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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맥주 vs 국내 맥주, 엇갈린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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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맥주 vs 국내 맥주, 엇갈린 표정
  • 이현이 기자
  • 승인 2018.05.15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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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이 기자)

날이 더워지면서 시원한 맥주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는 수입 맥주 판매가 늘어나며, 바야흐로 ‘수입맥주 전성시대’라고 표현해도 손색없을 정도다.

거기에 수입 맥주는 다채로운 맛과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 점유율 10%를 훌쩍 넘기며 국내 맥주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처럼 다각적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수입맥주로 인해 국내 맥주 업체는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어 한숨이 늘고 있다.

그렇다면 수입 맥주를 저렴하게 팔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 비밀은 세금에 있다. 

먼저 수입 맥주는 일반 맥주가 아닌 발포주인 경우가 많다. 맥주는 맥아 비율이 10% 이상 함유되어야 하나, 발포주는 10% 미만이거나 주세법에 따라 맥주 원료 혹은 첨가물로 규정한 것 외의 재료를 넣어 제조한 것이다.

이렇게 나뉜 맥주와 발포주는 세금이 다르게 책정된다. 맥주는 72%, 발포주는 30%의 세금이 붙는다. 2배가 넘는 셈이다. 여기에 교육세와 부가세가 붙어서 최종 출고가가 되는 것이다.

또한 수입맥주와 국내맥주의 세금 붙이는 원가 계산 방식이 다른점도 한몫한다.

국내맥주는 국내영업이나 마케팅 비용까지 모두 더한 가격을 제조원가로 보고, 여기에 72%의 세금을 부과한다.

그러나 수입맥주는 수입한 가격을 기준으로 72%의 세금을 계산하게 된다. 결국 마케팅이나 영업비용은 빠지게 된다. 업체가 신고한 수입원가에 관세만 붙인 가격에 세금을 매기는 것이다.

이는 국내 업체들에 불합리하게 작용한다.

이런 차이들로 인해 국내 맥주와 수입 맥주는 판매 가격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국내맥주 제조업체들은 불합리함을 느끼기에 충분하며, 불합리한 과세표준 차이로 인한 ‘역차별’을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특히 올해부터 미국산 맥주는 관세가 면제되고 있고, 7월부터는 유럽산 맥주도 관세가 면제될 예정이어서 맥주 수입이 더욱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로, 미국맥주의 경우 관세 0% 적용이후 수입이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14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맥주 수입액은 7278만달러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

이렇게 수입맥주가 국내 맥주시장을 장악하면서 국내맥주 제조업체들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불합리한 주세법이 바뀌지 않는다면 카스 역수입 사례처럼 국내 생산기반을 해외로 이전해 역수입 방식이 보편화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나날이 오르는 물가에 타는 속을 시원한 맥주로 달래려는 소비자는, 오늘도 맥주 대신 절반의 세금을 마시고 있다.

[사진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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