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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보와 진경준의 뇌물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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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보와 진경준의 뇌물수수
  • 윤관 기자
  • 승인 2016.08.05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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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오가는 사이에도 뇌물의 영향을 받으니…”

(시사캐스트, SISACAST= 윤관 기자)

 
고려의 석학인 이규보는 『동국이상국집』을 통해 뇌물의 폐해를 비판했다.
 
어떤 사람이 남쪽으로 한 강을 건너는데, 함께 배를 나란히 하고 건너게 해주는 사람이 있었다. 두 배의 크고 작음도 같고 사공의 많고 적음도 같으며, 사람과 말의 많고 적음도 거의 서로 비슷했는데 잠시 후 보니, 그 배는 나는 듯이 떠나가 이미 저쪽 기슭에 정박했지만, 자신이 탄 배는 오히려 머뭇거리고 나아가지 못 했다.
 
그 까닭을 물었더니, 배안의 사람이 답했다. “저기는 술이 있어 사공에게 먹이니 사공이 힘을 다하여 노를 저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부끄러운 빛이 없을 수 없어, 탄식하며 말했다. “아! 이 작은 배 하나의 배가 가는 사이에도 오히려 뇌물 주는 것의 유무로 나아가는 것에 빠르고 늦고, 앞서고 뒤처짐이 있으니 하물며 벼슬의 바다를 다투어 건너는 가운데서랴! 돌아보면 내 손에 돈이 없으니, 마땅하도다! 지금까지 하나의 관직에도 임명되지 못한 것이.”
 
넥슨 창업주 김정주 NXC 대표로부터 9억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진경준 검사장에 대한 첫 재판이 오는 16일 열린다.
 
검찰에 따르면 진 검사장은 2005년 6월 김 대표로부터 받은 넥슨 주식 1만주를 팔아 마련한 자금으로 주식을 거래해 126억원의 차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진 검사장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수사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134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도 있다.
 
진 검사장의 뇌물수수 혐의는 재판 과정을 통해 상세히 밝혀지겠지만 이번 사건은 현직 검사장으로는 처음으로 비리 연루로 열리는 재판이다. 비리 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검찰은 또 하나의 흑역사를 쓰게 될 것이다.
 
정의롭지 않은 진 검사장의 뇌물수수로 명예가 더럽혀진 검찰이 국민을 어떻게 행복하게 해줄지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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