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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무제의 전략적 사고와 문희상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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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무제의 전략적 사고와 문희상 발언
  • 윤태현 기자
  • 승인 2019.02.17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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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정상회담이 우리나라의 운명을 결정한다?…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시사캐스트, SISACAST= 윤태현 기자)

한 무제는 우리 민족이 최초로 세운 고조선을 멸망시킨 원흉이다.
 
한 무제의 주적은 고조선이 아닌 흉노였다. 흉노가 누구던가? 한 고조 유방이 천하를 통일하고도 흉노의 힘에 눌려 공주와 비단 등의 막대한 공물을 바치는 치욕을 준 주적이다.
 
흉노는 묵특 선우라는 영웅이 나타나 동호를 정복하고, 월지를 중앙아시아 방면으로 몰아내 만리장성 이북의 초원 지대를 통합했다. 묵특 선우는 한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내며 한 고조를 굴복시킨 초원의 최강자였다.
 
한 무제는 흉노를 굴복시키지 않으면 한의 북방은 언제나 외침의 위협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했다. 무제는 흉노 정벌을 위한 빅 피쳐를 그렸다.
 
흉노와 주변 국가들의 연대를 막기 위해 먼저 장건을 대월지에 파견했고, 후방의 위협세력인 남비엣을 정복했다. 혹시라도 흉노와의 전쟁에서 배후를 위협할 가능성을 사전에 제거한 것이다.
 
<한서>에 따르면, 한 무제는 사자를 흉노 선우에게 보내 “남비엣 왕의 목은 짐이 이미 수도의 북문에 매달았다. 선우는 싸울 수 있다면 짐이 변방에 대기할 것이나 싸울 수 없다면 빨리 와서 신하로 굴복하기 바란다”고 항복을 권했다. 남비엣은 현재의 베트남이다.
 
하지만 흉노는 이를 거부했고, 한 무제와의 결전에서 패배해 고비 사막 이북으로 도망간다. 한 무제는 여세를 몰아 한반도 남부와 한을 연결하는 중계 무역으로 막대한 이익을 취하고 있는 고조선을 공격해 멸망시키고 한4군을 설치했다.
 
한 무제는 우리 민족에게는 멸망의 치욕을 안긴 원흉이다. 하지만 무제는 한 제국을 위협한 흉노를 정복하기 위해 주변 위협적인 존재들을 사전에 제거하는 전략적 선택을 했다.
 
한 무제의 선택은 성공 그 자체였다. 특히 장건의 대월지 파견은 비단길 개척이라는 뜻밖의 수확을 얻게 됐고, 한나라는 국제 무역의 중심지로 발돋움하게 됐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제2차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 “우리나라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 줄곧 강조해온 ‘한반도 운전자론’은 간데없고, 미국과 북한 지도자의 만남에 우리나라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문 국회의장의 발언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미국의 유력 정치인들조차 김정은 체제에 대한 강한 불신감을 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터져 나온 문희상 의장의 언급은 현 여권의 안일한 대북 현실 인식의 한 단면으로 비쳐진다. 한 무제와 같은 전략적 사고를 가진 대한민국 정치인은 진정 없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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