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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 vs 나경원 ‘중구 빅매치’ 결국 무산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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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 vs 나경원 ‘중구 빅매치’ 결국 무산될듯
  • 하정민 기자
  • 승인 2008.03.17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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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새 정치스타로 떠오른 나경원 전략공천
손학규 대표 “강 최고위원 전국 유세지원 필요”

비례대표 출마로 가닥… 최고 흥행카드 수포될듯
민주당 일부선 “나서서 이겨봐야 본전” 얘기도

‘강금실-나경원’ 두 여성 정치인의 서울 중구 대회전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나라당에 절대적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민주당은 이번 4·9 총선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손학규 대표가 서울 종로에 출마하고, 정동영 전 의장도 동작 을에 출사표를 던진 것.

따라서 트로이카를 형성했던 민주당의 남은 한장의 ‘빅 카드’인 강금실 최고위원의 거취에 관심이 쏠렸다. 한편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정면 돌파를 선언하자 이에 맞서 새로운 정치스타로 떠오르고 있는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을 서울 중구에 ‘전략공천’했다.

나 대변인은 당초 송파 병 지역에 공천신청을 했다. 하지만 같은 지역구에 공천신청을 한 이계경 의원에게 공천을 줘야한다는 일부 공심위원들의 의견에 따라 이같이 결정된 것.

임해규 공천심사위원은 나 대변인의 전략공천과 관련해 “나경원 의원은 국민들이 좋아하는 대변인이어서 선전하리라 본다”고 논평했다.

때문에 민주당 내 일각에서는 나 대변인의 중구출마로 인해 두 전현직 대표의 결단이 희석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강 최고위원을 중구에 출마시켜야 한다는 여론을 조성했다.

한나라당이 민주당이 상징성있는 거물급을 공천할 것에 대비해 미뤄놓고 있던 서울 중구에 나 대변인을 전략공천함에 따라 민주당 내에서는 ‘강금실 카드’가 급부상했다.

만약 강 최고위원의 결단에 의해 ‘강금실-나경원’ 빅매치가 성사될 경우 18대 총선 최대의 격전지로 떠오를 전망이다. 강 최고위원과 나 대변인이 한판승부를 벌일 경우 최대 관심 지역구가 될 개연성은 확연하다. 두 정치인은 여성이라는 점 말고도 비교대상이 될 만한 경우가 많다.

일단 두 사람의 가장 큰 공통점은 서울 법대를 나와 판사를 지낸 화려한 경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
강 최고위원은 인권변호사와 법무장관 그리고 서울시장 후보의 길을 걸었다.

나 대변인은 야당 대변인의 역할을 충실히 소화해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여성정치인 모두 미모를 갖춘 정치인이다. 때문에 국민들에게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하지만 학교와 첫 직장, 그리고 미모가 있다는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다른길을 걸어왔다.
강 최고위원은 참여정부하에서 검찰개혁을 주도했던 법무장관 출신이다. 나 대변인은 참여정부의 실정을 비판하고 정권을 잡은 한나라당을 대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때문에 나 대변인은 정부 여당을 비판하는 야당 대변인의 ‘입’ 입장을 바꿔 안정적 국정운영을 강조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강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의 전횡을 막기 위한 ‘견제론’을 전면에 내걸고 서울시장 선거에 이어 다시한번 유권자들에게 다가가야 하는 입장이다.

만약 강 최고위원과 나 대변인이 종로와 더불어 ‘정치 1번지’라고 불리는 서울 중구에서 격돌할 경우 이번 총선에 전반적으로 파급효과를 미칠 수밖에 없다.

우선 당장은 손학규 민주당 대표 대 한나라당 박진 의원이 맞붙는 종로 선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이번 총선에서 큰 흥행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만약 강 최고위원과 나 대변인이 한판 승부를 벌인다면 이번 총선 최대의 흥행카드가 될 것이다. 두 사람의 선거판도가 어쩌면 수도권 전체에 미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일단 나 대변인이 중구에 전략공천된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강 최고위원이 결심만 한다면 두 사람의 한판 승부는 현실이 될 수도 있다.

강 최고위원은 이에 대해 “할 말이 없다. 인터뷰 안한다”고 짧게 말했다. 이 같은 강 최고위원의 발언을 놓고 아직 결심이 서지 않았다는 평가와 더불어, 중구 출마를 하지 않겠다는 평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나서서 이겨봐야 본전이고, 지면 큰 치명타”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어 성사 단계까지 가기에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14일 현재 강 최고위원과 나 대변인의 한판 승부는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13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강 최고위원은 지역구에 출마할 것으로 보이지 않고, 실제로 당에서도 지역구에 나가라고 권유한 적이 없다”며 지역구 출마설을 부인했다.

손학규 대표도 이날 다른 방송에 출연 “강 최고위원은 지역구 보다는 전국 유세를 위해 할 일이 있다. 본인도 그렇고 비례대표 쪽으로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비례대표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강 전 장관은 그동안 은퇴를 선언한 김한길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구로 을이나 중구 출마설이 나돌았으며, 그의 지역구 출마가 현실화될 경우 ‘손학규-정동영-강금실’의 ‘수도권 트로이카 체제’ 구축을 통해 바람몰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상 강 최고위원이 비례대표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 확실한 듯하다.
따라서 민주당의 총선 전략은 손학규 대표가 서울 북부를, 정동영 전 후보가 서울 남부벨트를 담당하는 투톱체제 속에 강금실 최고위원이 전국의 지원유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손 대표와 정 전 의장이 지역구 출마의 결단을 내린 상태여서 강 전 장관이 지역구 출마로 강행할 수도 있다. 전략공천은 손학규.박상천 두 공동대표가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과 합의하도록 되어 있고 본인의 의사도 존중할 수밖에 없어 섣불리 판단할 문제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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