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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4군 6진 수호 의지와 GP 11개 완전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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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4군 6진 수호 의지와 GP 11개 완전 파괴
  • 윤태현 기자
  • 승인 2018.10.28 2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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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세종을 평화와 전쟁을 함께 대비한 현명한 군주로 기억하고 있다”

(시사캐스트, SISACAST= 윤태현 기자)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군주 세종대왕은 국가통치체제를 갖추기 시작한 조선을 ‘나라다운 나라’로 만든 제왕이다.
 
세종은 훈민정음으로 대표되는 문화 군주로 기억되지만 4군 6진을 개척해 압록강과 두만강에 이르는 현재의 한반도 지도를 만든 정복 군주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고 무주공산이 된 북방지역은 고구려의 뒤를 이은 발해가 잠시 지배했지만, 발해가 멸망한 후 여진 등 북방민족의 영토가 됐디.
 
<세종실록> 세종 14년 4월 12일 기사에 따르면 함길도 도체찰사 황희 등의 장계가 세종에게 올라온다.
 
장계의 요지는 여진의 침략을 막기 위한 6진의 설치에 대한 조정의 조치를 요구하는 것이었다. 세종 시절의 4군 6진은 현대판 최전방 GP와 GOP다.
 
함길도 도체찰사 황희 등이 장계하기를, “용성(龍城)의 장항·승가원·요광원현은 바로 적인(賊人)의 오는 길이며, 방어 상의 요충지이다”라며 “현재의 개설된 경원의 통로인 요광현(要光峴)에도 또한 성을 쌓고 참호를 만들고, 또 길을 가로막아 작은 보루를 만들며, 또 군인의 포막을 지어서 군인 수를 적당히 정해 파수를 보게 하고 출입하는 사람들을 살피게 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세종은 황희에게 함길도의 방어 요해지가 어디냐고 묻자, 황희는 “용성은 적의 침입할 길이 험난하고 막혔으며 또 놀고 있는 넓은 땅이 있으니, 여기에 진(鎭)을 설치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답했다.
 
또 세종은 “연대를 쌓고, 신포를 설비해 언제나 규찰하고 투척(投擲)하게 해 연대를 지키고 신포를 맡은 사람으로 하여금 저쪽 적의 내왕을 상시로 엿보게 함이 좋을지어다. 어떤 이가 말하기를, ‘대장이 진을 설치하는 것은 마땅히 깊숙한 곳에 있어야 하고, 극변(極邊)에 두는 것은 마땅치 않다’고 했으니, 이 논의는 어떠한가”라고 재차 물었다.
 
황희는 “깊숙한 곳에 진을 두면 자주 왕래하는 적을 어떻게 따라가 잡을 수 있겠습니까. 다만 군사와 말을 노고(勞苦)하게 만들 뿐”이라며 “극변의 요해지에 두어서 위세와 무력을 보이면 적이 스스로 마땅히 두려워해 위축할 것이니, 그들이 비록 좀도둑질을 하고자 하여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지어 세종은 “백두산 근처에 한 땅이 있는데, 명나라의 태조 고황제가 고려에 예속시켰다. 내가 《지리지(地理志)》를 보니 한 옛 성의 터가 백두산 앞에 가로놓여 있는데, 이것이 그 땅이 아닌가 의심된다. 마땅히 찾아내어 우리나라의 경계(境界)로 해야 하겠다”고 명한다.
 
세종과 황희는 여진의 침략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방어계획에 대해 군사전문가를 뛰어넘는 해박한 군사 지식으로 토론을 나눴고, 최고 사령관과 현지 지휘관은 현실 가능한 계획을 세웠다.
 
특히 백두산 근처, 조선의 영토로 추정되는 지역을 반드시 찾아내 우리의 경계로 삼겠다는 세종의 국토수호 의지는 감탄을 금치 못하게 만든다.
 
하지만 200여년이 지난 17세기 중반 여진의 중흥을 예측하지 못한 인조와 서인 정권은 4군 6진 수호를 망각해 병자호란의 치욕을 당한다.
 
남과 북은 지난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제10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을 갖고, 오는 11월까지 DMZ 일대 상호 11개 GP의 병력과 장비를 철수하고, GP를 완전 파괴하는 조치를 이행하기로 합의했다.
 
물론 분단의 상징인 최전방 GP의 일부 파괴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군사적 대결 구도 해소의 한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한반도에 핵전쟁의 위협이 사라지지 않은 것도 명백한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는 세종이 여진 침략의 방파제 역할을 맡은 4군6진 방어의 최고 사령관으로서 역할을 다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역사는 세종을 평화와 전쟁을 함께 대비해 북방 영토를 개척한 현명한 군주로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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