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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의 기술] 1인 창업,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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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의 기술] 1인 창업,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9.04.17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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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주 기자)

"창업은 처음이라"

창업 규제가 완화되면서 1인 창업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창업준비생들이 창업 초기 단계에서부터 난항을 겪는다. 특히 인생 첫 창업인 경우, 사전에 철저한 계획을 세웠다 하더라도 실행 단계에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봉착하곤 한다.

"1인 창업, 힘들지만 불가능한 건 아니에요"

"창업은 처음이라"를 외쳤지만 현재 1인 창업의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1인 창업가가 있다.

현재 여행사 '루나트립'의 대표로 인생 2막을 살아가고 있는 김은주 씨는 창업준비생들을 위해 희로애락이 담긴 본인의 'Real 창업스토리'를 공개했다.

▶김은주 대표의  'Real 창업스토리'

모로코 사하라사막을 여행하는 김은주 대표.

김은주 대표의 인생 스토리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여행'이다.

김 대표는 대학 졸업 후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자 첫 직장으로 여행사를 선택했다. 이후 해외 트레킹 전문 여행사, 자유여행 전문 여행사, 해외연수 전문 여행사에 머물며 여행 관련 노하우를 터득했다. 주말에는 국내여행 버스투어 가이드 일을 겸할 정도로 김 대표는 좋아하는 일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그렇게 초석을 다져나간 김 대표는 지난해 5월 퇴사를 결심한다. 5년 간 몸 담았던 회사에서 나오는 것이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 터, 하지만 김 대표는 인생의 변곡점을 맞이하기 위한 '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호기롭게 사표를 제출하고 백수 2일차에 접어든 김 대표는 인생 2막을 계획하기 위해 태국 치앙마이로 떠난다. '그동안 수고했다, 앞으로 더 잘 살아보자'는 마음으로 떠난 태국 치앙마이에서 김은주 대표는 한 달을 머물렀다. 근교 여행, 맛집과 카페 탐방, 영어공부까지 오로지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다보니 눈 깜짝할 새에 4주가 흘렀고, 이제는 삶의 방향을 정해야 하는 시간이 찾아왔다.

김 대표는 "당시 카페에 앉아 위시리스트를 작성하다 보니 리스트에 적힌 내용의 대부분이 여행 키워드였다"며  "그 때 제 삶에서 여행이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지를 확실히 깨달았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창업을 꿈꾸며 퇴사를 결심한 것은 아니었다. 단지, 좋아하고 잘 하는 일을 찾다보니 자연스럽게 여행사 창업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이다.

인생 2막의 테마를 '여행사 창업'으로 설정한 김은주 대표는 본격적으로 창업 준비에 들어갔다.

머릿속으로 구상해오던 것들이 많았기에 창업의 길이 순탄할 거라 생각했지만...

"제 인생 첫 창업은 준비과정부터 난항의 연속이었어요"

김 대표는 창업을 결정하고 미리 '루나트립'이라는 업체명까지 생각해뒀기에 사업자등록이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사업자등록을 하는 데에만 보름이 넘게 소요됐다.

여행사 사업자등록의 경우, 대행업체에 돈을 지불해 빠르게 진행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김 대표는 모든 것을 직접 진행하며 비용 부담을 줄였다. 물론 과정은 험난했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며 정보를 모으는 일에 자신있다 자부했지만, 여행사 등록과 관련해 최신 개정사항들이 반영된 가이드라인을 제대로 제시해놓은 곳을 찾기 어려웠다. 지자체에 연락해 필요한 서류를 물어보기도 했지만, 확실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도움처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김 대표는 답답한 마음에 국민신문고에 글을 올렸고, 문화체육관광부의 답변을 받아 문제를 해결한 경험도 있었다.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드디어 창업의 문을 연 김은주 대표. 이제 숨 좀 돌릴까 싶었지만, 이내 사업자등록은 그저 '맛보기'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1인 기업으로 혼자 모든 일을 수행하려니 몸이 열 개라도 부족했다.

김 대표는 "일을 기획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실행하는 모든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선택의 순간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1인 기업이기에 어떤 상황이건 선택의 키는 김 대표에게 있었다. 이 말은 즉, 선택의 순간에 가장 현명한 결단을 내려야 하는 사람도, 결정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도 김은주 대표가 되는 것이다.

김 대표는 "모든 선택권과 결정권이 나에게 있다는 것이 때로는 나를 옥죄기도 하지만, 이것이 1인 창업의 큰 장점이라 느낄 때도 있다"며 "고정비용에 대한 리스크가 적어 능동적으로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볼 수 있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이어 "1인 기업은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일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지만, 사업의 모든 부분을 내가 잘 파악해야 하고 모든 선택에 따른 책임을 스스로 짊어져야 한다는 어려움도 동반한다"고 덧붙였다.

