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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배지-총선지휘 두토끼 잡아 ‘제1 야당’ 부푼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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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배지-총선지휘 두토끼 잡아 ‘제1 야당’ 부푼 꿈
  • 박지순 기자
  • 승인 2008.03.20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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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선진당 최고위원 강삼재

 12대 총선때 국회위원 첫 당선
 마산서 5선 기록하며 탄탄대로
 안기부 자금 선거자금연루 시련
“安風자금은 김영삼 비자금”폭로
 YS와 결별하고 대선때 昌 지원
 올 총선에 정치고향 마산 떠나
“선진당 수도권 전진기지 만들자”

 양천갑에 출마… 원희룡과 맞대결
“정치신인 마음으로 총선에 임할것”
 안기부 돈사건 대법원 선고이후
 마산시내 곳곳에 ‘무죄확정’현수막
“역시 끗발 대단한 강삼재” 촌극도

강삼재 자유선진당 최고위원(이하 ‘강삼재’)은 1952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나 마산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닌 후 경희대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다. 태어난 곳은 함안이지만 서울로 생활 근거지를 옮기지 전까지 줄곧 마산에서 살았기 때문에 마산 시민들은 마산을 강삼재의 고향으로 알고 있다.

강삼재는 1985년 제12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16대까지 내리 5선을 기록한 중견 정치인이다. 경남과 마산을 대표하는 정치인 중의 한 명으로 지역적 영향력이 상당했다.

탄탄대로를 달리던 강삼재에게 시련이 닥친 것은 15대 총선 때 안기부 자금 1197억 원을 빼돌려 선거자금으로 사용한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면서부터다.

소위 ‘안풍 사건’은 지난 2005년 10월 28일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무죄판결을 받으면서 명예를 회복했다. 그러나 대법원 재판부는 강삼재가 ‘안풍’자금을 돈세탁 해 주는 대가로 금융기관 직원에게 1억 6천만 원을 건넨 혐의에 대해서는 일부 유죄를 인정했다.

이 판결이 선고되고 마산에서의 강삼재의 ‘끗발’을 보여주는 촌극이 벌어졌다.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자마자 마산 시내 곳곳에는 ‘강삼재 전 국회의원 대법원 무죄 확정’이라는 펼침막이 나붙기 시작한 것이다.
 
마산 시내 곳곳을 차지한 이들 펼침막의 게시 주체는 ‘강사모’(강삼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마산회원여성 아카데미’, ‘약수회’등이었다.

이들 펼침막은 모두 불법이었다. 불법을 무릎 쓰고 게시를 강행할 만큼 강삼재 지지 단체들의 끗발이 마산에서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여주는 예다.

마산시의 허가를 받지 않고 지정된 장소에 게시하지 않은 것도 불법이었지만 더욱 대단한 것은 마산시와 통계청이 국민의 세금으로 제작해 붙인 ‘인구주택 총조사’홍보물까지 덮어 씌워 버리는 배짱까지 과시했다.

현수막 촌극을 지켜 본 마산 시민들의 반응은 강삼재의 ‘지역적 비중’을 짐작게 했다. “어! 강삼재 정계 은퇴했다더니 또 (선거)나오겠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무죄 받은 건 같은 마산시민으로서 축하할 일이지만 작은 불법 쯤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사람도 있었다.

일부 시민은 “만일 마산시가 (강삼재 지지단체의) 끗발에 눌려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면 시민의 이름으로 마산시를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하겠다”며 못마땅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안풍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의 무죄 판결이 확정되면서 강삼재의 정계 복귀 여부에 각 정파의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강삼재는 지난 2007년 이회창 총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 전까지 명확한 정계 복귀 입장을 밝히지 않아 그가 대선 정국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그러다 마침내 지난 대선을 40일 남겨둔 지난해 11월 8일 강삼재는 전격적으로 이회창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발표는 전격적이었지만 강삼재와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와의 친분을 감안할 때 점쳐지고 있던 일이었다. 야전군사령관격인 선대위원장이 그의 직함이었다.

이회창 총재가 지난 대선에서 본격적인 선대위 구성에 돌입한 시점도 강삼재가 선대위원장에 앉으면서부터다. 강삼재는 지난 2002년 대선 때 부총재로, 당시 한나라당 총재였던 이 총재의 대선운동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그는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의 핵심측근이었지만 김 전 대통령의 ‘안풍 자금’이 안기부 자금이 아닌 YS 비자금이었다는 사실을 폭로하면서 김 전 대통령과 사실상 결별했다.

