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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리 前대표 이어 옥시 가습기살균제 제조·원료사 대표 영장도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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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리 前대표 이어 옥시 가습기살균제 제조·원료사 대표 영장도 기각
  • 이정인 기자
  • 승인 2016.06.21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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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구속 사유와 필요성 인정 어려워”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정인 기자) 영국계 다국적기업 옥시레킷벤키저(옥시) 존 리(48)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17일 기각된 데 이어 가습기 살균제를 만든 한빛화학 정모(72) 대표와 원료물질 도매사 CDI 이모(54)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21일 기각됐다.

이날 이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부장판사는 "범죄혐의에 대한 소명 정도와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대한 다툼의 여지 등에 비춰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앞서 존 리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됨에 따라 외국계 임원 사법 처리에 차질을 빚게 된 가운데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정 씨와 이 씨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가습기 살균제의 흡입독성 실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도 별다른 안전성 검증 없이 독성 화학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함유된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어 이용자들이 숨지거나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옥시싹싹 New 가습기당번’은 2000∼2011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한빛 화학에서 만들어졌다. 총 600여 만개가 판매됐고 사망자 73명을 포함해 181명의 인명피해를 냈다.

한빛화학은 CDI를 통해 SK케미칼로부터 원료물질인 폴리헥사메틸린구아니딘(PHMG)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옥시는 1996년 ‘프리벤톨(Preventol) R80’이라는 화학물질이 들어간 가습기 살균제를 처음 출시했다. 이후 ‘물 위에 하얀 부유물이 생긴다’ 등의 소비자 민원이 들어오자 2000년 제품의 원료를 PHMG로 바꿨다.

이 과정에서 CDI가 “깔끔하고 살균력이 좋다”며 PHMG를 원료물질로 옥시 측에 추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옥시 측이 “PHMG 흡입독성 실험 자료가 있냐”고 CDI에 문의했고 흡입독성 실험 자료가 없다는 답변이 돌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옥시 측은 흡입독성 실험 없이 제품 출시를 강행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앞서 프리벤톨R80은 흡입독성 실험을 거쳤었다.

한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유가족들은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조직해 정부와 관련 기업에 집중 대응에 나섰다.

이들은 "제2의 옥시를 막자"는 구호를 내걸고 환경·시민·소비자단체 등 500여개 시민단체와 연대기구를 발족, 20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 앞에서 ‘가습기 살균제 참사 전국네트워크’ 출범식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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