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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 청소년' 검정고시 안쳐도 초·중 졸업장 취득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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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 청소년' 검정고시 안쳐도 초·중 졸업장 취득가능
  • 이선진 기자
  • 승인 2016.08.29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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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서 교육과정 이수 시수의 80% 학력인증

(시사캐스트, SISACAST=이선진 기자)

앞으로 미취학 아동과 초·중학교를 다니다 학업을 중단한 학생이 학령기를 놓치는 등 학교로 돌아갈 수 없는 경우 검정고시를 치르지 않고도 초·중졸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의무교육단계(초·중학교)에서 가정불화, 가정형편, 성적부진 등의 이유로 학업을 중단한 학생이 국가나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이수해 시도 교육감이 정한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정부가 심의를 거쳐 초·중 졸업장을 발급해 사회진출에 필요한 디딤돌을 놓아주기로 한 것이다.

교육부는 29일 서울 광화문 서울정부청사에서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의무교육단계 미취학·학업중단학생 학습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초등학교에 입학하지 않거나 초·중학교를 다니다 학업을 중단한 학생은 매년 1만명(해외출국 제외)가량씩 늘고 있다. 특히 다문화·탈북학생들의 학업중단율은 2014년 기준으로 각각 1.0%, 2.2%로 전체 평균(0.8%)보다 높다. 지난해 다문화·탈북 학생 수는 각각 8만2536명, 2475명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미취학·학업중단 학생은 학교 복귀가 사실상 어려운 경우가 많은 데다 학교 밖에서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경로도 검정고시 등으로 제한돼 있어 시스템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번 방안에 따르면 시도 교육감은 학업중단 학생이 학교 밖에서 초·중졸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학력연계 학습지원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하거나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 대안교육시설, 직업훈련기관, 소년원 등 국가 또는 공공기관에서 운영 중인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정해야 한다. 학생이 별도의 비용을 부담하지 않도록 교과서, 수업료, 급식비 등도 지원해야 한다.

학교로 돌아갈 수 없는 학업중단 학생은 해당 기관에서 필수과목으로 국어, 사회(국사 또는 역사 포함)등을 일정 시수 이상 이수하고, 선택과목으로는 소질과 적성에 따라 자유롭게 원하는 과목을 이수하면 된다. 학교 밖 초·중졸 학력인정 기준 시수는 각각 4700시수·2690시수 내외로 정규 초·중학교 교육과정 이수 시수(초등학교 5892시수·중학교 3366시수)의 80% 수준이다.

예를 들어 중학교 2학년을 마치고 학업을 중단한 경우 중학교 2학년까지 이수한 1768 시수를 제외한 나머지 922 시수만 이수해 총 2690시수를 채우면 중학교 졸업장을 손에 넣을 수 있다. 그동안 중학교 2학년을 마치고 학업을 중단하면 2년간 이수한 것을 인정받을 수 없어 검정고시를 통해 중졸학력을 취득해야 했다.

정부는 다만 편법 학력취득을 막기 위해 이수 기간은 최소 2년6개월 이상으로 한 기관에서 전체 이수 시수의 50%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했다. 일정 기준을 충족한 학업중단 학생은 관할 시도교육청에 학력인정 신청을 접수하고, 학력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교육감 명의의 학력인증서를 발급받게 된다.

정부는 학업중단 학생에 예체능 활동, 직업훈련기관 과정 이수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해 학습 동기를 유발, 가능한 학교로 돌아가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미취학 3년차 학생에 대해 매년 학교·교육청에서 취학을 독촉하고, 4년차부터 교육청 의무교육 전담기구에서 직접 관리해 학업 복귀도 지원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내년 상반기부터 5개 안팎의 시·군·구에서 학업중단 학생에 대한 학습기회 확대 및 학력인증 시범 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학교 밖 학생, 다문화·탈북 학생 밀집 지역 등을 중심으로 시범 사업을 벌여 2018년부터 다른 지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의무교육 단계의 학생을 단 한 명도 놓치지 않는 것이 국가의 책무"라면서 "학업중단 학생들이 하루 한 시간이라도 원하는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학교에 돌아오게 하고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온전히 자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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