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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니얼 연봉협상 자본논리 접근… 불신의 벽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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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니얼 연봉협상 자본논리 접근… 불신의 벽 높아진다
  • 최진철 기자
  • 승인 2008.03.04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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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 연봉선수 무려 80%넘게 삭감등 ‘찬바람’
작년 활약한 정성훈은 45% 올라 위화감 조성
가입금 납부도 2-5회 분할로 결정… 논란일듯

현대에서 주인이 바뀐 신생야구단 센테니얼이 연봉협상에서도 철저한 자본 논리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센테니얼은 27일 올시즌 종료후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3루수 정성훈과 지난해 2억2000만원에서 1억원(45.5%)이 인상된 3억2000만원에 연봉 계약을 마쳤다. 정성훈은 지난 시즌 타율 2할9푼에 122안타, 16홈런의 수준급 성적을 기록한 바 있다. 따라서 인상 요인은 충분하다.
 
그러나 고액 연봉 선수들의 경우 삭감폭이 무려 60~80%에 이를 정도의 대규모 삭감 한파속에서 나홀로 이례적인 상승인데다 그 폭도 예상보다 크다. 이는 결국 예비 FA 프리미엄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센테니얼측 역시 이에 대해 부정하고 있지 않다. 센테니얼 이장석 대표는 “정성훈의 예에서 보듯 모든 선수의 연봉이 깎이는 것은 아니다. 노장 선수들의 연봉 대폭 삭감은 그만큼의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서다”라고 밝혔고, 박노준 단장 역시 “올려줄 선수는 올려준다. 그리고 정성훈처럼 올시즌 FA가 끝나고 다른 팀으로 충분히 이적 가능한 선수들은 이에 대한 고려를 해야 한다”며 이 점을 확실히 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승8패로 에이스 역할을 한 김수경에게는 무려 1억2000만원이 삭감된 2억8000만원을 제시, 비슷한 조건의 정성훈과 뚜렷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김수경은 지난해 FA를 선언했지만 현대 팀 사정상 2007시즌에 10승 이상을 기록하는 옵션을 채울 경우 올시즌을 포함해 2년동안 FA 대우를 해준다는 ‘1+2’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에 센테니얼측은 인수가 아닌 창단이라 현대 시절 맺었던 FA 계약이나 옵션 등 모든 조항을 인정할 수 없으며, 새롭게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밝혀 김수경은 FA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유권해석에 따르면 김수경 역시 예비 FA에 해당된다. KBO의 한 관계자는 “FA 조항을 선수들에게 불리하지 않게 해석해야 한다. 따라서 김수경은 올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재취득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센테니얼측이 김수경의 예비 FA 자격 취득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나온다. 김수경 역시 이에 대해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어쨌든 센테니얼은 ‘네이밍 마케팅’ 등 메인 스폰서를 영입하고, 야구단을 단순 홍보 수단이 아닌 이익을 낼 수 있는 하나의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나서면서 연봉 협상 역시 철저한 자본 논리로 접근하고 있다. 프로야구의 재정적 구조개선이 필요하다는 것도 모두가 공감하는 사실이다.

하지만 너무나 급격하면서도 형평에 어긋나는 조치로 선수들간에 위화감과 괴리감을 조성했다는 시선은 당분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 가입금 분납 할부 특혜 시비 일어

한편 센테니얼의 가입금 납부 계획이 2∼5회 분할 납부로 최종 결정됨에 따라 논란이 예상된다. 당초 1년 내 2회 분할납부로 논의됐던 센테니얼의 가입금은 19일 이사회에서 무려 2년에 걸쳐 납부하는 수순으로 결정됐다.

하일성 KBO 사무총장의 말에 따르면 “처음에는 좀 더 장기간(2년 이상)이었으나 전화 통화를 통해 이사회에서 조정(2년 이하)됐다”고 밝혔다. “가입금에 대해서는 향후 공증 절차 등을 통해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미납시에 대해, 즉 애초 약속과 달리 센테니얼이 운영난으로 또 다시 매각 위기에 빠져 지급 계획이 무기한 연장될 경우에 대해선 별도의 페널티가 논의되지 않았다고 한다.

