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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추의 담판과 미북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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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추의 담판과 미북 정상회담
  • 윤관 기자
  • 승인 2018.05.14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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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통일의 대업은 완수했지만 고구려의 영토를 거의 상실한 불완전한 통일

(시사캐스트, SISACAST= 윤관 기자)

삼국통일은 고구려, 백제, 신라의 최대 숙원이었다. 동북아의 패자였던 고구려도 이루지 못한 대업을 완수한 나라는 한반도 동남부의 소국 신라였다.
 
신라는 단독으로 삼국통일을 추진하기에는 역량이 부족했다. 특히 백제의 의자왕은 적대국 신라를 맹공해 국가 존립마저 위태롭게 만들었다. 당시 신라의 실력자 김춘추는 의자왕의 대야성 공략으로 딸과 사위를 잃었다. 복수심이 불타올랐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선왕(김춘추)께서 백성의 잔혹한 죽음을 불쌍히 여겨 임금의 귀중한 몸을 잊으시고 바다 건너 당에 가서 황제를 뵙고 친히 군사를 청했다. 그 본의는 두 나라를 평정해 영구히 전쟁을 없애고, 여러 해 동안 깊이 맺혔던 원수를 갚고 백성의 죽게 된 목숨을 보전코자 함이다”라고 전한다.
 
김춘추는 당 태종에게 나당 동맹을 제안했다. 나당 연합군이 백제를 멸망시켜 고구려의 배후를 공격할 지역 기반을 만들자는 조건을 내세웠다. 김춘추는 자신의 딸과 사위 가족을 살해한 백제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선 외세의 개입도 개의치 않았다.
 
고구려 원정에 실패한 당 태종으로선 김춘추의 제안은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동북아의 패권을 놓고 오랜 기간 경쟁을 하던 고구려를 멸망시킨다면 당은 서역 진출을 마음껏 펼칠 수 있었다.
 
하지만 속내는 ‘이이제이’였다. 오랑캐 신라와 손을 잡고 또 다른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키고 신라마저 정복한다면 한반도는 당의 수중에 떨어진다. 오랑캐 신라가 찾아와서 자기들을 갖다 바치겠다니 이처럼 고마운 제안이 따로 있었을까 싶다.
 
나당 연합군은 초심을 잃고 사치와 향락에 빠져 망국의 길을 자초한 의자왕의 백제를 무너뜨렸다. 패주 의자왕과 수십만명의 백제 유민들은 당으로 끌려가 비참한 노예의 길을 걸었다. 망국의 백성은 비굴했다.
 
나당 연합군은 여세를 몰아 고구려를 남북으로 공격했다. 난세의 영웅 연개소문은 끄떡도 안하고 나당 연합군을 유린했다. 하지만 연개소문 사후 고구려는 지도층의 내분으로 국력이 약화됐고, 나당 연합군의 끈질긴 공격으로 평양성을 내줘 700여년의 사직을 마감했다.
 
당은 고구려가 무너지자 한반도 지배 야욕의 속내를 드러냈다. 당은 고구려와 백제의 옛 땅에 안동도호부와 웅진도독부를 설치한 데 이어 동맹국 신라 금성에 계림도독부를 두었다. 당에 속은 신라가 땅을 치고 후회했고, 당과의 전쟁을 일으켜 당군을 몰아냈지만 한민족의 영향권은 대동강과 원산만으로 한정됐다. 고구려의 옛 수도인 평양도 당나라에게 빼앗겼다.
 
김춘추의 담판은 삼국통일의 과업은 완수했지만, 당의 침략야욕으로 한민족의 영향권은 급속도로 축소돼 고구려 대부분의 영토를 상실했고, 당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당은 고구려 멸망을 계기로 동북아를 넘어 세계제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오는 6월 12일이 되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다. 국제사회는 미북정상회담을 세기의 담판으로 여기고 초미의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한반도의 운명이 두 사람의 정상회담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미북 정상회담의 성공 여부는 한반도 평화를 담보로 하고 있다. 한반도가 핵전쟁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트럼프-김정은의 담판이 성공을 거두어야 한다. 트럼프와 김정은의 담판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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