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의 서술 전략
진선주 지음
“나는 ‘율리시스’ 속에 굉장히 많은 수수께끼와 퀴즈를 감추어 두었기에, 앞으로 수 세기 동안 대학교수들은 내가 뜻하는 바를 거론하기에 분주할 것이다. 이것이 자신의 불멸을 보장하는 유일한 길이다.” - 제임스 조이스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는 늘 최고의 고전으로 꼽히곤 한다. 그러나 제임스 조이스의 예언대로 율리시즈를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텍스트를 읽기 전에 작품에 관한 배경지식을 충분히 갖춰야만 겨우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저자인 제임스 조이스 자신이 율리시즈를 쓰기 위해 10년이 넘는 준비를 했다고 하니 읽는 이에게도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지도 모른다.
율리시즈는 작자의 고향인 아일랜드의 더블린을 무대로 1904년 6월 16일 아침 8시부터 그 다음날 오전 2시까지 일어난 일들이 734면에 서술되고 있다. 중요한 등장인물은 3명으로 유대계의 광고업자 레오폴드 블룸, 그의 부인 마리온, 학생이며 시인 기질이 있는 스티븐 디달러스이다.
작품의 전체적 구성은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모방했고 블룸은 오디세우스, 마리온은 페넬로페, 디달러스는 텔레마코스에 해당한다. 또한 오디세이아와 마찬가지로 모두 18삽화의 결합으로 구성했고 각 삽화도 오디세이아의 그것과 대조되게 했다.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의 서술 전략’의 저자 진선주 교수는 한국 제임스 조이스 학회장을 지낸 제임스 조이스 전문가다.
이 책은 조이스가 독창적인 기법의 개척에 힘을 쏟은 이유와 그 과정에서부터 작품에 이용된 갖가지 서술 전략의 실상에 이르기까지 짜임새 있고도 소상하게 밝혀 율리시즈를 읽는 데 어려움을 겪는 독자들에게 텍스트이 총체적인 가치를 깨닫게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동인, 310쪽, 15,000원
한 권으로 읽는 레 미제라블
빅토르 위고 지음, 최은주 옮김
“죽기 전에 꼭 읽어라, 읽기 전에는 절대 죽지 마라”, “신곡, 실낙원에 비견될 만한 예술 작품”.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을 두고 한 어느 유명 인사의 말이다. 살아생전에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는 표현만큼 레 미제라블에 대한 정확한 평가도 없을 듯하다.
인류의 위대한 걸작으로 불리는 레 미제라블은 18세기 유럽의 워털루 전쟁과 프랑스 왕정복고 당시의 시대상황을 배경으로 집필된 명작으로, 불어판 원작이 총 10권으로 이루어져 있을 정도로 방대한 작품이다.
프랑스 혁명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장발장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통해 빅토르 위고는 과연 참 인간의 길은 무엇인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비앵브뉘 미리엘 주교, 장발장, 코제트, 자베르와 마리우스처럼 내내 잊혀지지 않고 깊은 감동을 주는 캐릭터도 드물 것이다.
가난한 가지치기 청년 장 발장은 굶는 조카들을 위해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무려 19년 동안 차디찬 감옥에 갇혀 꼼짝없는 수형 생활을 한다. 인정미 넘치는 의로운 젊은이였던 그가 5년의 노역 형, 네 번에 걸친 탈출 미수 등으로 인해 성격이 비뚤어지고 증오심과 탐욕에 가득 찬 인물로 변해가게 된다.
이렇듯 어둠 속에서 썩어 가던 장 발장의 영혼은 비앵브뉘 주교의 사랑과 신뢰를 바탕으로 마침내 선함을 회복하게 된다. 그리하여 그는 불쌍한 사람(레 미제라블)들을 위해, 운명과 제도의 수많은 모순을 극복하며 서민 대중의 존경을 받는 기업가이자 인간미 넘치는 시장 마들렌 씨로 탈바꿈한다.
한 권으로 요약된 레 미제라블을 읽으며 독자들은 한 순간도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할 것이다.
서교, 464쪽, 10,000원
도스토예프스키 장편소설 연구
권철근 지음
도스토예프스키는 톨스토이와 함께 러시아 문학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국내에 도스토예프스키의 전집이 몇 차례 출간된 적이 있을 정도로 그는 국내에서도 널리 읽혀지고 있다. 그러나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들은 워낙 방대한 데다 난해하기도 해서 작품의 이해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독자들이 많다.
‘도스토예프스키 장편소설 연구’는 도스토예프스키 작품의 핵심을 이루는 장편들의 연구 논문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그렇다고 전공자들만을 위한 책은 아니며 전문성과 보편성을 겸비해 일반 독자들에게도 도스토예프스키 작품의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집필됐다.
이 책은 도스토예프스키의 5대 장편(죄와 벌, 백치, 악령, 미성년, 카라마조프 형제들) 전부와 이 작품들의 토대로 간주되는 ‘지하로부터의 수기’에 대한 독창적 연구 성과를 포함하고 있다.
지금까지 도스토예프스키의 5대 장편 전체를 취급하고 있는 한국인 연구자의 저서가 출판된 것은 이 책이 처음이다. 따라서 도스토예프스키 장편 소설 연구는 국내 유일한 본격적 도스토예프스키 연구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외대 출판부, 312쪽, 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