하 총장은 “서로 믿고, 신뢰하는 수순에서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는 말을 반복했고, “추후 협상 과정에서 이에 대해 논의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2년 걸친 가입금 납부는 센테니얼에 대한 특혜가 아닌가 하는 질문에 대해선 “어쨌든 창단 작업에 들어가서 실질적으로 초창기에 들어가는 돈이 무척 많다. 선수 66명을 전원 고용승계한 것과 예상 외로 많은 자금투입이 있었고, 신생팀에 대한 배려로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1년간 구단 새주인을 찾지 못해 힘들었던 KBO의 고충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혹과 논의가 끊이지 않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프로야구를 운영하는 여타 대기업과 달리 센테니얼은 모두에게 생소하다.
 
센테니얼은 현대 선수단에게 메인스폰서 비용으로 이미 수십억 원의 약속금을 받아놓았다는 말을 꺼낸 바 있고, 가입금도 1차분 20억 원을 공언했다가 이후 다른 설명 없이 10% 수준인 12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KBO와 센테니얼이 향후 5년간 구단 매각을 금지한다는 약속과 달리 스스로 운영난에 빠져 매각된 구단의 절차를 밟지 않을까 우려되는 부분이다.

하 총장으로 대변되는 KBO는 그간 일관되게 ‘믿을 수 있는 구단이고 신뢰를 통해 승인을 결정했다”고 했으나 현대 인수 천명후 갈짓자 행보를 보이고 있는 센테니얼의 불투명한 실체를 보면 쉽게 수긍할 수 없는 대목이다.
 
‘신뢰와 믿음’을 강조했으나 어떤 서류와 어떤 절차를 통해 센테니얼이 ‘메인스폰서 없이도 충분히 팀을 꾸릴 수 있는 자금력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했다. 이것이 투명하게 밝혀졌으면 이사회가 5시간을 넘을 이유도 없었다.

# 센테니얼 새이름, ‘우리 히어로즈’

어쨌거나 프로야구 제8구단이 창단식만 남겨뒀을 뿐 공식적으로 출범했다.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8일 우리담배(주)와 메인스폰서 조인식을 갖고 구단명칭과 유니폼을 발표 및 공개하며 ‘우리 히어로즈’ 출범을 선언했다. 우리의 실세는 창단을 이끈 이장석 센테니얼 대표이사와 박노준 단장이다.
 
이장석 대표이사는 “우리나라 프로야구 산업을 위해서라도 성공하겠다는 생각뿐이다. 우리 히어로즈가 한국 프로야구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노준 단장 역시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야구단을 만들고 싶다”며 메이저리그식 구단 운영을 선언했다.

계약조건은 3년간 300억 원으로 센테니얼은 매년간 100억원의 구단 운영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우리담배는 구단명과 유니폼(상의 앞면 등), 모자와 헬멧에 대한 광고권을 가지게 된다.

센테니얼은 이달 초 양해각서(MOU)까지 교환한 상태에서 홍콩계 기업과의 메인스폰서 계약이 불발된 뒤 국내기업으로 눈을 돌려 계약을 추진했고, 결국 우리담배를 파트너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센테니얼 관계자는 “최종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고 밝혔다. 센테니얼은 “후원금 입금 방식은 매월 선수단 및 프런트 급여일 이전에 이뤄져 투명한 구단 웅영자금 확보를 통한 안정적인 구단 운영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센테니얼은 이어 “그간 백여개 기업과 메인스폰서에 대한 논의를 진행 했으나 우리담배 측의 국가 스포츠 인프라인 프로스포츠 유지 및 발전을 위한 애정과 스폰서십 참여를 위한 진실된 의지표명에 힘입어 우리담배와 함께 하기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우리담배는 2006년 7월 국내 최초의 순수민간자본으로 회사를 설립해 담배사업에 뛰어든 지난해 12월 재정경제부의 허가를 받았다. 센테니얼이 메인스폰서를 구함에 따라 유니폼 및 팀 로고 제작 등 창단 작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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