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김보민 기자)
한국은행이 6년 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해 초저금리를 끝낸 가운데 10월 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금리가 2년 9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기준금리가 0.25% 오를 것이란 전망이 확실해지면서 시장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보다 먼저 올랐다. 이에 가계대출 금리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가계부채에 의한 충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연 3.50%로 전월보다 0.09%포인트 뛰었다. 2015년 1월(연 3.59%) 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계 대출금리가 크게 오른 것은 대출금리 산정시 지표가 되는 시장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서다. 은행채 AAA(3년물) 금리는 지난 9월 1.99%에서 지난달 2.24%로 0.25%p 상승했다. 5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2.22%에서 2.48%로 0.26%p 높아졌다.
가계대출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주택담보대출과 집단대출(중도금·잔금)로 금리는 전월 대비 각각 0.08%포인트, 0.24%포인트 오른 3.32%와 3.38%를 기록했다.
특히 집단대출은 2013년 1월(0.36%포인트) 이후 상승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저금리의 중도금 대출 취급 효과가 주춤해진데다, 지방권의 고금리 대출 취급이 늘어난 영향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으로 은행권에 저금리 경쟁이 불붙으며 지난 8월 사상 첫 3%대로 떨어진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달 4.22%를 기록하며 두 달째 오름세를 나타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3년 만에 3%대에 진입하고 소비자물가 상승폭도 한은의 목표치 2%에 근접하면서 한은은 수차례 금리인상 신호를 시장에 보내 10월 시중금리 상승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미리 반영했다.
저신용자 대출이 늘어나면서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0.13%포인트 상승하고 보증대출도 0.08%포인트 오르는 등 주요 대출 금리가 올랐다.
정부가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을 유도하고 있지만 고정금리 비중은 오히려 줄고 있다.
기업대출 금리는 연 3.45%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하락했다. 대기업 대출 금리는 연 3.10%에서 연 3.11%로 상승했지만 중소기업 대출이 연 3.69%에서 연 3.67%로 떨어진 탓이다.
은행권이 집단대출을 꺼리면서 금리가 높은 2금융권과 보험사 등에서 더 높은 금리에 대출이 이뤄지는 풍선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제2금융권의 경우 가계대출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의 대출금리는 올랐지만, 신용협동조합(신협)과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대출금리는 모두 내려갔다. 상호저축은행의 일반대출 금리는 11.07%로 전월보다 0.34%p 올랐고, 신협(4.70%), 상호금융(3.97%), 새마을금고(4.05%)로 0.01%p~ 0.08%p 하락했다.
한편 본격적인 금리인상은 이제 시작이다. 통상 시중금리는 기준금리 변동 3개월을 전후해 움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3개월 여간 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 대출금리가 0.25% 오르면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액을 총 2조 3,000억 원가량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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