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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마공원 2008 봄맞이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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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마공원 2008 봄맞이 축제
  • 하정민 기자
  • 승인 2008.03.30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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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만평 드넓은 공간에서 다채로운 행사
서울에서 가깝고 비용부담 없어

봄은 초목이 싹을 틔우고 대지가 겨우내 비축했던 땅기운을 풀어내는 따뜻한 계절이지만, 추위가 계속되는 겨울에 비해 날씨의 변화가 심하고 복잡한 계절이다. 사람도 계절을 따라 봄이 되면 괜히 마음이 설레고 어딘가로 떠나고 싶고, 누군가를 만나고 싶고, 무언가를 하며 놀고 싶어진다.

이런 심정이야 남녀노소를 가릴 바 없겠지만 특히 여성과 아이들을 외출과 유희의 욕구로 달뜨게 만들어 일에 지친 가장들을 더욱 피곤하게 만드는 계절이 또한 봄이다.

봄나들이를 조르는 가족들의 성화에 못 이겨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자니 교통체증과 돌아오는 월요일이 부담스럽고, 시내의 놀이공원에 가자니 콩나물시루 같은 인파와 만만치 않은 지출이 걱정이다.

하지만 조금만 신경을 쓰면 서울 근교에 있는 35만평 규모의 공원에서 얇은 지갑을 걱정하지 않고 즐겁게 주말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서울경마공원 봄맞이 축제

과천시 주암동에 있는 서울경마공원은 서울 사당역에서 지하철로 1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에 자리 잡고 있다. 경마에 대해 낯설음이 있더라도, 경마가 사실 ‘엔터테인먼트’라는 사실을 떠올린다면, 경마공원에서 가족들을 위한 봄맞이 축제를 연다는 것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서구사회에서 경마는 ‘축제’나 ‘유희’에 가깝다.)

KRA 한국마사회(회장 이우재)는 매년 개화시기에 맞추어 공원 전역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펼치는 봄맞이 축제를 열고 있다. 축제기간이 되면 경마를 즐기는 팬들 뿐 아니라 수도권 전역의 상춘객들이 몰려들어 북적거린다. 저렴한 입장료(800원)와 다양한 무료행사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데다, 때맞춰 벚꽃이라도 피어준다면 이보다 좋은 봄나들이는 없을 성 싶다.

축제의 속내는 꽃바람?

봄맞이 축제의 예전 명칭이 ‘벚꽃축제’였던 사실이 말해주듯, 경마공원 축제의 키워드는 ‘꽃’이다. 개화시기를 정확히 맞추기는 힘들지만, 공원 전역에 심어져 있는 340그루의 왕벚나무가 하얀 꽃잎을 눈처럼 날리는 광경은 장관이다. 특히 청동마상 부근에서 마사지역 입구까지 이어지는 꽃길은 카메라에 담으면 그대로 ‘작품’이 되는 곳이다.

가족공원내 공연행사장에서는 일명 ‘왕다발쇼’라 불리는 플라워퍼포먼스가 벌어진다. 꽃을 만드는 과정을 화려하고 멋진 액션으로 개발하여 꽃을 단순한 관상용에서 역동적이고 아름다운 공연문화로 승화시키고 있다. 관람객을 무대위로 초대하여 행사에 참여시키기도 한다. 평소 점찍어 둔 이성친구가 있다면 멋진 이벤트로 감동시키면서 사랑고백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
 
이 밖에도 꽃 비누 만들기, 꽃 리본 아트 전시회, 먹는 꽃(식용허브) 전시회 등 꽃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선입견 털어내면 한바탕 말달림의 축제

꽃구경만 하고 놀기가 심심하다면 용기를 내어 관람대쪽으로 가볼만 하다. 선입견을 털어내면 경마도 한바탕 말달림의 축제일뿐이다. 보통 30분 간격으로 경주가 있는데, 베팅은 백 원부터 가능하다.

자신이 점찍은 말에 주머니 사정에 맞게 적은 돈을 걸고 목청이 터지게 응원하고 나면 승패에 관계없이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세상일이 모두 그렇듯이, 저배당은 맞추기 쉽고 고배당은 어렵다.

원금의 몇천배, 몇만배를 건지는 일확천금은 복권당첨만큼 만나기 어려우므로, 초보자들에게 적합한 연승식(3착 이내에 드는 마필을 맞추는 것)으로 저배당의 말을 선택하면 환급금을 타가는 즐거움을 덤으로 맛볼 수 있다.

거리에서 만나는 ‘해리포터’와 키다리 풍선아저씨

가족공원이나 벚꽃길을 돌아다니다보면 뜻하지 않게 흥미로운 만남들이 기다리고 있다. 거리의 마술사는 짧은 순간 자연법칙을 무시하듯이 기기묘묘한 조화들을 부리며 눈길을 잡아끈다.

아이들이 잠시 나마 행복한 판타지의 세계로 빠져들게 놔두자. 서커스 단원처럼 화려한 중절모에 번쩍이는 의상을 걸친 키다리 아저씨들은 여기저기 걸어다니며 풍선을 나누어준다. 키다리 아저씨들은 공이나 접시로 곡예를 하거나 간단한 마술을 보여주기도 한다.

철사로 만드는 신데렐라 꽃마차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해서 즐기는 참여행사가 많은 것도 봄맞이 축제의 특징. 굵은 철사를 구부려 예쁜 공예품을 만드는 ‘와이어 공예작품 만들기’는 손재주 있는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장식용 고리나 핸드폰 고리를 직접 만들어 기념품으로 가져갈 수 있다.

타투나 헤나를 이용해 얼굴에 꽃이나 말 문양을 그려주는 페이스페인팅 행사는 아이들을 둔 관람객들이 놓치기에 아깝다. 식물심기 행사는 녹차나무, 허브, 장미 등을 참가자가 직접 심어보게 하고, 심은 식물은 증정하여 키워보게 함으로써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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