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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을 환하게 밝히는 '미래의 공무원'

(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주 기자)

28일 노량진 거리 오후 시간대 모습이다.

"공무원이 되고 싶어요"

새벽 6시, 노량진의 아침이 밝았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들이 하나 둘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좋은 자리에서 수업을 듣기 위해 아침 일찍 길을 나선 것이다.

공무원 학원의 수업은 대체로 오전 7시부터 시작된다. 오전 수업을 마치면 잠깐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점심시간이 주어진다.

하지만 이 시간마저도 공시생들은 강의의 늪에 빠져 있다. 노량진 식당에는 밥을 먹으며 인터넷 강의를 시청하거나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공시생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짧은 점심시간이 지나고 수업은 연이어 진행된다. 수업이 끝나면 바로 자습 시간으로 이어져 하루 일정에 '쉼'을 찾아보기란 어렵다.

어두컴컴해진 시간, 오후 10시가 지나서야 공시생들의 발길이 집으로 향한다.

집에서 통학하는 공시생들도 있지만, 이동 편의상 주변 고시원이나 원룸텔 등에서 지내는 공시생들이 많다.

이렇게 쉼없는 공시생들의 하루가 마무리된다.

"나의 미래는 환했다가, 어두웠다가"

꿈을 위해 하루하루 벅찬 숨을 몰아쉬는 공시생들의 마음은 노량진의 하루와 비슷하다, '환했다가 어두웠다가'.

저녁시간 '컵밥 거리'에 몰린 학생들.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조모(25)씨는 "나의 미래가 어느 때는 환했다가, 또 어느 때는 어두웠다 한다"며 "이번 시험에 붙을 것이라는 희망과 기대감도 드는 반면, 떨어지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과 걱정도 있다. 대조되는 이 두 개의 감정이 하루에도 몇 번씩 번갈아 나타난다"고 말했다.

특히 공시생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요인에 '주변 사람들의 기대'가 자리하고 있었다.

조씨는 "주변 사람들의 기대가 크다"며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 그럴수록 부담감이 커지고 마음이 조급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응원해주고 재정적인 지원을 아낌없이 해주는 부모님께도 항상 미안한 마음"이라 전했다.

실제 공시생들이 느끼는 감정들이 신체적인 변화로 나타나기도 한다.

꿈을 이루기 위해 공시생의 길을 선택한 정모(25)씨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불면증', '소화장애' 등을 겪는다고 호소했다.

정해진 시간에 잠을 자야 다음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유일하게 안락함을 느끼는 수면시간까지도 앗아가고 있는 것이다.

뿌린만큼 거둔다?

모든 취준생들이 그렇듯, 공시생들도 재정적인 부담을 안고 살아간다.

지식을 쌓는 일에도 '돈'이 들기 때문이다. 강의료, 책값, 고시원비, 식비, 교통비 등 지출은 상당하지만, 일을 하지 않아 수입이 없는 공시생들은 이러한 지출을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

공시생들에 따르면 책은 기본서·기출·모의고사로 이뤄져 있고, 1과목 당 최소 10만원의 책값이 든다. (9급 공무원 기준) 5과목 교재를 모두 구매하려면 적어도 50만원 이상 지출해야 한다.

공무원 교재.

또 학원 강의의 경우 1과목당 약 20~30만원, 인터넷 강의는 프리패스 형식으로 구매하면 300만원 가량이 든다.

이 밖에 고시원비, 식비 등 기본적인 지출 내역까지 고려하면 공시를 준비하는 기간 동안 재정적인 어려움까지 짊어지게 되는 셈이다.

부모님의 지원을 받아 공부를 하는 공시생들이 있는 한편, 아르바이트를 해 1년 공시 준비를 위한 돈을 모은 뒤 공부를 시작한 공시생들도 많다.

공무원 시험을 2년째 준비중인 이모(28)씨는 창문 없는 고시원에서 자취를 하고 있다. 그는 "창문이 없는 고시원은 비교적 저렴하다"며 "누우면 꽉 차는 좁은 공간이지만, 수입이 없는 고시생들은 준비 기간 동안 돈을 아껴야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조금이라도 싼 고시원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추운 날씨에도 뜨거워지는 '공무원' 열기

한국에서는 '공무원 열풍'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공시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실제 조사에서도 우리나라 성인남녀의 희망직업 1위는 '공무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인 '사람인'이 성인남녀 1143명을 대상으로 '꿈의 직업'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결과,  '공무원 및 공공기관 종사자’가 전체의 26.7%로 1위로 차지했다.

직업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사항은 '안정성'(41.8%)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안정성', 그리고 '워라밸이 보장되는 삶'은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갖는 최고의 장점으로 꼽힌다.

돈을 버는 것 만큼이나 안정되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 직업 선택에 있어서 중요해졌다.

이에 따라 공무원 시험의 열기는 식을 줄 모르고 날로 뜨거워 지고 있다.

노량진에 늘어선 학원.

공시생들이여, 힘을 내라!

신체적, 심리적으로 지쳐있는 공시생들에게 '위로'가 되는 것은 무엇일까.

조씨는 "매운 음식을 먹으면서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는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푸는 것이 좋긴 하지만, 사실 공시 준비하다보면 얘기를 나눌 사람이 없다"며 "하루에 10마디도 채 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공무원이 아닌 다른 길을 택해 일을 시작한 친구들과 만나기도 하지만, 공감대가 형성된다거나 위로를 받는다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는다"며 "혼자 마음을 다잡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 덧붙였다.

하루에 12시간씩 공부하는 공시생들의 책은 필기로 가득하다.

마지막으로 내년 시험을 앞둔 공시생들의 마음을 들어봤다.

조씨는 "이 시점에서 공부량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면 굉장히 불안해진다"며 "빨리 끝났으면 좋겠으면서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불안하고 조급해진다"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최선을 다해왔고, 남은 기간 역시 최선을 다해 꼭 이번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포부를 밝혔다.

[사진출처=시사캐스트]

이현주 기자  guswnke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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