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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자와 유기치의 탈아론과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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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자와 유기치의 탈아론과 대한민국
  • 윤관 기자
  • 승인 2016.10.02 2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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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년 전의 치욕을 다시 맛보고 싶단 말인가?”

(시사캐스트, SISACAST= 윤관 기자)

일본 개화기의 거두인 후쿠자와 유기치는 1885년 ‘탈아론’(脫亞論)을 발표했다.
 
“우리 일본 국토가 아시아의 동쪽에 있기는 하지만, 국민정신은 이리 고루한 아시아적 정신을 벗어나 서양 문명과 가까워졌다. 중국과 조선이 일본처럼 개혁을 실시하지 않으면 몇 년 지나지 않아 멸망하고 말 것이다. 또한 그 국토는 선진국들이 서로 나누어 가질 것이 분명하다. 우리 는 주변 아시아 국가를 개화함으로써 아시아 공동 번영의 날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아시아의 대열에서 벗어나 서양의 문명국가들과 발걸음을 함께 해야 한다. 중국과 조선이 이웃 나라라고 해서 특별 대우해선 안 되며 서양인들이 그들을 대하는 방식으로 대해야만 한다.”
 
일본은 ‘탈아론’을 바탕으로 국력 강화에 힘써 서서히 서양과 맺은 불평등 조약을 수정하면서 평등 관계를 만들어갔다. 후쿠자와 유기치의 예언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조선은 근대화의 큰 조류의 흐름을 깨닫지 못하고 위정척사와 개화파, 온건 개화파와 급진 개화파의 정쟁에만 몰두했다. 그 결과 조선은 탈아론이 발표된 지 25년 만에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했고, 35년간 식민 통치를 통해 수백만명이 희생되는 치욕을 당했다.
 
일본은 탈아론을 바탕으로 제국주의의 길을 걸어 한국을 비롯한 주변 아시아 국가들을 침략해 많은 이들에게 고통을 안겨줬다. 하지만 우리는 후쿠자와 유기치가 예언한 중국과 조선의 운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일본처럼 근대화에 적극 나섰다면 식민지로 전락하진 않았을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역사의 교훈이다. 그러나 역사의 가르침을 성찰하지 않는다면 불행한 역사의 반복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북한의 핵 위협과 중국의 팽창주의는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고, 일본 우익은 제국주의 망령을 고수하며 과거사 왜곡에 매진하고 있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경기침체의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는데도 현대차 노조는 전면파업중이고, 공공노조도 파업을 했다.
 
우리 정치권은 19세기말 조상들의 어리석음을 답습하고 있는 듯하다. 내우외환에 빠져있는데도 여당은 국감을 거부하고 있고, 야당 국회의장은 정쟁의 중심에 서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시대는 변화를 요구하는데, 변화를 거부하는 국가의 운명은 언제나 비참했다. 106년 전의 치욕을 다시 맛보고 싶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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