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김보민 기자)
삼성전자가 1993년부터 24년간 반도체 시장 1위를 지켜온 인텔을 제치고 올해 시장 점유율 1위로 등극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퀄컴과 손잡고 인텔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서버용 프로세서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을 확대하려는 삼성전자와 비통신용 반도체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려는 퀄컴과의 이해가 일치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통신용 반도체 D램과 낸드플래시, 인텔이 독점하고 있는 서버용 프로세서까지 생산해 삼성전자는 전 분야에서 반도체 점유율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24일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반도체 매출액은 656억 달러(약 72조원)로 인텔 610억 달러(약 67조원)를 밀어내고 1위에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시장 점유율(순수 파운드리 제외)에서도 15%로 인텔 13.9%보다 1.1%포인트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인텔보다 매출액이 127억 달러나 적은 2위였지만 올해 2분기부터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 증가로 가격이 급등하면서 인텔을 앞서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의 지난 3분기 D램 영업이익률은 무려 62%에 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인텔은 PC와 중대형 컴퓨터에서는 최고의 강지지만 스마트폰 시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삼성은 PC와 중대형 컴퓨터의 시장 공략을 위해 서버용 프로세서 생산에 나선 것이다. 통신용 반도체 1위에만 멈추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리고 삼성전자는 퀄컴과 세계 최초로 10나노 공정 기반의 서버용 프로세서인 ‘센트리크2400’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퀄컴이 설계한 서버용 프로세서 반도체를 삼성전자가 10나노 공정으로 위탁 생산하는 방식이다.
서버용 프로세서는 서버를 작동시키는 데 두뇌 역할을 하는 CPU(중앙처리장치)다. 삼성전자와 모바일 회사 퀄컴이 서버용 프로세서를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도체는 미세공정을 적용할수록 웨이퍼당 생산 가능한 칩이 늘어난다. 정보 처리속도는 빨라지는 반면 전력 사용량은 크게 낮아져 중대형 컴퓨터가 대량으로 들어가야 하는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때 비용이 크게 줄어든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 주력해 왔고 퀄컴도 통신용 반도체에 주력하면서 서버용 프로세서 반도체는 취급하지 않았다.
삼성과 퀄컴이 서버 프로세서 반도체 시장에 뛰어든 것은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서 서버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PC용 서버와 데이터용 서버를 포함한 전체 서버 프로세서 시장이 지난해 133억 달러(약 15조원)에서 2021년 193억 달러(약 21조 5,000억 원)로 5년간 연평균 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퀄컴은 세계 첫 10나노 프로세서를 통해 인텔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번 서버용 프로세서 진입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정은승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은 "고성능에 특화된 삼성전자 10나노 핀펫 공정 기술과 퀄컴의 최첨단 SOC(시스템온칩) 디자인이 결합된 서버 프로세서가 데이터센터 서버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 등 메모리시장에서는 1위지만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7%로 4위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서버용 프로세서 진출을 발판삼아 파운드리 사업에 집중해 파운드리사업의 글로벌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대만의 TSMC에 대응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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