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때 아닌 리디노미네이션 논란, 전문가에게 맡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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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때 아닌 리디노미네이션 논란, 전문가에게 맡겨야
  • 윤관 기자
  • 승인 2019.04.19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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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경제 논리가 우선돼야”

(시사캐스트, SISACAST= 윤관 기자)

최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 일각에서 리디노미네이션(화폐 단위 변경) 추진 가능성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리디노미네이션은 화폐 단위를 낮추는 정책을 말한다. 금융당국은 화폐 교환 과정에서 지하경제에 숨겨진 현금을 찾을 수 있어 세수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 新 화폐 제조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고, 각종 사회·경제적 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또 인플레이션 가능성도 높아져 쉽게 판단할 수 있는 정책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경제·금융당국 최고 책임자들은 한 목소리로 리디노미네이션 가능성에 대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8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리디노미네이션을 전혀 생각지 않고 있고, 가까운 시일 내에 추진할 계획도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가 경제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는 입장에서 지금 리디노미네이션을 논의할 단계가 전혀 아니다”라고 잘라말했다.

경제·금융당국 최고 책임자들이 리디노미네이션 가능성을 단숨에 일축한 것은 ‘정치논리’가 아닌 ‘경제논리’의 시각에서 판단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도산과 실업의 위협에 노출된 상황에서 ‘화폐 단위 변경’이라는 위험성이 큰 경제정책을 섣불리 도입하는 것은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2·12 쿠데타로 집권했지만 재임기간 중 물가 안정화를 안착시킨 대통령으로 인정받는다. 전 전 대통령은 자신이 군 출신이라는 한계를 깨닫고 최고의 경제 전문가인 김재익 경제수석비서관에게 “경제는 당신이 대통령이야”라며 정책을 일임했다.

안타깝게도 북한의 버마 아웅산 폭탄 테러로 유명을 달리한 김재인 비서관은 1970년대 말과 1980년 초반에 한반도에 몰아친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데 큰 몫을 했다.

정치인들은 ‘표’가 생명줄이다. ‘표’를 얻어 선거에 승리하기 위해선 악마와도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사람들이 정치인이다. 리디노미네이션을 주장하는 정치인들도 나름 정책 추진의 이유가 있겠지만, 경제·금융당국 최고 책임자들이 ‘No’라고 말하면 그냥 멈춰야 한다. 경제는 경제전문가에 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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