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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총장과 토포약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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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총장과 토포약발
  • 윤관 기자
  • 승인 2016.09.28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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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위해 밥 먹고 머리 감을 시간도 없는 대통령이 된다는 각오 필요”

(시사캐스트, SISACAST= 윤관 기자)

옛말에 ‘토포약발’이라는 말이 있다. 중국 주나라의 주공이 식사할 때나 목욕할 때 손님이 찾아오면 입에 있는 음식을 뱉고, 감고 있던 머리를 거머쥐고 나가 영접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말이다.

이는 정치 지도자는 국정을 살피다 보면 밥 먹고 머리 감을 시간도 없는 지위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고, 또는 인재를 잃을까 우려하는 급한 마음을 비유할 때 나오는 고사다.

정치권에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거취가 초미의 관심사다. 최근 반기문 총장은 여야 지도자들을 만나 내년 1월경 귀국을 시사했다. 반 총장의 대권 도전이 가시화되는 대목이다. 대선 주자 관련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는 반 총장은 천지개벽이 되지 않는 한, 대권 도전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하지만 반 총장은 국내외 안팎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영국 <이코노미스트> 지는 반 총장에 대해 "실패한 총장이자 역대 최악의 총장 중 한 명"이라고 혹평한 바 있다.
 
이어 “반 총장은 행정 능력이나 통치 능력 모두에서 실패한 총장으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말을 잘 못하고, 의전에만 집착하고, 현안에 대한 빠른 대처 능력이나 업무 깊이도 부족하고, 가장 활기 없는, 최악의 총장 중 한 명”이라고 힐난했다.

여권 잠룡들도 반 총장의 능력에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최근 모병제 이슈로 대선 의제 선점에 나선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지난 21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지난 10년간 대한민국은 밑바닥부터 많은 변화가 있었다”면서 “(반 총장이) 우리 국민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관심과 고민이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 걱정 된다”고 지적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반 총장이 본인의 구상이 있다면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기문 총장은 우리나라가 배출한 최초의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자랑스러운 인물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지난 10년 간 뚜렷한 업적을 보여주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반 총장이 대권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내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국민을 위해 밥 먹고 머리 감을 시간도 없는 대통령이 된다는 각오가 없이 그 지위만 노린다면 유엔 사무총장의 명예도 신기루처럼 사라질 것이다. 과연 반 총장이 토포약발의 리더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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