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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NBC, 영국 더타임스... 해외매체 망언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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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NBC, 영국 더타임스... 해외매체 망언 잇따라
  • 이현이 기자
  • 승인 2018.02.12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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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이 기자)

지난 9일 평창동계올림픽의 시작을 알리는 화려한 개막식이 거행됐다. 93개국의 2,925명의 선수가 출전한 이번 올림픽의 개막식은 같은 시간 전세계로 송출됐다.

NBC 해설자, 일본 식민 지배 옹호 발언
개막식에서 각 국가의 입장이 시작되면 방송사 해설자는 그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설명하며 시청자에게 정보를 전한다.
그런데 미국의 올림픽 주관방송사인 NBC 해설자가 개막식 방송에서 적절치 못한 발언을 해 우리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NBC 소속 아시아 통신원 겸 올림픽 해설가인 조슈아 쿠퍼 라모(Joshua Cooper Ramo)는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해설을 맡았다.

라모는 개막식에서 일본 선수단 입장시 “일본이 1910년부터 1945년까지 한국을 강점했던 국가지만 모든 한국인은 발전과정에 있어 일본이 문화 및 기술, 경제적으로 중요한 모델이 되었다”라고 발언했다.

일본 식민지 지배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듯 한 발언이다.

일제 강점기 역사를 왜곡한 해설자의 발언에 비난이 쇄도하자 NBC는 하루 만에 "개막식 중계진이 한국 역사에 대해 무지하고 둔감한 발언으로 많은 한국인을 격분시켰다"라며 "한국 국민이 이번 발언으로 모욕을 당했다는 것을 알고 사과한다"라고 방송을 통해 밝혔다.

 

더타임스, ‘독도는 일본 소유’ 보도
영국 외신에도 망언이 있었다.

영국 유력 일간지 더타임스는 10일 개막식을 보도하며, 남북 선수단이 들고 있는 한반도기의 제주도를 가리켜 ‘선수들이 들고 있는 깃발은 논란이 되고 있는데 적대적인 두 국가가 한 깃발로 대표되기 때문이 아니라, 일본이 소유한 섬의 소유권을 주장한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라고 보도했다.

제주도를 독도로 오인한데다가 일본이 소유한 섬을 ‘한국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며 완전히 잘못된 설명을 한 것이다. 한국에 대한 지식이 없는 일반 시청자들은 해설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이 정확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주영 한국대사관은 더타임스측에 공식 항의를 했고, 더타임스는 잘못을 인정하고 11일 오후 온라인판 기사 상단에 정정보도를 냈다.
기사는 ‘분쟁 중인 섬 독도를 오인했다. 독도는 한국이 관리하고 있고 일본이 다케시마라는 이름으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섬’이라며, ‘(제주도는) 분쟁 대상이 아니며 한반도기에는 독도가 그려져 있지 않다. 실수를 사과한다’라고 밝혔다.

스타벅스 불매운동 조짐
NBC와 더타임스의 망언에 대해 비난이 거세지자 각 측은 이처럼 사과방송과 정정보도를 냈다. NBC의 해설자인 라모는 해고 됐다.

그러나 발언 당사자인 라모는 12일 현재까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 여전히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으며 논란을 키우고 있다. 국내 누리꾼들은 ‘해고는 당연한 일’이라며 단순 해고로 끝낼게 아니라 ‘해설자 본인이 직접 사과하고 제대로 정정 보도하라’고 요청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라모가 스타벅스 이사로 등재되어 있다며 스타벅스 불매 운동에 동참하겠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다.

이에 스타벅스 관계자는 “현재(12일 오후 4시) 미국은 휴일이다. 우리도 어떠한 정보를 얻지 못한 상태”라며, “라모가 스타벅스 이사가 맞는지도 확인이 필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정치권도 진정성있는 사과 촉구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진정성이 있는 공식 사과를 하라”며 촉구했고, 민평당은 ‘NBC망언,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며 논평을 개제하기도 했다.
김형구 민주평화당 부대변인은 11일 논평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주관방송사사 버젓이 이런 식의 발언을 한 것은 큰 문제라며 문재인 정부는 해외에서 독버섯처럼 퍼지고 있는 왜곡된 역사인식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외교적 역량을 총동원해야한다’고 전했다.

외신 망언 어제 오늘일 아니야
30년전인 88서울올림픽 당시에도 중계를 했던 NBC는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그 사건은 ‘한국 비하 티셔츠 사건’으로 반미 열풍이 되기도 했다. 사건의 발단은 88서울올림픽에서 밴텀급(54Kg이하) 입상을 노리던 변정일이 2회전에서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불가리아 선수에게 판정패한 사안이었다.

1988년 9월 28일자 동아일보 기사에 따르면 당시 NBC 방송사 직원 4명은 이태원의 한 옷가게를 찾아가 자제 도안을 맡기며 48장의 티셔츠 제작을 의뢰했다. 문제는 도안의 내용이었다.

‘무질서한 투어’(Chaos Tour '88)이라는 글씨 아래 태극기를 그려 넣고, 태극 무늬 안에는 권투선수의 경기 모습을 프린트해 주도록 요구했다. 올림픽 로고의 위아래에는 ‘우리는 복싱을 한다’, ‘우리는 나쁘다’는 영문 표기를 요구하기도 했다. 의뢰를 받은 의류 업체측은 티셔츠 제작을 거부했다.

또 다른 NBC 제작진은 다른 의류 제작 업체를 찾아 남대문 모형의 한옥 기와집이 불타는 장면 아래 ‘올림픽 후에 지옥에나 가라(After The Olympic Go To The Hell)'는 티셔츠와 ’정신나간 경기장 운영 요원들‘이란 글이 적힌 티셔츠 5백장을 주문해 이중 2백여벌을 찾아갔다는 보도가 나와 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번일에 관련하여 우리가 감정적으로만 대응할 것이 아니라 이번 기회를 계기삼아 일본이 아시아에 저지른 잔인한 역사를 제대로 알려야만 한다”며, “한편으로는 일본의 역사왜곡 전략이 전 세계에 먹히고 있다는 증거다. 이러한 행위를 막기 위해서는 정확한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한 전방위적인 역사홍보가 필요할 때다”라고 덧붙였다.

NBC와 더타임스의 잘못인정과 사과, 정정보도로 일단락된 듯하지만, 그들의 올바른 인식 여부는 과제로 남았다. 올림픽을 계기로 대한민국의 위상과 재편의 기회로 삼아 과거와 현실의 조화로운 대처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사진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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