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14 19:10 (금)
“인수위에 우리 사람 심어라”… 경쟁 치열
상태바
“인수위에 우리 사람 심어라”… 경쟁 치열
  • 황선달 자유기고가
  • 승인 2008.01.09 21: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권 인수위 윤곽 보좌관 희비 교차

임명땐 권력의 핵심 부상 ‘입지’ 단숨에 업그레이드
“어떻게든 줄대보자” 같은 식구끼리도 양보없는 승부

이명박 당선자의 정권인수위 구성이 큰 틀에서 윤곽을 드러내자 의원회관은 기대와 실망감으로 그 희비가 엇갈리는 풍경이다.

특히 보좌진들의 희비교차는 의원들의 그것과는 별개로 체감할 수 있는 온도차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크다는 주장이다. 인수위 부위원장에 임명된 김형오의원실의 경우, 예상 밖의 부위원장 임명에 내심 반기는 분위기에 표정관리를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당초 김형오의원의 경우, 비정치인이 위원장이 될 경우 4선의 중진으로서 위원장 밑에 갈 수 있겠나 하는 우려가 팽배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부위원장에 임명되자 비정치인 위원장을 모시는 4선 의원의 중량감 운운하는 이야기는 쏙 들어가고 정권 실세로서의 입지를 재확인 했다는 평을 하고 있는 듯 하다.

이 밖에 맹형규의원이나 박진의원, 진수희의원 등 이번 정권인수위의 표면으로 등장하고 있는 의원실의 경우 각 부처 공무원 및 지인들의 발걸음으로 의원실 문턱이 닳을 정도라고 한다.
 
특히 이명박 당선자의 최측근 중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나 정두언 의원실의 경우는 그 도를 넘어 수 없이 걸려오는 안부전화 및 문안 방문 등으로 업무를 제대로 보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이런 점만 봐도 권력의 달콤한 맛이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 같은 권력의 핵심으로 서서히 스며들기 시작하는 의원실과는 반대로 인수위에서 배제된 의원실의 경우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내심 낙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한다.

특히 이명박 캠프에서 몸을 아끼지 않고 뛰었음에도 누구는 들어가고 누구는 빠졌다는 식의 불만을 품고 있는 의원 및 당직자들은 “저 사람이 자격이나 되는 사람이냐” 또는 “인수위 구성부터 배제론이 부각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도 하며, 특히 특정 의원을 겨냥한 비난도 당 내에서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정의원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좌고우면을 했던 초선 의원이라고 한다.

이와 함께 경선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표 쪽에 몸을 담았던 의원들은 여전히 음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인수위 명단에 한 사람도 포함되지 않은 사실을 두고도 알 수 있듯이 이제부터 본격적인 친 박진영의 수난이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특히 영남권에 지역구를 둔 L모 의원의 경우 자신의 경쟁자이자 전직 의원인 P 전 의원이 이명박 당선자의 측근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L의원실의 보좌관은 “여차하면 뛰쳐나가 무소속도 검토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경선 패배 이후의 시베리아와 같은 냉대에 대해 낙담하는 분위기다.

인수위가 본격적으로 가동됨에 따라 인수위원에 임명된 의원실 보좌진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뛰고 있는 실정이다. 인수위원을 직접 접촉하기 힘든 상황에서 보좌진들에 대한 로비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인수위 명단이 발표된 직후인 지난 26일 밤 인수위원에 포함된 한 의원실의 보좌관은 이메일을 열어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한다. 평소에 연락도 없었던 사람들이 자기 자신이나 알고 있는 지인들을 추천하기 위한 이메일을 보내왔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부처에서도 학연이나 지연 등을 통해 수시로 보좌관이나 비서관에게 연락을 하며 인수위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부탁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인수위원의 한 보좌관은 “어느 때보다 막강한 권력을 가진 것처럼 착각이 들 정도로 사람들이 굽실대며 부탁하는 것을 보면 세상사 세옹지마라는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하는 사람들이 의원에게 전달을 했느냐며 확인까지 하고 있어 보통 피곤한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이런 저런 경로를 통해 인사청탁을 받는 보좌진이 있는가 하면, 본인이 직접 나서서 인선작업을 벌이는 보좌진들도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는 지인들을 동원해 인수위 실무진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을 천거 받아 거른 다음 의원에게 추천하는 방식이다.

인수위는 임시직이지만 그 자리가 갖는 상징성은 어느 고위직보다도 크기 때문에 미래를 염두에 둔 사람들은 허드렛일이라도 인수위에서 하는 일이라면 하고 싶어 안달이 났을 정도라고 한다.

보좌진들의 인수위 진입도 이뤄지고 있다. 현역의원으로 인수위에 들어간 의원 보좌진들 중 일부는 인수위사무실로 파견 나와 의원을 보좌하거나 인수위 실무진들과 호흡을 맞춰 일을 할 것으로 보이고 있다.

보좌진들 중 정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인수위만큼 경력을 세탁할 수 있는 기회도 없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모시는 의원이 인수위에 못 들어갔다 해도 이미 인수위에 들어간 의원실이나 외부의 영향력 있는 지은들을 동원해 자신의 인수위 입성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수위원으로 임명된 의원실의 경우 몇몇 의원실에서는 내부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통상 인수위에 파견 나가는 인원은 의원실 당 1명 수준이기 때문에 이 자리를 놓고 같은 의원실 식구들끼리 경쟁을 한다는 것이다.

실예로 중진급 인수위원인 K의원의 경우 보좌관 두 명이 경쟁을 하다가 밀려난 보좌관이 억울함을 친하게 지내는 비서관에게 토로를 했다고도 한다. 그리고 “그래, 거기 들어가 봤자 고생만 할 건데 잘됐지”라며 스스로 위안을 했다고 한다.

정권교체에 성공한 한나라당, 그러나 인수위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에서 보듯이 여느 정권과 다를 바 없는 줄대기로 시작하는 모습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이런 경쟁 속에서도 살아남고, 또 살아남기 위한 보좌진들을 보면 측은함이 안타까움보다 진하게 느껴진다.

인수위에 들어간 인사들치고 잘 풀리지 않은 인사가 없기 때문에 과연 누가 인수위에 들어가 영광의 길을 걷게 될지 두고 볼 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