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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요마 연주 바흐 무반주 첼로조곡에 “빠져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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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요마 연주 바흐 무반주 첼로조곡에 “빠져볼까”
  • 이민정 기자
  • 승인 2008.03.05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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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함속 젊음-경륜 조화이뤄 독특한 매력 발산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BVW1007~1012)은 첼로 음악의 구약성경이라 불린다. 베토벤의 작품69 첼로 연주를 첼로 음악의 신약성경이라 부르는 이들도 있지만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에 비하면 무게감이 많이 떨어진다.

무반주 첼로 조곡은 19세기 이후 바흐의 감춰졌던 작품들이 빛을 보게 된 이후에도 오랫동안 평가를 받지 못했던 불운의 작품이기도 하다. 연주하기에 너무 어렵고 음악성이 제대로 연구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무반주 첼로 조곡이 첼로 음악의 최고 명곡으로 인정받게 된 것은 20세기 첼로의 거장이며 지휘자이기도 한 파블로 카잘스의 절대적인 공이 있었다. 아직까지도 카잘스가 연주한 무반주 첼로 조곡 이상의 연주는 찾아보기 힘든 게 사실이다.

카잘스는 13살 무렵 바로셀로나의 한 고악보 가게에서 이 곡의 악보를 발견하고 12년 간 홀로 연구한 끝에 공개적으로 연주함으로써 세상에 무반주 첼로 조곡의 진가를 알렸다.

카잘스는 무반주 첼로 조곡 악보의 발견을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발견이라고 말한 바 있다. 카잘스의 연주와 음반이 세상에 알려진 후 오늘날에는 모든 첼리스트들이 한 번은 꼭 정복하고 싶어 하는 필수 레퍼토리가 됐다.

소니BMG에서 새로이 출시된 요요마의 무반주 첼로 조곡 음반은 기존의 연주와는 분명 차별화된 소리를 들려준다. 이것은 요요 마 자신의 연주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요요 마는 4살 때부터 첼로를 시작한 타이완 계 프랑스 태생의 연주자다. 현역으로 활동 중인 첼리스트로는 최고의 명성을 누리고 있다. 그는 자신의 이름으로 50장이 넘는 음반을 발표했으며 그래미상을 13회나 수상했다.

요요 마의 첼로는 하이든의 곡을 연주할 때 가장 돋보인다는 평을 받곤 한다. 그러나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을 연주하는 그의 첼로는 새로운 경지를 보여주고 있다. 무반주 첼로 조곡의 서곡을 들어 보면 강하고 거친 듯한 그러면서도 중후한 요요 마만의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요요 마의 연주를 듣고 있으면 무반주 첼로 조곡이 어렵기만 한 작품은 아니라는 편안한 인상을 받는다. 그의 연주와 음색이 젊음과 기쁨에 넘쳐 젊은 애호가들에게 맞춰진 것 같다는 비판도 가해지지만 요요 마의 나이(54)를 감안하면 젊음과 경륜이 조화를 이룬다고 여겨진다.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을 주의 깊게 듣고자 하는 애호가라면 요요 마의 음반을 필히 소장해야 할 듯하다.

소니B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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