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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자산, 따져보면 마이너스 수익률…국민연금도 몸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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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자산, 따져보면 마이너스 수익률…국민연금도 몸사리기
  • 김보민 기자
  • 승인 2017.02.24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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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김보민 기자)

노후 대비용 연금자산 규모가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다.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노후 준비용 연금자산이 급증한 것이다.  하지만 연금자산의 대부분이 원금 보장형 상품으로 집중되면서 연금 수익률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해 오히려 원금을 갉아먹는 상황이 됐다.  국민연금 또한 최근 지나치게 보수적인 운용으로 투자 수익률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민연금 누적 적립금은 555조원, 퇴직연금은 147조원, 개인연금은 307조원으로 3대 연금자산이 총 1,009조원으로 집계됐다. 

또 23일 국민연금 산하 대체투자 위원회에서 국민연금은 인수금융차환(연기금, 은행, 보험사 등 금융사와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자금을 유치해 기업 M&A 과정에서 필요한 돈을 빌려주는 것) 투자를 부결 시켰다.  국민연금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체투자를 하지 않아 기금 운용 수익률을 떨어뜨리고 있다.

국내 노후 대비 연금체계는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으로 구성된다.  연금자산 규모는 최근 4년 새 50% 늘었다.  그러나 연금자산이 예금이나 채권 등 안전자산에 치중돼 수익률이 1%대에 불과하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할 때 마이너스 운용이 된다는 의미다.

선진국들의 연금자산은 확정기어(DC:퇴직금 지급을 위한 재원을 외부 금융기관에서 적립하고 적립된 운용 성과에 따라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이 변동되는 제도)형으로 주식이나 주식혼합형 펀드 등에 장기 분산 투자되고 있다.  손실의 위험도 있지만 리스크를 극복하면 수익도 그만큼 따르게 된다. 

지난해 국내 연금자산 전체 적립금 1,009조원 가운데 71%인 718조원은 예금, 채권 등 안전자산에 투자됐다.  이에 국민연금의 수익률은 1.6%에 불과하고 퇴직연금 수익률은 1.7%로 떨어졌다.  운용사에 제공하는 운용보수 0.5%를 제외하면 수익률은 정기예금 1.75% 보다 못하다. 

미국의 경우, 연금상품 TDF(타깃데이트펀드)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TDF는 투자자가 은퇴 시점은 설정하면 연령대에 맞춰 자동으로 주식과 채권 비중을 조정해 주는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다.  젊을 때는 주식에 비중이 높다가 나이가 들수록 안전한 채권으로 투자 비중을 늘려 운용하는 방식이다. 

반면 국내 연금자산은 지나치게 원리금 보장 비중이 높다.  2015년부터 기준금리가 하락해 수익률이 마이너스나 마찬가지로 됐다. 

한편 국민연금은 보안전문회사 ADT캡스 리파이낸싱(인수금융차환) 투자건을 부결 시켰다.  2014년 ADT캡스를 인수한 사모펀드 칼라일은 1,500억 원이었던 후순위 대출(추가로 대출을 더 끌어오는 것)을 4,800억 원으로 증액했다.  지난해 칼라일은 ADT 매각에 실패하자 대출 규모를 늘려 일부 투자회수에 나섰다.  국민연금은 이 중 2,000억 원을 책임지기로 했다. 

후순위대출 만기는 3년이고 금리는 연 7.24%로 높았다.  ADT캡스의 기업가치는 약 2조 5,000억 원이고 전체 대출 규모는 후순위대출을 더하면 1조 7,800억 원으로 늘어난다. 

기업가치가 3년 안에 30% 하락하면 후순위대출자는 원금 손실이 나지만 ADT캡스의 경우, 기업가치 하락 가능성이 적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은 인수금융차환을 거부해 7.24%에 달하는 수익률을 포기했다. 

국민연금은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대체투자를 포기하고 있어 기금운용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대체투자를 꺼리다보니 운용사나 증권사들도 대체투자를 국민연금에게 권유하지 않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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