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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아가씨·도련님-처제·처남’ 호칭 개선... 양성평등 가족문화 수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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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아가씨·도련님-처제·처남’ 호칭 개선... 양성평등 가족문화 수립
  • 이현이 기자
  • 승인 2018.08.31 1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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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이 기자)


무급가사노동을 가치화하는 통계를 신규 개발하고, 성차별적 가족호칭이 개선된다.

여성가족부(장관 정현백·이하 여가부)는 가족형태별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고 민주적 가족문화를 확산하는 방향으로 ‘제3차 건강가정기본계획(2016~2020)’을 보완, 31일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확정해 발표했다.

건강가정기본계획은 5년 단위로 수립되는 범정부 차원의 가족정책 로드맵으로 제 3차 계획이 지난 2015년 수립됐으나, 가족 및 가구형태가 다양해지고 결혼과 가족에 대한 국민 가치관과 인식이 변화하는 정책 환경을 반영해 보완한 것이다.

제 3차 기본계획은 ‘민주적 가족문화 조성’을 5대 정책과제의 하나로 새롭게 설정하고, 양성평등 관점에서 가족제도와 가족문화를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우선 빨래, 청소, 음식 준비 등 무급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하는 ‘가계생산 위성계정’을 개발하기로 했다. 정부 차원에서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파악해 양성평등한 가족관계 형성을 돕겠다는 취지다.

여성이 주로 담당하던 집안일은 오래도록 ‘노동’으로 인식되지 못했으며, 전업주부는 여전히 대학생이나 수험생과 함께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고 있다. 2014년 조사에 따르면 맞벌이 부부의 가사·돌봄 노동 시간도 여성이 3시간 13분으로 남성(41분)의 5배 수준으로 높다.

가족 내 성차별적인 호칭 문제도 개선한다. 2016년 국립국어원 조사에 따르면 남편의 동생을 ‘도련님’이나 ‘아가씨’로 높여 부르는 데 반해, 아내의 동생은 ‘처남’, ‘처제’로 부르는 것에 대해 응답자의 65%가 개선돼야 한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부계에 친할 친(親)자를 붙여 친가라고 부르고, 모계를 바깥 외(外)자를 써서 외가라고 부르는 것이나, ‘시어머니, 시아버지’와 ‘장인, 장모’도 개선돼야 할 호칭으로 꼽힌다.

아울러 자녀의 성과 본을 결정하는 시점을 혼인신고 때에서 자녀출생 때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한부모 가정이나 미혼모 가정에서 친부가 자녀의 존재를 알게 되더라도 아동의 성을 기존대로 유지하되, 아동의 의사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한부모 가정이나 미혼모부 가정의 아동들이 차별을 겪지 않도록 출생 신고서에 ‘혼인 중·혼인 외 출생자’를 구분해 표기하는 방식도 개선한다. 주민등록표에 ‘계부·계모·배우자의 자녀’ 등의 표시도 삭제하는 등 다양한 가족 형태와 관련한 불합리한 법과 제도적인 차별 사항을 없앤다는 취지다.

이밖에도 ▲함께 돌봄체계 구축 ▲가족의 일·쉼·삶의 균형 ▲기족가능 가족정책 기반 조성 등이 주요 정책과제다.

정현백 여가부 장관은 “가족을 바라보는 가치관이 변화해야 하며, 다양한 가족 간, 가족 내 구성원 간 평등이 실현되는 일상 민주주의가 우리 의식과 생활 속에 더 깊이 뿌리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관계부처의 긴밀한 협력 아래 제 3차 건강가정기본계획에 담긴 과제별·연도별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차지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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