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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메달 못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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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메달 못받나?
  • 이남일 기자
  • 승인 2008.03.25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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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비 카운티 전에서 비교적 가벼운 몸놀림을 보였던 박지성이 20일 새벽에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볼턴 간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결장했다. 2경기 연속 출전이 무산된 것이다. 이날 팀은 호날두의 맹활약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뒀지만, 박지성은 벤치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채 팀 승리를 지켜봤다.

팀은 1승을 추가하며 2위 아스널을 승점 3점 차로 재치며 선두를 질주했지만 팀 우승 가능성이 커지는 것과 달리 박지성의 공식 우승 메달 획득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자칫하면 팀 우승의 공로를 공인받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 이유는 이렇다. 현재 박지성은 2007/0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고작 7경기 출전에 그친 상태다. 명단에 들락날락하는 과정에서 출전 기회를 잡는 일이 쉽지 않다. 지금 추세라면 만일 맨유가 프리미어리그 2연패를 달성한다 하더라도 리그 사무국에서 공식 수여하는 우승 메달을 받을 수 없게 된다.

프리미어리그 규정에 따르면 우승팀 선수 중 해당 시즌에 최소한 1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만이 공식 우승 메달을 받을 수 있다. 볼턴 전 승리 이후, 맨유가 올 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 남겨둔 경기는 총 8경기. 박지성은 이 중 3경기에 출전해야만 지난 해에 이어 2년 연속 우승 메달을 획득할 수 있다.

남은 경기 중 37.5%를 뛰어야 하니 생각보다는 좁은 문이다. 8경기 중 3경기 출전이라면 그리 어렵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퍼거슨 감독의 박지성의 기용 패턴을 지켜보면 쉽지 않은 수치다.

올 시즌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에게 꾸준한 출전 기회를 주지 못하고 있다. 2경기에 연속 출전했던 것은 고작 두 번에 불과하고 그나마 2경기 연속 선발 출전은 지난 1월 1일 버밍엄 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 경기와 1월 5일 FA컵 3라운드 아스톤 빌라전에 연이어 나온 것이 유일하다.

벌써 두 달 반이 넘었다.그 동안 모두 7경기(리그 5경기)에 선발로 나선 박지성은 주로 주전 선수들이 쉬는 타이밍에 기회를 얻는 데 그쳤다. 주로 단발성 출전에 그친 것이다.

퍼거슨 감독은 리그와 챔피언스 리그, 그리고 최근에 탈락한 fA컵 일정이 겹쳐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해줄 목적으로 이른바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이 정책에서 박지성은 징검다리식 기용으로 주전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는 데 활용되고 있다. 최근 경기만 살펴봐도 그는 주로 컵 대회나 체력소모가 적은 약팀들과의 경기에 주로 투입되고 있다.

이처럼 벌써 두 달 반이 넘도록 선발 도약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치열한 팀내 주전 경쟁 탓이 크다. 박지성이 부상으로 쉬고 있는 동안 기존 주전 선수들이 꾸준히 출전 기회를 늘이며 팀웍을 다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

퍼거슨 감독이 당초 올 시즌을 ‘경험 쌓기’의 시간으로 예상했던 나니가 급성장하고 있고 여전히 건재한 긱스,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선수로 거듭난 호날두 등이 박지성의 공백을 지워버려 주전 복귀가 쉽지 않은 상태다.

이 과정에서 박지성의 출전 기회는 제한된 상태다. 로테이션 시스템에서 ‘상수’가 아닌 ‘변수’의 역할을 맡아 간헐적으로 경기장에 나설 뿐이다.

최근에는 아예 벤치 명단에서도 제외되는 일도 늘어나고 있다. 더군다나 남은 8번의 리그 경기 일정은 이른바 ‘빅4’로 불리는 강력한 라이벌 3팀(리버풀,아스널,첼시)과의 시합을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다음 주말에 열릴 아스톤 빌라와의 경기는 지구 반대편(중국 상해)까지 날아와 A매치(남-북 대결)를 치르고 돌아간 직후에 치러야 한다. 리그 3경기 추가 출전이 그리 쉬워 보이지만은 않는 이유다.

한편 올드 트라포드에서 개최된 볼튼과의 경기에 결장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이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맨유 홈페이지에 전했다.

박지성은 홈페이지를 통해 “나는 완벽하지 않고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또한 “아직 지금까지 넣은 골 중에서 특별히 마음에 드는 골은 없었다”고 밝혀 “나는 아직 배고프다”라고 말한 히딩크 감독의 어록을 연상케 했다.

지난 주말 더비 카운티와의 경기에서 활발한 모습을 보이며 팀 내 최고 평점을 받았던 박지성은 이번 볼튼전에는 출전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앞으로 있을 리버풀전에는 퍼거슨 감독에게 또 한번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지성은 지난 더비전에서 상대 수비수 리콕과 언쟁을 벌이며 평소답지 않은 터프한 면모를 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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