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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일전쟁의 치욕과 한반도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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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일전쟁의 치욕과 한반도 평화
  • 윤태현 기자
  • 승인 2018.12.23 1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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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년 전 조상들은 힘없이 조국의 운명을 외세에 맡겼지만 이제는 우리가 스스로 지켜야 한다”

(시사캐스트, SISACAST= 윤태현 기자)

러일전쟁은 대한제국의 운명을 걸고 일본과 러시아가 벌인 침략전쟁이다. 일본은 1904년 러시아를 선제공격했다. 일본군은 파죽지세로 만주와 요동반도에서 러시아 육군을 무찔렀고, 동해해전에서 러시아가 자랑하는 발틱 함대를 궤멸시켰다.

일본의 승리의 이면에는 외교전의 승리도 있다. 러시아의 남진을 우려한 당시 세계 최강 영국과 새로운 열강으로 부상한 미국의 의도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일본은 이들을 설득하기로 했다.

일본은 미국과는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맺고, 영국과는 제2차 영일동맹을 체결해 든든한 우군을 확보했다. 또 영-미 양국으로부터 일본이 한반도에 대한 독점적 지위를 보장받는 외교적 승리도 획득했다.

일본은 전쟁이 승리로 끝나자 미국의 중재로 러시아와 포츠머스 조약을 체결했다. 일본의 전리품은 말 그대로 화려했다. 중국의 뤼순과 다렌의 조차권, 창춘 이남의 철도에 대한 권리 획득, 북위 50도 이남의 사할린을 할양받았다.

하지만 더욱 큰 전리품은 한반도의 독점 지배권이다. 일본은 전쟁 직후 대한제국에 을사늑약체결을 압박했고, 외교권을 박탈했다. 대한제국은 일본의 보호국이 됐고, 통감부의 통치를 받게 됐다.

대한제국의 민중들은 5적 암살단, 을사의병 등을 일으키며 일제에 저항했지만 무너지는 국운을 바로 세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일본은 이후 군대해산을 비롯한 대한제국 해체에 나섰고, 결국 1910년에 한일병합으로 대한제국은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게 됐다.

미국과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를 놓고 치열한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북한의 잦은 미사일 도발로 전쟁 일보 직전까지 치닫던 한반도 전쟁 위기는 2018년 초반부터 잇따른 남북정상회담과 사상 최초의 미북 정상회담 개최로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하지만 미국은 先 비핵화를 요구했고, 북한은 先 제재완화로 맞서며 대화가 멈췄다. 미국은 대북제재를 강화하며 북한을 압박했고, 북한도 거친 언사로 맞받아치며 양국 관계는 경색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특유의 운전자론으로 미북 간의 대화 국면을 조성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침묵으로 더 이상 얻을 것이 없다고 판단한 김정은 정권은 연내 서울답방이라는 약속을 깨고 미국과 맞서는 형국이다.

물론 최근 내년 초에 제2차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긴장 완화에 대한 기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불투명하다고 볼 수 있다.

러일전쟁은 대한제국으로선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자신의 운명이 외세에 의해 결정된 치욕의 역사다. 현재의 한반도 비핵화도 결국 미국과 북한의 담판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대한민국의 평화를 우리가 지킬 수 있는 자체의 힘이 필요하다. 113년 전 조상들은 힘없이 조국의 운명을 외세에 맡겼지만 이제는 우리가 스스로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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