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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고 '시험 문제 유출' 의혹... 학부모와 학교의 갈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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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고 '시험 문제 유출' 의혹... 학부모와 학교의 갈등으로?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8.09.10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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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수사 결과 나올 때까지 중간고사 치르면 안돼" vs 학교 "무죄추정의 원칙"

(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주 기자)

숙명여고 시험 문제 유출 의혹과 관련해 수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9월 말로 예정된 중간고사를 앞두고 학부모들과 학교 측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숙명여고는 오는 28일 중간고사를 실시한다고 고지했지만, 학부모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대다수의 학부모들은 시험 문제 유출 의혹을 수사중인 상황에서 시험 문제 유출 혐의를 받고 있는 전 교무부장 A씨의 두 딸과 함께 시험을 치르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학부모들은 학교 측이 쌍둥이 학생을 감싸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학교 측은 가정통신문으로 전 교무부장의 쌍둥이 딸에 대한 '무죄추정 원칙'을 전하는가 하면, 교내방송을 통해 '쌍둥이 학생이 주요 과목뿐만 아니라 예체능 성적도 좋았다'는 말로 의혹이 사실이 아님을 강조했다.

물론 아직 수사가 끝나지 않아 어떠한 결론도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학교 측과 A씨의 주장대로 쌍둥이 자매가 스스로 노력해 성적이 올랐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문제 유출과 관련해 여러 정황이 나온 만큼 학부모들은 학교 측의 이러한 주장을 도무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6년부터 정기고사 출제 문제와 정답 등 관련 업무를 담당하며 자녀가 속한 학년의 문제지와 정답지를 6차례 검토하고 결재했다.

시교육청은 "고사 담당교사가 수업 등으로 자리를 비운 경우에는 A씨가 단독으로 서류를 검토하고 결재했다"며 "단독 검토 시간이 최장 50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교무실에는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시험지 단독 검토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는지 확인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시교육청은 쌍둥이 딸이 지난 2017년 1학년 2학기 수학과목 시험에서 시험 후 정답이 정정된 문제에 대해 '정정 전 정답'을 나란히 적어낸 것을 파악했다.

쌍둥이 딸이 2학년 시험에서도 각각 6개, 4개 문제에 대해 정정 전 답을 제출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시험 문제가 유출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이에 경찰은 숙명여고와 쌍둥이가 다닌 수학 학원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 진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 압수물을 분석해 시험 문제나 답의 유출 여부를 조사하고 있으며, 쌍둥이 딸의 학교, 학원 성적을 비교하며 시험 문제 유출 정황을 파악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한편 경찰은 문제 유출 의혹과 관련해 전직 교장, 교감, 교무부장과 시험 담당 교사 등 4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으며, 관계자 대면 조사를 통해 빠른 시일 내 사건에 대한 결론을 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사진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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