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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신간] 갓 구운 빵, 한국적 시각에서 바라본 교양인을 위한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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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신간] 갓 구운 빵, 한국적 시각에서 바라본 교양인을 위한 세계사
  • 이민정 기자
  • 승인 2008.03.05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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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구운 빵’

조이스 럽 지음, 유명주 옮김

‘갓 구운 빵’의 저자 조이스 럽(Joyce Rupp)은 ‘마리아의 종 수녀회(OSM)’ 수녀이자 시인이다. 그녀는 북미,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호주와 쥬질랜드 등지에서 각종 피정과 수련회를 지도하는 영적 산파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깊은 내면세계를 돌아보며 관상하도록 초대하는 감성적 필체로 30여 권의 책을 써 문필가로도 유명하다.

이번에 ‘바오로 딸’에서 국내에 번역 소개한 ‘갓 구운 빵’은 1985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됐으며 2006년 20주년 기념판이 나온 장기 스테디 셀러다.

조이스 럽은 20주년 기념 출판 머리말에서 “지난 20년 동안 일어난 많은 변화 가운데 하나는 내면을 돌보라는 깨달음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가운데도 하느님을 향한 갈망은 절대적이다. 때로는 하느님을 잊고 사는 것 같아도 그 영적 갈망은 마음 속 깊이 자리 잡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이스 럽은 매순간 우리를 찾아오는 선하신 하느님의 사랑에 초점을 맞춘다. 날이 갈수록 빠른 속도로 변해 가는 세상 한복판에서 자신을 훈련해 고요와 침묵 속에 주님과 함께 걸어가는 삶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지 일깨운다.

‘갓 구운 빵’은 1년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하느님 말씀을 깊이 묵상하도록 초대한다. 매일 묵상 시간을 정해서 1월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지만 반드시 1월이 아니어도 좋다. 이 책을 손에 든 순간부터 시작해도 된다. 묵상은 월 단위로 반복된다.

매월 첫 날에는 그 달 주제를 소개하는 짧은 묵상시와 에세이를 읽고 맛들이면 다음날부터 책에 소개된 성경 말씀을 하루에 하나씩 읽고 묵상한다. 그 날 성경 말씀을 묵상하기 전 월별 주제를 음미하고 시작하면 성경의 의미가 더욱 깊어질 것이다.

‘갓 구운 빵’의 궁극적 목표는 삶이 기도이고 기도가 삶이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날 묵상과 함께 일기를 쓰는 것도 도움이 될 듯하다.

바오로 딸, 218쪽, 11,000원

한국적 시각에서 바라본 ‘교양인을 위한 세계사’

김윤태 지음

‘세계사’라는 말을 들었을 때, 한국인들은 흔히 유럽과 미국의 역사를 먼저 떠올린다. 그리고 아시아권에서는 중국과 일본이 거의 전부를 차지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만큼 세계사의 무대가 지역적으로 한정돼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문제점은 세계사를 해석하는 시각이 서구 중심이라는 점이다. 한국인으로서 세계사를 접한다면 한국적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이 당연한데도 우리는 세계사의 변방으로 물러나 있기를 자처하고 있었다. 바꿔 말하면 힘을 갖고 있는 권력자나 패권국가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나열해 편협한 시각에 빠져 있었다는 것이다. 

‘교양인을 위한 세계사’는 이런 문제점을 보완했다. 현대 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사건과 핵심 인물을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눈으로 본다. 예를 들어 서양의 정치혁명과 산업혁명이 일어나게 된 계기가 무엇이고 그런 것들이 동양에는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또 현재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오는가에 대해, 서양에 의해 규정된 방식이 아닌 우리가 처해있는 상황에서 분석한다.

또한 이 책은 남성 중심적, 보수적 시각에서 탈피해 여성, 진보주의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관용적 태도를 기르고 사고의 획일화를 경계하는 데 도움이 될 듯싶다.

패션 혁명을 통해서 우리는 어떻게 달라졌고 페미니즘은 여성의 의식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라는 주제는 기존 역사서에서는 전혀 다루지 않았던 부분들이다. ‘교양인을 위한 세계사’는 패션과 페미니즘 같이 현대인의 실제 생활에 살아 숨쉬는 주제들을 세계사에 편입시키는 사고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 책은 역사 학도나 전문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제목처럼 ‘교양인’을 위해 쓰여진 작품이다. 전개 방식도 시대 순으로 사건을 나열하지 않고 산업혁명부터 최근의 9.11테러 이후 이라크 전쟁에 이르기까지 현대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사건과 인물을 테마별로 엮었다. 독자들은 지루하지 않게 세계사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교양인을 위한 세계사’는 독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살아있는 ‘현대’를 구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책과함께, 452쪽, 1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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