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10:29 (수)
[역사로 보는 1인 가구] 연산군의 구휼 정책과 중장년 1인가구
상태바
[역사로 보는 1인 가구] 연산군의 구휼 정책과 중장년 1인가구
  • 윤관 기자
  • 승인 2019.04.12 11: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방관들이 조선 판 1인가구를 직접 확인토록 함으로써 책임 행정 강조”

(시사캐스트, SISACAST= 윤관 기자)

연산군은 조선을 대표하는 폭군이다. 연산군은 조선의 4대 사화 중 무오사화와 갑자사화 등을 주도해 무고한 조선의 선비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하지만 연산군도 “어려운 사람을 구제하는 방도는 마땅히 거행해야 한다”며 홀로 외로이 사는 이들을 구제했다.

<연산군일기> 연산 8년 11월 23일 기사에 따르면, 정언 오익념(吳益念)은 흉년을 맞아 홀아비·과부·고아·독신자에 대한 구휼을 간청한다.

오익념은 “근년의 흉년으로서는 을사년과 같은 해가 없었는데, 금년은 을사년보다 지나쳐서 면포(綿布) 1필 값이 쌀 2말에 해당되니, 진휼(賑恤)하는 방도를 마땅히 거행해야 할 것”이라고 주청한다.

그는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부자 사람이야 걱정할 게 없지만, 가엾은 것은 의지할 곳 없는 외로운 사람이라’고 했고, 맹자(孟子)는 말하기를 ‘문왕(文王)이 정치를 펴서 인덕(人德)을 베풀되 반드시 이 네 가지부터 먼저 구제했다’고 했다”고 옛 성현의 말씀을 전했다

이어 환과 고독(?寡孤獨)에 대한 구휼을 위해서 “고려 때에도 환과 고독에게 음식을 준 일이 있었고, 전조(前朝)에도 또 고독을 구제하는 은전을 거행했으니, 지금에 또한 문왕을 법으로 삼아 서울에서는 한성부(漢城府)가, 지방에서는 관찰사(觀察使)가 호소할 데 없는 고독한 사람들을 방문해 구제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라고 청했다.

이에 연산군은 “어려운 사람을 구제하는 방도는 마땅히 거행해야 한다”며 그의 청을 들어줬다.

특히 이 대목에서 주목해야 할 사항은 오익념이 현재의 광역지자체장에 해당하는 한성부와 관찰사가 환과고독을 방문하기를 청한 대목이다. 지방관들이 조선 판 1인가구를 직접 확인토록 함으로써 책임 행정을 강조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지자체들이 고독사 위험층인 중장년 1인가구 전수조사에 나서고 있다. 연산군도 실천했던 직접 조사 사례를 참고해보기를 권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