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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권력기업...공연사업의 수직계열화, 불공정 행태 도마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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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권력기업...공연사업의 수직계열화, 불공정 행태 도마위로...
  • 정민호 기자
  • 승인 2012.01.1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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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공연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기업인 인터파크INT(이하 인터파크)는 단순히 공연예매 사이트가 아니다.  2010년을 기준으로 인터파크는 전체 공연예매시장에서 70%의 점유율과  공연티켓 판매총액은 2155억원에 이르렀다. 2011년에는 8445개 공연을 판매해 약 3000억원의 판매총액을 기록했다. 인터파크에 공연이 등록돼 있는지 여부에 따라 흥행이 좌우될 정도다.

인터파크는 2002년 한일월드컵 티켓 독점판매를 기점으로 선예매 할인을 비롯해 공연 선급금 지급 등 차별화된 마케팅과 제작사와의 파트너십으로 급격히 성장,  압도적인 1위 업체가 됐다. 이 과정에서 공연 제작사에게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비판도 받았다. 지난해 3월까지 예매 취소 수수료를 제작사에 일체 돌려주지 않았던 것이 대표적인 예다.

사실상 독과점 지위에 오른 인터파크는 지난해 11월 서울 한남동에 뮤지컬 전용관 1700석, 콘서트홀 1400석에 이르는 국내 최대의 민간 공연장 블루스퀘어를 열며 공연산업의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공연장을 짓기에 앞서 각종 공연의 투자와 제작에 나섰으며 기자를 두고 공연계 뉴스까지 직접 전했다. 인터파크의 이러한 행보는 공연산업 전체 파이를 키움과 동시에 주먹구구식 공연제작 시스템을 선진국 형으로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받는다.

하지만 인터파크의 행보에 공연계 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칫 다양성이 생명인 문화산업의 근간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일례로 최근 한국영화의 부침을 투자와 배급 및 스크린까지 수직계열화 한 일부 대기업의 독과점에서 원인을 찾듯이 공연산업도 유사한 경로를 걸을 수 있다.

또한 공연의 이해당사자가 된 인터파크가 70%에 이르는 공연 예매사이트의 점유율을 무기로 자사에게 유리하도록 정보를 왜곡할 수도 있다. 지난해 봄 초유의 공연 리콜사태가 벌어졌던 뮤지컬 `미션`은 인터파크가 제작 및 투자에 관여한 작품이었다. 당시 인터파크는 `미션`에 대한 관객들의 불평이 쏟아지자 해당 게시판을 폐쇄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국내 대형 공연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시장지배사업자인 인터파크가 국내 공연산업 발전을 위해 기여한 부분이 큰 것은 사실이다”며 “그러나 자사에만 티켓 단독 판매를 강요하고 고객과 제작사 양쪽 모두에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는 등의 불공정한 행태를 개선하지 않으면 공연산업의 건강한 성장을 막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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