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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영국의 외로움부 장관과 고시원 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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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영국의 외로움부 장관과 고시원 화재
  • 윤관 기자
  • 승인 2019.04.10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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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인식 전환과 정책 추진 필요”

(시사캐스트, SISACAST= 윤관 기자)

테라사 메이 영국 총리는 지난해 1월 트레이시 크라우치를 외로움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영국 정부가 ‘외로움’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외로움이 정부 차원에서 해결해야할 시급한 사회 문제라는 것이 영국 정부의 판단이다.

1인가구의 급증은 세계적인 추세다. 영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외로움’을 질병으로 판단해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1인 가구 증가로 고독사 예방 등의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질병’이라는 인식은 아직 인정되지 않은 상태다.

특히 저출산으로 인구절벽 시대를 예고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외로움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국가에서 해결해야할 과제로의 인식 전환이다.

외로움에 지친 이들이 각종 정신 질환과 자살 그리고 고독사로 생을 마감하는 것은 개인의 불행이 아닌 국가의 불행이다.

최근 잇따라 화재가 발생해 안타까운 희생자가 나오는 고시원은 대표적인 1인가구의 숙소다. 20~40만원대 저렴한 고시원은 40대 이상 중장년 남성들이 선호하는 거주시설이다. 가족과 떨어져 살거나 돌아갈 가정이 없는 이들이 주로 거주해 어려운 삶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종로 고시원 화재 당시에도 많은 희생자들이 나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어제도 서울 신림동의 한 고시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9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60대 후반 남성 1명은 의식 불명 상태로 알려졌다.

정부도 고시원의 화재 안전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지만 잇따라 발생하는 고시원 화재는 당국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영국이 외로움을 담당하는 장관을 임명할 정도로 ‘외로움’을 국가적 차원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제 외로움은 혼자만의 아픔이 아닌 시대의 아픔이다. 정부의 인식 전환과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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