야겠지만 16∼17일께 선수 들기를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기간은 조류가 거센 대조기여서 하루 작업량이 많지 않아 25∼26일께 선수 들기를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속단하기 이르지만 기상사정으로 인해 인양완료 시점이 8월로 조금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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