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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근로 여건에 '분노'한 탠디 제화공... "구두 장인? 우린 구두 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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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근로 여건에 '분노'한 탠디 제화공... "구두 장인? 우린 구두 노예!"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8.05.10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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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주 기자)

국내 제화업계 1위의 명성을 이어오던 탠디가 제화공들에게 불합리한 계약 조건을 지속해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달 3일 5개 하청업체의 제화공 97명은 탠디 본사 앞에서 공임 2000원 인상과 더불어 퇴직금, 본사직접고용을 요구하는 시위에 나섰다.

탠디가 낮은 공임을 8년 동안 동결하는 등 열악한 근로 여건을 개선해주지 않은 탓에 제화공들의 불만과 분노가 터진 것이다. 이들은 하루 15~16시간 노동을 한다. 하지만 탠디 노동자가 아닌 개인 사업자로서 퇴직금, 연차휴가 등을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제화공들은 임금 구조 개선을 위해 2000원 인상을 요구했지만 탠디는 비용 구조상 당장 큰 폭의 인상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탠디 수제화는 백화점에서 30만 원대에 팔리고 있지만, 제화공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6500~7000원에 불과하다.

지난달 7일 제화 노조가 민주노총에 가입한 데 이어, 9일 탠디 임직원, 민주노총, 노조 근로자들이 합의를 위한 자리를 가졌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5개 공장 중 3곳이 폐업을 하게 되면서 문제는 복잡해졌다. 일부 제화공들은 직접 고용을 요구했으며, 일부는 공임 인상과 퇴직금을 요구했다.

탠디는 노사 갈등을 해결하고자 1차적으로 500원, 2차적으로 650원~700원 인상 협상안을 제시했지만, 제화공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진행된 3차 협상에서 회사 측은 800원 인상안을 제시, 제화공은 타협안으로 1500원을 요구했다. 결국 회사 측이 마지막에 제시한 인상액은 1250원. 하지만 이 인상안은 타결되지 않았다.

제화공들은 최소1500~2000원은 인상해줘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탠디 관계자는 "제품 판매가가 30만 원이라 해도 하청업체로 들어가는 비용이 6만 원, 백화점 수수료 30~35%, 중간관리자 수수료 20~25%, 여기에 백화점 할인까지 진행된다. 나머지 비용은 회사운영비와 마케팅비용으로 쓰이는 상황"이라며 "회사측도 비용부담이 적지 않아 노사 간 의견 격차를 줄이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본사직접고용과 관련해 "모든 공장 노동자를 직고용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제화공들과의 원만한 합의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이견 차이를 좁혀지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탠디는 '악덕기업'으로 명명되며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현재 제화공 점거 농성으로 탠디 본사는 영업이 중단된 상태며, 탠디 홈페이지 고객 게시판에는 "노동자에 쥐꼬리 대우", "노동착취 기업", "노동자는 노예가 아닙니다" 등의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노사 간 협상이 계속해서 진행되는 가운데 양 측이 만족할 만한 합의가 이뤄지고 갈등이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출처=TANDY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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