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주 기자)
정치후원금을 쓰고 국회사무처에 같은 영수증을 제출한 뒤 예산을 타 낸 국회의원 26명이 공개된 가운데 시민단체는 철저한 진상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해 기동민·유동수·우원식·이원욱·변재일·김태년·금태섭·손혜원·유은혜·김병기·김현권·박용진·임종성 민주당 의원, 전희경·김석기·안상수·이은권·최교일·김재경·이종구·김정훈·곽대훈 자유한국당 의원,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 김광수 민주평화당 의원, 김종훈 민중당 의원 등 26명이 명단에 올랐다.
이에 시민단체 세금도둑잡아라와 좋은예산센터,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그리고 뉴스타파는 4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뉴스타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의 영수증 이중제출 진상을 철저하게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국회예산에 편성된 정책자료발간·홍보물유인비와 정책자료발송료는 의원실에서 청구서와 첨부서류를 내면 국회사무처가 의원 명의의 통장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집행된다. 국회의원이 후원금 등으로 조성하는 정치자금은 의원실에서 먼저 지출한 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지출내역과 증빙서류를 신고하게 돼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26명의 국회의원들이 양쪽에 같은 영수증을 중복 제출해 돈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시민단체에 따르면 영수증 이중제출을 통해 빠져나간 국회 예산은 지난 2016년 6월부터 작년 12월까지 파악된 것만 총 1억5990만8818원이다.
가장 큰 금액을 이중수령한 국회의원은 홍영표 원내대표로, 자료집 발간 및 우편 발송 명목으로 1936만원을 수령했다. 기동민 의원이 1617만2121원, 유동수 의원이 1551만7500원, 전희경 의원이 1300만원, 우원식 의원이 1250만원, 이원욱 의원이 1085만원 등으로 뒤를 이었다.
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정치자금 지출 내역과 국회사무처의 예산 사용 내역을 대조하는 과정에서 밝혀졌으며, 이러한 내용을 접한 시민단체는 해당 의원들에게 질의서를 보내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23명의 의원들은 즉시 혹은 추후에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 외에 전희경 의원과 금태섭 의원은 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에 따라 반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고, 안상수 의원은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대표는 "선관위 역시 정치자금 안내 책자에서 이중으로 영수증을 제출하는 경우에는 정치자금 지출을 취소하도록 하고 있다"며 "이번에 선관위에 관련 질의를 했을 때에도 영수증 이중제출을 통해 국회의원이 '인 마이 포켓' 하면 안 된다는 것이 선관위의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도 반납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는 국회의원들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한편 돈을 반납하겠다고 답한 의원들은 하나 같이 "나는 몰랐다", "보좌진 실수다"라며 해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하 대표는 "규모로 봤을 때 국회 내에서 상당히 관행적으로 이뤄졌던 부패행위로 보여진다"며 "명단을 공개하고 돈을 반납하는 것으로 끝이 아니고 18대, 19대 국회까지 전면 진상조사에 나서야 할 사안"이라 주장했다.
이어 "입금 이후 사용처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납득할 만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검찰에 고발이나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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