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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청의 난과 권력투쟁에 빠진 한국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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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청의 난과 권력투쟁에 빠진 한국 정치
  • 윤태현 기자
  • 승인 2019.03.10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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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위기 고조와 민생 혼란에도 총선에만 매달리는 여야 정치권

(시사캐스트, SISACAST= 윤태현 기자)

고려 시대에 발생한 이자겸의 난은 문벌귀족 붕괴의 신호탄이 됐다. 왕의 외척인 이자겸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졌지만 이에 만족하지 못하고 왕권을 위협했다. 인종은 자신의 외조부이자 장인인 이자겸을 숙청하고자 했다.
 
이자겸은 인종의 공격에 맞서 척준경과 반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척준경은 이자겸을 배신했고, 이자겸은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척준경도 인종의 계략에 빠져 숙청된다.
 
이자겸의 난은 진압됐지만 고려의 시련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인종은 흩트러진 국정 수습을 위해 정지상 등 서경 출신 신진 관료 출신들을 중용했다. 정지상 등은 도참사상을 통해 고구려를 계승하자는 묘청을 천거했고, 인종도 거대 권력으로 성장한 문벌귀족세력을 견제하고자 그를 책사로 삼았다.
 
묘청은 인종의 권력의지를 정확히 읽고, 칭제건원과 금국 정벌을 위한 서경 천도를 적극 추진했다. 인종도 묘청의 개혁안이 마음에 들었고, 묘청에게 서경 천도를 위한 대화궁 건축을 명했다.
 
김부식을 중심으로 한 개경파 귀족은 인종의 총애를 받는 묘청과 서경파 신진 관료를 제거하기로 했다. 이들은 신라계승의식과 금국 사대를 주장하는 보수파 귀족들이었다.
 
김부식 등은 인종에게 도참사상 배격과 기존의 유교 질서 유지를 압박했다. 인종은 오랜 기간 권력을 독점했던 개경파의 힘을 무시할 수 없었다. 결국 이들의 건의를 수용해 칭제건원과 금국 정벌 추진을 포기했다.
 
묘청은 개경의 분위기가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을 직감하고 곧바로 반란을 일으켰다. 김부식은 서경으로 진격해 묘청의 반란군을 공격했고, 내분이 발생한 반란군은 김부식의 정부군에 의해 진압됐다.
 
권력투쟁에서 승리한 김부식은 개경에 남아있는 윤언이와 같은 서경파 동조세력도 철저히 숙청했다. 고려는 다시 개경파 귀족 출신이 중심이 된 문벌귀족의 천하가 됐다. 개경파와 서경파 모두 권력투쟁에만 몰두한 권력의 화신임은 틀림이 없다.
 
하노이 미북정상회담이 결렬됐다. 북한은 동창리 미사일 기지 재가동 움직임 등 심상치 않은 행보를 보여 국제사회를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 1년 가까이 김정은 북한 위원장과 훈훈한 분위기를 보였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경고 메시지를 전하고 있어 한반도의 긴박감은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고려의 개경파와 서경파의 권력투쟁 못지않은 정치 혼란 상태다. 민생은 날로 심각해지는데도 여권은 정권 재창출, 야권은 정권 재탈환에만 몰두하고 있다.
 
여야는 묘청의 난 이후 고려의 운명이 어떻게 됐는지 궁금하지 않을 것 같다. 내년 총선 승리만이 머릿속에 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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