후문에 의하면 이 총재가 지난 대선에 출마할 지를 놓고 장고를 거듭할 때, 이 총재의 결단을 결정적으로 도왔던 사람이 강삼재였다고 한다.

강삼재는 언론에 장소를 알리지 않고 칩거하고 있던 이 총재를 비밀리에 만나 대선출마를 독려했다고 한다. 따라서 암암리에 이 총재가 대선출마를 선언한다면 강삼재가 선대위원장을 맡을 것이란 말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돌았다.

강삼재가 이 총재 측 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하면서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 진영은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경남 표를 이 총재가 잠식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강

삼재가 공식적으로 이 총재를 돕겠다고 발표하기 전 한나라당 내에서는 “설마 강 전의원이 이명박 후보를 돕고 있는 YS 얼굴을 봐서라도 이회창 캠프에 합류하겠냐”라며 일말의 기대를 보였다. 그러나 이회창-강삼재 회동 소식이 알려지자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가 감돌았다.

한나라당이 긴장한 것은 강삼재가 ‘이명박 죽이기’의 선봉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었다. 강삼재가 경남 지역을 대표하는 중견 정치인인 만큼 경남의 한나라당 지지표의 이탈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 데다 강삼재와 이명박 대통령은 오래전 악연마저 있었다.

이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사퇴할 당시 강삼재가 당시 신한국당 사무총장을 맡고 있었다. 강삼재는 진상을 상세히 조사한 뒤 이 대통령에게 의원직 사퇴를 종용하고 이 과정에 이 대통령은 강력 반발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강삼재는 이 총재의 선대위원장으로서 지난 대선에서 고군분투했지만 결과는 3위 낙선이었다. 그러나 15% 득표에 성공함으로써 선거비용을 전액 보전 받아 보수 신당 창당의 자금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강삼재는 자유선진당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아 창당 작업에 박차를 가해 지난 2월 1일 창당대회를 열었다. 대선 패배의 후유증을 앓을 시간도 없이 불과 한 달여 만에 창당 작업을 마무리 지은 초고속 창당이었다.
자유선진당은 창당 후 첫 총선을 맞이하고 있다. 당의 성패가 이번 총선에 달려 있다. 이 총재가 선영이 있는 충남 홍성, 예산에 출마하기로 결정했고 심대평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 대전 서을을 버리고 충남 공주, 연기에 나섰다.

천안 출마설이 유력하던 조순형 의원은 비례대표 출마 쪽으로 기운 것으로 전해진다. 조 의원의 경우 비례대표로 총선에 출마해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 공천 탈락자들을 자유선진당에 영입하는데 힘을 기울일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자유 선진당은 이 총재와 심 대표를 충남에 투입해 충남 싹쓸이를 위할 쌍끌이 전략을 세우고 강삼재와 조 의원이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아 총선을 이끌 전망이다.

특히 강삼재는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경남이 아닌 서울 양천 갑 출마 의사를 지난 10일 오후 2시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 이 지역에서 3선에 도전하는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과 한판 승부를 가린다.

강삼재는 “과거 5선 의원이라는 생각은 버리고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며 “정치신인이 된 기분으로 유권자들을 만날 생각”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그는 “제1야당을 목표로 하고 있는 선진당으로서는 수도권에서 선전하지 않고는 군소 정당이 될 수밖에 없다”며 “양천 갑을 선진당의 수도권 전진기지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삼재는 “2000년 16대 총선 이후 8년 만에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하는 것이라 많이 떨리기도 한다”며 “상대인 원 의원과도 열심히 싸우겠다”고 말했다.

강삼재가 지역구인 마산이 아닌 서울에 출마하는 것은 ‘충청 정당’을 벗어나 수도권으로 진출하기 위해 이 총재와 심 대표가 충청권에서 바람몰이를 한 뒤 인천을 거쳐 경기와 서울로 여세를 몰아 전국정당으로 가겠다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자유선진당은 공식적으로 충청 20석, 수도권 20석, 영남과 비례대표에서 15석 정도를 당의 목표로 정하고 있다. 통합민주당 이인제 의원이 충남 논산 공천에서 탈락하면서 이 의원이 자유선진당에 입당해 총선을 치룰 경우 자유선진당의 충남 지역 싹쓸이에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도 있다.

강삼재의 당락과 총선 진두지휘에 자유선진당의 존폐가 달려 있을 뿐만 아니라 강삼재 자신의 정치적 명암도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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