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1:23 (목)
DJ와 지역주의 차별, 그리고 추미애 대표
상태바
DJ와 지역주의 차별, 그리고 추미애 대표
  • 윤관 기자
  • 승인 2016.08.30 1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역 차별은 언제 생명을 앗아갈지도 모르는 암세포와도 같다”

(시사캐스트, SISACAST= 윤관 기자)

1992년 대선은 부산 초원복집 사건이 결정타를 날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사건은 부산의 유력 기관장들이 모여 당시 민자당 김영삼 후보의 득표를 돕자고 논의한 것이 세상에 알려져 파문을 일으킨 것이다. 대선 직전에 발생한 이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은 관권선거의혹을 제기하며 김대중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결과는 김영삼 후보의 당선으로 끝났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그 당시를 회고하며 “부산의 한 횟집에서 일어난 사건이 지난번 대통령 선거에서 민자당에 엄청난 기여를 한 것을 보고 충격을 받은 사람은 나만이 아닐 것입니다. 현직 부산시장, 안기부 부산시 지부장, 부산시 경찰국장 등 현직 고급 공무원들이 가담하여 지방색을 조장하면서 부정선거를 감행한 이 사건이 터졌을 때 우리는 그때까지 유리하던 판세를 확실하게 굳혀 준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산 초원복집 사건은 영남권 표의 결집을 가져왔다. 영남권을 비롯한 보수 지지자들은 판세가 그 정도로 심각할 줄은 몰랐다는 위기감을 갖고 투표장으로 향해 김영삼 후보를 선택했다.

DJ는 이어 “한 나라의 지도자를 뽑는 선거가 지역 차별주의에 의해서 좌우되는 것을 보고 나는 암담한 느낌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중략)… 도대체 얼마나 더 기다려야 이 땅에서 그렇게 유치하고 그렇게 파렴치하고 범죄적인 지역 차별주의를 보지 않을 것인지, 도대체 언제쯤이나 정책의 우열이 선거의 승패를 가늠하는 세상이 될 것인지 암담한 마음뿐입니다”라고 한탄했다.

새누리당과 더 민주당의 대표가 바뀌었다. 새누리당은 호남 출신의 이정현 대표를, 더 민주당은 영남 출신의 추미애 대표를 선택했다. 양당의 지도부의 지역주의가 깨진 것은 파격적인 현상이다. 이제 두 대표는 더 나아가 망국적인 지역주의가 정치권에 더 이상 기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한 가지 염려스러운 점은 이정현 대표는 TK세력이 주축인 친박계의 지원으로, 추미애 대표는 PK세력이 주축인 친문계의 지원으로 당선된 것이다. TK와 PK의 새로운 지역주의 대결 구도가 재연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DJ는 “지역 차별은 언제 생명을 앗아갈지도 모르는 암세포와도 같다”고 일갈했다. 특히 DJ에 의해 정치에 입문했다는 추미애 신임 대표는 DJ의 유지를 잊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지역주의 해결 없이는 대한민국 정치발전은 요원하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