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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역사에도 백성을 생각하는 경제학자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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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역사에도 백성을 생각하는 경제학자들이 있었다
  • 정수백 기자
  • 승인 2008.03.20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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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민생을 치열하게 고민했던 조선 경제학자 13인의 삶과 사상의 만남

조선을 지배했던 성리학은 인간의 최고 가치를 정신적 삶에 대한 추구에서 찾았다. 그런데 이 책 <조선을 구한 13인의 경제학자들(다산초당·한성주)>에서 소개하고 있는 이들은 달랐다.

그들은 부국안민과 부국강병을 위해서라면 물질생활의 가치가 정신적인 삶의 가치보다 더 우선해서 다루어져야 한다고 보았다.

이들 조선의 경제학자들은 봉건 체제 내부의 경제 현상은 물론, 17~18세기 이후 곳곳에서 다양하게 나타나던 시장 및 상품 화폐 경제, 즉 근대적인 경제 현상과 징후들을 분석하고 발전 경로를 밝히려고 노력했다.

이 책에서는 <택리지>를 저술한 청담 이중환은 최근 경제학에서 각광받고 있는 ‘지리경제학의 개척자’로, <토정비결>의 저자로 널리 알려져 있는 토정 이지함은 ‘조선사 최초의 양반 사대부 출신 상인이자 중상주의 경제학의 선구자’로 재해석되어 독자들과 만나게 된다.

또한 재상의 자리에 올랐던 관료들 중에서도 독창적인 사상과 이론을 갖춘 ‘관료 경제학자’를 찾아냈는데, 대동법을 시행한 잠곡 김육은 민생을 왕권보다 더 우선하는 가치로 여겼던 ‘분배론의 경제학자’로, 그리고 정조 시대 개혁을 지휘한 남인의 영수 번암 채제공은 시장과 상업 활동의 자유를 옹호한 ‘시장주의 경제학자’로 자리매김했다.

농암 유수원은 ‘인구 증가가 빈곤의 원인’이라고 주장한 맬서스의 <인구론>이 가진 허점을 270여 년 전에 이미 정확하게 비판했다.

그의 경제학 속으로 들어가 보면, 그동안 서양의 경제이론과 사상에 치우쳐 있다가 보니 우리 것을 무시하고 소홀히 하는 ‘지식 불균형’ 상태에 있었다는 필자의 주장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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