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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원칙 잃은 패배’ 그리고 2018년 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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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원칙 잃은 패배’ 그리고 2018년 자유한국당
  • 윤관 기자
  • 승인 2018.03.26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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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도 정치인도 원칙과 신뢰성, 일관성이 있어야 믿음을 얻을 수 있다”

(시사캐스트, SISACAST= 윤관 기자)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자서전 <운명이다>에서 2007년 17대 대선 결과에 대해 ‘원칙 잃은 패배’라고 단언했다.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여권의 정동영 후보를 상대로 530여만표 차이로 대승을 거둔 것은 예정된 패배라고 지적한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대통합민주신당의 참패에 대해서 “정치에도 인간적 신뢰가 있어야 한다. 노무현과 차별을 하려면 차별화할 가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무엇을 잘못했다고 지적하고 무엇 때문에 차별화하겠다고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래야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과의 차별화할 가치가 준비되지 않은 정동영 후보가 패배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인간적 신뢰’를 강조한 것은 그만큼 배신감이 컸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노 전 대통령은 “그런데 인기가 없으니까, 당신 지지율이 떨어졌으니 차별화해야 되겠다고 해서는 차별화하는 사람도 얻을 것이 없다. 이것은 또한 인간적인 배신이다. 정당도 정치인도 원칙과 신뢰성, 일관성이 있어야 믿음을 얻을 수 있다. 그것이 기본이다”라는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2018년이 됐다. 자유한국당은 지난해 19대 대선에서 역대 최대 표차인 550여만표 차로 대패했다.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압승과 정반대의 결과를 얻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충격적인 국정농단 의혹으로 촉발된 탄핵정국이 결정타였다.
 
국민은 9년 간 보수정권을 지지했다. 그 결과가 박근혜 탄핵과 이명박 구속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가치로 삼아 튼튼한 안보와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기대했던 지지층의 기대와 달리 이명박-박근혜 정권은 무능과 부패로 무너졌다.
 
하지만 보수정치권은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사당화 논란에 빠져 당내 중진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전략공천이 이뤄진 지역에서는 탈락 후보들이 탈당도 불사하며 反홍준표 전선을 구축 중이다.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적전분열이 따로 없다.
 
친박계 김진태 의원은 지난 21일 “홍준표 대표는 자중자애하라”라고 경고장을 날렸다.
 
그는 “‘홍준표가 대통령되면 박근혜가 공정한 재판을 받는다. 공정하게 재판하면 무죄가 된다. 우리가 집권해야 박근혜 탄핵의 진실을 밝힐 수 있다’ 홍대표가 직접 한 말”이라며 “그러더니 최근엔 ‘아직도 박근혜 동정심을 팔아 정치적 연명을 시도하는 세력과는 결별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라고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표리부동한 자세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패배한다면 노 전 대통령이 지적한 ‘원칙 잃은 패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노 전 대통령이 남긴 “정당도 정치인도 원칙과 신뢰성, 일관성이 있어야 믿음을 얻을 수 있다. 그것이 기본이다”라는 발언의 의미를 되새겨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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