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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군산공장 폐쇄' 의혹 밝혀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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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군산공장 폐쇄' 의혹 밝혀지나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8.02.19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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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경영 의혹 철저하게 분석 후 지원" VS 한국GM, "구체적 자료 영업비밀로 공개 못해"

(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주 기자)

한국GM은 지난 1997년 가동 이후 GM의 준중형 및 대형 모델 생산을 담당하며 크루즈, 올란도, 알페온 등을 생산해온 한국GM 군산공장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곳에서 생산되던 신형 크루즈와 올란도는 단종되며 2,000여 명의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후 구조조정에 들어갈 전망이다.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발표가 적잖은 파장을 일으킨 가운데 정부와 노조 측 입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군산공장 폐쇄에 대해 객관적이고 투명한 실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실사 시기와 방법을 두고 한국GM과의 갈등이 야기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은 가동률 저하와 지속된 적자에 따른 경영악화를 공장 폐쇄 원인으로 제시했지만, 고금리 대출·납품 가격·연구개발비 등 GM본사에 과도한 비용이 지급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공장 폐쇄 원인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국GM이 받고 있는 의혹 중 하나는 GM본사에 제공한 금리 수준이다. 한국GM은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GM 관계사인 GM홀딩스로부터 2조4000억원의 자금을 대출받았으며, 5% 안팎의 이자율을 적용해 4년간 약 4620억 원에 달하는 이자를 지급했다. 이는 당시 경쟁 국내 완성차가 부담한 차입금 이자율의 2배가 넘는 수준으로, 같은 시기 경쟁사가 부담한 이자율은 기아차 0.19%~2%, 현대차 1.49∼2.26%, 쌍용차 0.3∼3.51% 수준이었다. 이와 관련해 한국GM은 국내 은행권이 대출을 거절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GM본사에 이자 수익을 챙겨주기 위한 의도가 내포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한 한국GM은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약 1조8천580억 원을 연구개발비로 지출해 과다한 연구비 지급 논란도 피할 수 없게 됐으며, 납품가격에 대한 의혹도 일고 있다. 한국GM은 비싼 가격에 부품을 들여와 반조립 형태의 차량으로 수출할 때 원가 수준의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해왔으며, 당시 매출 원가율은 94%로 타사보다 약 10% 이상 높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실사를 통해 한국GM의 경영 의혹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원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지만, 한국GM은 영업비밀을 근거로 고금리 대출·납품 가격·연구개발비 등과 관련한 구체적인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나섰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부가 지원을 하기에 앞서 '실사 조치'가 우선되어야한다고 강조하는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국민들의 세금으로 한국GM을 지원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청원글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 또한 뜻을 굽히지 않고 자료 협조 요청에 응하지 않을 시 정부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지키고 있다. 산업은행이 객관적이고 투명한 실사를 통해 경영상황을 파악한 후 정부는 한국GM과 정상화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군산공장이 폐쇄를 결정하면서 노조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GM 노조 측은 "한국GM의 존립 및 지속가능 경영과 관련된 매우 중요한 결정을 노조에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군산공장 정상화에 대한 노조의 요구를 무시한 결과로 빚어진 적자경영에 대한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시키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전 조합원이 하나돼 단결된 투쟁으로 돌파해 나갈 것"이라 밝혔으며 지난 14일 군산공장 홍보관에서 회의를 열고 군산공장 폐쇄 결정에 대한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특히 이번 사태로 전체 자동차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45%인 약 2만7천여 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번 군산공장 폐쇄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환영의 입장을 내비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등 양국 통상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앞으로의 사태 수습 절차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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