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19:51 (수)
[의원회관25時] 영감 불출마! 나는 어디로… “잠이 안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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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회관25時] 영감 불출마! 나는 어디로… “잠이 안와요”
  • 황선달 자유기고가
  • 승인 2008.02.28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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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둔 여의도 보좌관은 ‘갈등중’

“어렵게 들어온 여의도 놓칠수 없다” 말 갈아타기 행보속
“이참에 공천 받자” 지역구 출마 저울질 보좌관들 수두룩
인맥없는 보좌관 “불안해 못살겠다” 떠날 준비하는 사람도

17대 국회의원의 임기가 오는 5월29일로 종료됨에 따라 18대 국회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의원회관 내에 팽배해 지고 있다.
 
의원들은 재선 등의 광영을 입어 국회로의 재 입성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근심과 기대감, 보좌진들은 모시는 의원의 당락에 따라 자신들의 거취가 어찌될까에 대한 근심과 기대감이 높아져 가고 있다.

이들 중 더욱 근심에 쌓여 있는 보좌진들은 의원이 이미 정계은퇴 선언을 했거나,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의 불출마를 선언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경우 확실하게 18대에서는 자리가 보장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들은 이번 총선에서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한 걱정 속에 자리이동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실의 일부 보좌진들 중 이미 상당수는 이번 총선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예비후보캠프에 합류해 선거 준비를 하고 있으며, 예비후보들로부터 이미 보좌진 임용에 대한 내락을 받아놓은 상태인 이들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한마디로 발이 넓지 못한 보좌진들은 받아주는 곳이 마땅치 않아 자칫 어렵게 입성한 국회생활을 이대로 끝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회 생활에 대한 회의와 고용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참에 국회를 떠나 자신들만의 삶을 살아보고자 하는 보좌진들도 꽤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 3선 의원을 지낸 모 의원실의 보좌진 중 한 사람인 K비서는 의원이 갑작스레 정계은퇴 선언과 함께 18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자 당황해 하면서 자신의 앞길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했다고 한다.

이 비서는 일단 자신의 본가가 있는 일산 쪽에 출마를 준비 중인 이명박 당선인의 측근 캠프로 자리를 옮길 구상을 하고 여기저기 줄을 대고 있다고 한다.
 
반면 의원의 불출마와 함께 운이 따르는 보좌진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나라당 모 의원이 이번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수석으로 발탁되자 일부 보좌진들도 함께 청와대 입성 가능성이 제기되자 반기고 있는 것. 모양새는 불출마가 되었지만 실상은 출마 이상의 자리로 영전하는 의원을 따라 함께 영전하게 되는 것이다.

고령의 비례대표 의원의 경우는 보좌진들을 더욱 당황하게 만들고 있다고 한다. 비례대표는 한번 밖에 할 수 없기 때문에 의원을 계속 모시기 위해서는 의원이 지역구 출마를 해야 하는데, 고령인 탓에 공천 받기가 쉽지도 않고, 본인 스스로도 출마에 대한 의지가 약한 의원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보좌진들은 철저한 준비를 통해 말 갈아타기에 주력해야 한다. 지역구 의원실의 보좌진들의 경우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이번 18대 국회의원 선거의 특징 중 하나는 보좌진들의 대거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6대와 17대에서도 한 두명은 출마를 했지만 이번 18대 총선 만큼 대거 출마하는 경우는 없었다.

또한 각 당의 사무처 당직자들 또한 대표성을 띄고 지역구와 비례대표로 나설 움직임까지 일고 있어 이번 18대 총선은 정치 신인뿐만 아니라 보좌진들의 대거 등장으로 흥미로운 선거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보좌진들과 사무처 당직자들의 경우 공천심사 과정에서 역대 성적을 보면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해 대부분 공천 자체가 힘들었다는 점을 되새겨 본다면 이번 공천심사에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는 일이다.

보좌진들의 출마 사례 중 대표적인 케이스는 남경필 의원의 보좌관을 역임했던 경윤호씨다. 경기도 공보관을 거쳐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 활동하다 일산 쪽에 출마한다. 그리고 이방호 의원의 보좌관인 남궁형씨. 이 사람은 지난 5.31 지방선거 때도 출마 했다가 고배를 마신 후 다시 도전하는 케이스다.

원희룡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던 안영배씨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손학규 캠프에 합류했다가 이번에 통합민주당의 타이틀로 금천구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 밖에 김용갑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따라 김용갑 의원의 보좌관이 직접 출마를 노리고 있으며, 정병국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김범진 서울시 정무국장도 충주에서 첫 배지에 도전장을 냈다. 김범진 보좌관의 경우 하급 비서부터 출발해 서울시 정무국장에까지 오른 인물로 수완이 탁월하다는 평이다.

한나라당을 포함해 각 당의 사무처 당직자들도 이번 선거에서는 사무처 당직자 몫으로 최소한 1석 이상의 공천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비례대표에서도 같은 요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의 경우 기수별로 사무처 서열이 정해지는 것과, 후배가 선배를 앞설 수 없다는 관행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는 남준우 당무조정국장이 비례후보로 추천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제 선거까지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두 달 후면 18대 국회의 4년을 이끌 선량들이 결정되는 것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는 어느 정당을 막론하고 40% 수준의 물갈이가 예상되고 있다고 한다. 결국 그 만큼의 숫자만큼 보좌진들의 교체 및 이동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의원과 궁합이 진짜 잘 맞지 않는 보좌진들은 이번 선거를 기회로 주군을 바꾸려고 할 것이며, 일부는 그만둘 것이다.

그나마 인수위에서 명함이라도 내밀었던 보좌진들의 경우는 혹시나 하는 낙하산 자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마저도 녹록치 않는 인수위 파견 보좌진들은 어느 줄을 잡아야 할지를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한다.

이맘때 쯤 되면 어느 보좌관이건 비서관이건 휴대폰에 같이 일하자는 제의가 한 두건씩을 들어오게 된다고 한다. 선거준비를 도와달라는 제안이다.

이런 전화를 받는 보좌진들은 그나마 행복하다고 할까. 이런 전화 자체를 받지 못하는 보좌진들은 그만큼 활동 폭이 좁았거나, 이제는 보좌진 생활의 끝물에 왔다는 자괴감에 빠질 것이다. 보좌진들의 몸값이 양극화 되고 있는 것이다. 과연 누가 높은 가격에 영입이 될 지, 또한 누가 값어치 없이 방출될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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