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16:40 (목)
이명박 전 대통령, 전직大 5번째로 검찰 출석... ‘역사에서 마지막 되길’
상태바
이명박 전 대통령, 전직大 5번째로 검찰 출석... ‘역사에서 마지막 되길’
  • 이현이 기자
  • 승인 2018.03.14 14: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이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9시 30분께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 포토라인에 섰다. 뇌물, 횡령·배임, 조세포탈 등의 혐의다. 전직 대통령으로는 다섯 번 째다.

착잡한 표정... ‘심려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이 전 대통령은 앞서 오전 9시15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을 출발, 오전 9시23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이어 차량에서 내린 뒤 600여명의 내외신 취재진들을 향해 포토라인에 서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다는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저는 오늘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무엇보다도 경제가 어렵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매우 엄중할 때 저와 관련된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했다.

또 "저를 믿고 지지해준 많은 분들과 이와 관련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분들께도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씀드린다"며, "전직 대통령으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말을 아껴야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바라는데, 역사에서 이번 일이 마지막이 됐으면 한다"고 이어갔다.

발언을 마친 이 전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문에는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청사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 전 대통령 발언 전문>
저는 오늘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무엇보다도 민생경제가 어렵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이 매우 엄중할 때 저와 관련된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또한,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많은 분들과 이와 관련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도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물론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습니다마는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습니다. 다만 바라건대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됐으면 합니다.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들께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20여개의 혐의, 조사 과정 영상 녹화
이 전 대통령은 조사를 받기 전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와 10분쯤 티타임을 가지며 조사 절차 등에 대해 간략히 설명을 듣는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조사받았던 1001호 조사실로 이동해 다스 수사를 책임진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 부장검사와 뇌물수수 혐의를 주로 수사한 송경호 특수1부 부장검사로부터 조사를 받게 된다.

모든 조사 과정은 영상으로 녹화된다.
투명한 조사와 이후 진술 번복을 우려해 검찰측이 결정한 사항이며, 이 전 대통령 측도 동의했다. 녹화된 영상은 이 전 대통령이 재판에 넘겨지면 증거물로 사용될 수 있다.

이 전 대통령 측에서는 강훈(64·연수원 14기)·피영현(48·33기)·박명환(48·32기)·김병철(43·39기) 변호사가 돌아가면서 입회한다.

이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횡령·배임, 조세포탈, 직권남용, 공직선거법 및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의혹과 관련해 20여개 안팎에 달하는 혐의를 받는다.

그러나 일부 공소시효가 끝난 혐의를 빼면 18개 안팎의 혐의에 관해 집중적인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혐의 내용이 방대한데다 전직 대통령의 신분상 재소환이 어렵다는 점에서 장시간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밤늦게 혹은 15일 오전에야 모든 절차가 끝날 가능성이 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법조계는 혐의가 무겁고 이미 다수의 공범이 구속된데다 '말 맞추기' 등 증거인멸이 우려된다는 점에서 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역대 소환된 대통령들의 말.말.말
이 전 대통령에 앞서 네 명의 전직 대통령들이 검찰에 소환된 바 있다.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전두환·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이 1995년, 2009년, 2017년 차례로 소환됐다.

그들은 조사실에 들어서기 전 각자 입장을 전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
"정말 미안합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사상 처음으로 검찰에 출석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는 '4000억원대 비자금 사건'으로 1995년 11월 1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소환됐다. 검찰 포토라인에 선 노 전 대통령은 "정말 미안합니다.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습니다. 이 사건에 대해 저 혼자서 모든 책임을 안고 어떤 처벌도 달게 받을 각오"라고 말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검찰 소환요구에 협조하지 않겠다"
노 전 대통령과 같은 해 12월, 전두환 전 대통령은 '12·12 쿠데타'와 '5·18 광주민주화 운동' 과 관련해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소환요구를 받았으나, "어떤 협조도 하지 않겠다"면서 '골목 성명'을 발표했다.
이어 "대통령 김영삼의 문민정부는 5공과 6공에 대해서 과거사 청산이라는 근거도 없는 술책을 통해서 왜곡하려고 했다"며, "다분히 현 정국의 정치적 필요에 따른 것이라고 보아 저는 검찰의 소환요구 및 여타의 어떠한 조치에도 협조하지 않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후 고향인 경남 합천으로 내려갔으나, 결국 검찰에 체포된 그는 검찰청사가 아닌 구치소에서 방문 조사를 받아 검찰 포토라인에 서지는 않았다.

#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여러분께 면목이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민여러분께 면목이 없다. 실망시켜 드려서 죄송하다"며 짧게 사죄의 뜻을 표했다. 이후 검찰 조사 13시간 만에 귀가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지난해 3월 국정농단 사건의 피의자로 포토라인에 선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담담한 표정으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조사실로 향했다.

[사진출처=뉴시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