"1인기업... 동반자는 없어도, 조력자는 있습니다"

창업을 준비하면서 막막한 순간들은 자주 찾아온다. 특히 주변에 도움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막막함을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겨우 문제 하나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면, 기쁨을 느끼기도 전에 뒤에 줄선 문제들이 '까꿍~'하고 나타나 또 다시 두통을 유발한다.

STEP1. 창업 자본금 어떻게 마련해야 할까요?

김 대표는 국외여행업 특성상 자본금에 대한 부담이 크지는 않았다. 일반여행업(국외+국내)은 약 1억 원의 자본금이 필요한 반면, 국외여행업은 자본금 3,000만 원으로도 운영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요즘에는 신규사업자에 대한 다양한 지원 혜택이 많아졌다"며 "만약 창업을 시작하면서 자본금 조달이 문제라면, 'K-스타트업' 사이트나 가까운 창업 관련 센터에 문의해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언급했다.

STEP2. 임대료·관리비 부담이 적은 창업 공간은 없을까요?

자본금 마련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김 대표는 공간에 대한 지원이 필요했다. 사업 초기 단계에서 매월 고정적으로 나가는 사무실 임대료와 관리비는 부담으로 다가왔고, 결국 김 대표는 공간을 지원해줄 '조력자'를 찾아나섰다.

김 대표가 도움을 받은 곳은 부천여성인력개발원 스타트업클럽이었다. 이곳에서 창업 매니저로부터 정보를 제공받았고, '루나트립'은 부천에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깔끔한 코워킹 스페이스에 첫 둥지를 틀 수 있었다.

코워킹 스페이스 안에 위치한 루나트립 사무실.

김 대표는 "최근 창업 공간을 지원해주는 곳이 다양해졌다"며 "위기에 봉착했을 때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기보다는,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을 발빠르게 찾아나서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 조언했다.

STEP3. 1인 기업, 운영은 어떻게 해나가야 할까요?

김 대표는 특히나 1인 기업 운영에 있어서 '조력자'의 도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 창업 초기 단계를 넘어섰지만, 기업의 성장을 위해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는 김 대표는 강연플랫폼 '온오프믹스'를 통해 창업과 관련한 강연을 확인하고, 필요한 교육을 찾아 듣는다.

강연에서는 혼자 힘으로 얻기 힘든 정보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또 무료로 강연을 제공해주는 곳이 많아 비용 부담없이 알짜배기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김 대표는 "창업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사업계획서 작성법', '스타트업 세무관련 강연', '트렌드 코리아 2019 강연' 등을 통해 실질적으로 큰 도움을 받았다"며 "강연에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발전적 관계를 형성해 나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1인 창업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그만큼 창업 세계에서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김 대표는 '루나트립'의 경쟁력을 '차별화'에 뒀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굉장히 많은 여행사들이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루나트립'이 여행업계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무기가 필요했다.

김 대표는 개별 취향과 컨셉을 중요시하는 요즘 트렌드에 맞게 여행상품도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공산품처럼 이미 정해져 있는 일정에 여행자의 일정을 맞추기보다는, 개인별 취향에 따른 새로운 루트를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오랜 시간을 고민한 끝에 김은주 대표는 '내가 가장 좋아하고 잘 하는 분야를 전문으로 내세우자'는 마음으로 '일대일 맞춤형 컨설팅' 서비스를 선보이기로 결정했다.

김 대표는 "(본인은) 여행사를 운영하는 여행 컨설턴트이기에 앞서, 여행을 좋아하는 여행자"라며 "그렇기 때문에 충분히 여행자의 입장에서 '나'만을 위한 혹은 '우리'만을 위한 일대일 맞춤여행 컨설팅이 가능했다"고 전했다.

그렇게 여행사라는 틀 안에 '특별함'과 '신선함'이 더해져 '루나트립'이 완성됐다.

1인 창업의 시작은 험난했지만, 현재는 어엿한 기업으로 자리를 잡은 '루나트립'.

'루나트립'의 수장인 김 대표는 "1인 기업과 함께 성장해가며 그 과정에서 즐거움을 얻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1인 창업의 선배로서, 1인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지금의 때를 놓치지 말라"는 따뜻한 조언을 전했다.

창업을 결심한 순간부터 세상을 보는 관점,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 달라졌다는 김은주 대표.

"늘 가던 여행지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고, 일상에서의 만남 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기며, 주변인들의 지혜로운 말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이게 됐어요. 또 쌓아두었던 책을 찾아 읽게 되고, 강연과 모임에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습니다"

1인 창업가의 경우 나의 한계가 곧 내 사업의 한계점이 될 수 있기에, 김 대표는 지식과 경험을 쌓고 생각을 확장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김 대표는 "창업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며, 그 과정 안에서 더 나은 '나'를 발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고 감당할 준비가 됐다면 머릿속에 그려진 무언가를 빠르게 실행으로 옮겨볼 것을 추천한다"며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지금의 때를 놓치면 그 때를 다시 잡기란 쉽지 않다"고 조언했다.

[사진출처=루나트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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