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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리 시장 판 커진다… 시중은행 ‘사잇돌 대출’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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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리 시장 판 커진다… 시중은행 ‘사잇돌 대출’ 판매
  • 이정인 기자
  • 승인 2016.06.24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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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등급 중신용자 대상… 연 6~10% 중금리, 대출한도 최대 2,000만원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정인 기자) 내달부터 시중은행들이 중·저신용자에게 연 6~10%의 중(中)금리로 대출을 제공하는 ‘사잇돌 중금리대출’ 상품을 판매한다.

금융위원회는 서울보증보험과 연계해 9개 은행이 내달 5일부터 사잇돌 중금리대출을 판매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서울보증보험과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IBK기업·수협·제주·전북 은행 등 9개 은행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보증보험 협약 체결식을 열고 상품 판매를 준비하기로 했다. 오는 9월부터는 4개 은행(대구·부산·경남·광주)도 판매할 예정이다.

상품명 ‘사잇돌’은 아랫돌과 윗돌 사이에 작지만 단단하게 괴어진 돌을 의미한다. 고금리와 저금리로 양분된 대출 시장에서 든든하게 중금리 시장을 떠받쳐 중 ·저 신용자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뜻을 담았다.

그동안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해 울며 겨자 먹기로 연 20%가 넘는 고금리 대출을 이용해야 했던 신용도 4~7등급 중 ·저신용자들의 금리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사잇돌 중금리대출은 기존 은행상품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중·저신용자 중 상환능력을 갖춘 소득자에게 1인당 2000만원 이내 한도에서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타깃은 비은행권 대출을 이용한 경험이 있거나 이용 가능성이 있는 신용등급 4~7등급의 고객으로, 새희망홀씨 등의 정책서민금융 상품을 이용하기에는 소득과 신용수준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중위소득자나 중신용자다. 사회초년생, 연금수급자 등 상환능력은 있으나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려운 금융소비자들이 주로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등급 8~10등급인 저신용자의 경우라도 상환여력에 따라 대출이 가능할 수 있다. 대출 가능 여부는 등급과 별도로 서울보증보험이 구축한 ‘중신용자 전용 신용평가모형’에 따라 결정된다. 다만 금융권 대출을 연체하고 있는 경우에는 대출이 거절된다.

사잇돌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일정의 소득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근로소득자의 경우 6개월 이상의 재직기간(전 직장 재직기간 포함)과 2,000만원 이상 연간 소득, 자영업자 등 사업소득자는 1년 이상 사업 유지와 1,200만원 이상 연소득이 기준이다.

금융위는 일반 소득증빙뿐 아니라 국민연금, 공적연금, 건강보험료 납입실적에 따른 환산소득도 소득으로 인정할 방침이다. 연금수령자의 경우 한 달 이상 연금을 받았다는 증명과 함께, 연간 연금 수령액(근로소득 포함)이 1,200만원을 넘어야 한다.

대출금리는 보험료와 은행수취분을 포함해 6~10%대로 예상된다. 차주에게 성실 상환이나 거래실적 등이 있는 경우 은행별 방침에 따라 우대금리가 적용될 수 있으며, 중도상환수수료는 없다.

대출 한도는 1인당 최대 2000만원 이내로 대출기간은 최대 60개월이다. 거치기간(이자만 갚는 기간) 없이 원금과 이자를 균등상환해야 한다.

9개 은행 전국 6018개 지점에서 대출심사를 통과하면 바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또 신한 써니뱅크와 우리 인터넷뱅킹 등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서도 당일 대출이 가능하다.

이 상품은 대출자가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경우, 서울보증보험이 원금을 보장해 은행의 손실을 방지하도록 만들어졌다. 금융위는 이같은 손실분담 구조를 통해 은행이 사잇돌 중금리대출을 적극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은행이 서울보증보험에 보험료를 지불한 뒤 손실이 발생하면 서울보증보험이 은행에 보험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단 서울보증보험이 은행에 제공한 보험금이 보험료를 150% 초과하면 은행은 추가 보험료를 납부해야 한다.

보험료율은 서울보증보험의 중신용자 전용 평가 모형에 따른 상환능력 평가에 따라 연 1.81~5.32% 수준이 될 전망이다.

서울보증보험과 시중은행들은 일단 총 5000억원까지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추가 공급 여부는 향후 운용추이를 보아가며 결정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협약식에 참석해 “은행에 대한 인센티브로 서민금융 평가에 중금리 대출 실적을 100점 중 15점 수준으로 반영키로 확정했다”며 “개인정보 비식별화 지침 마련 추진, 신용정보원 빅데이터 통계 분석 제공 등 빅데이터 이용 지원도 지속 중”이라고 밝혔다.

연체율 관리에 실패하면서 번번이 용두사미에 그쳤던 정부의 중금리 대출 육성 정책이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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