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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떠난 독수리(이부영 이우재 김영춘 김부겸 안영근) 5형제, 지금은 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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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떠난 독수리(이부영 이우재 김영춘 김부겸 안영근) 5형제, 지금은 뭘할까?
  • 박지순 기자
  • 승인 2008.04.21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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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영, 우리당의장 지냈지만 지금은 영어의 몸
김영춘, 18대 총선서 문국현 지원군으로 ‘추락’

이우재, 마사회장 역임하고 지금은 진로고민
안영근, 고건 대선불출마 선언후 설자리 잃어

지난 2003년 7월 당시 이부영, 이우재, 안영근, 김영춘, 김부겸 등 한나라당 소속 의원 5명은 “정치판에 전면적인 변화의 물꼬를 트겠다”며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이들은 탈당 5개월 후 열린우리당 창당에 합류했다.

이들 다섯 명은 이후 ‘독수리 5형제’로 불렸고 열린우리당 창당파들은 독수리 5형제의 한나라당 탈당과 열린우리당 입당을 정치적 결단이라고 추켜 세웠다.

‘독수리 5형제’는 지난 1월 4일 안영근 의원이 대통합민주신당을 탈당하면서 김부겸 의원만이 당에 남았고 김 의원은 대통합민주신당이 민주당과 합당하면서 통합민주당에 당적을 두게 됐다.

김영춘 의원은 대선이 한창인 지난해 10월 민주신당을 떠나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를 지지했다. 김 의원은 탈당하면서 18대 총선 불출마 선언까지 했다. 17대 총선 경선에서 패한 이우재 전 의원은 현재 마사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지만 정권이 교체되면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이들이 한나라당을 탈당할 당시 여당이라는 양지를 찾아간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나름대로 의미 있는 정치실험이라는 긍정적인 시각이 많은 편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범여권의 생리에 적응하지 못하고 초라한 모습으로 각자 흩어지게 된 것이다. 안 의원은 민주신당을 탈당하면서 “열린우리당 내에서 꼴보수로 찍혀 동료의원으로부터 상처 많이 받았다”고 했다. 김부겸 의원은 “독수리 5형제가 살기에는 너무 추운 곳이었다”라고 털어 놨다.

안 의원은 열린우리당 시절 대표적 실용, 보수 의원 모임인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 모임’을 이끌기도 했다. 그는 열린우리당 입당 후 당내 급진적 개혁세력에 맞서 온건 개혁을 주장해왔다. 노무현 정권이 정권의 정체성을 걸고 폐지하려 했던 국가보안법이 폐지될 수 없었던 데는 ‘안개모’의 역할이 컸다.

안개모는 열린우리당이 당론으로 정한 국보법 폐지에 반대 입장을 보여 당론을 분열시켰다. 안 의원이 열린우리당을 전신으로 하는 민주신당을 탈당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안 의원은 열린우리당과 민주신당에 있는 동안 당내 개혁세력과 극심한 마찰을 일으킬 때도 종종 있었다. 또, 안 의원은 지난해 대선국면에서 범여권의 유일 빅카드였던 고건 전 총리를 강력 지지했던 바 있다. 당내 인사가 아닌 외부 인사를 지지했던 탓에, 고 전 총리의 대선불출마 선언 이후 사실상 그가 설 자리는 없었다.

이후, 대선까지 안 의원은 당내에서 침묵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러나 지난 대선에서 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가 참패하자 당 쇄신을 부르짖는 목소리가 커지고 당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려는 움직임이 커지면서 안 의원은 축출 대상으로 낙인찍히는 처지가 됐다.

이 때문에 안 의원의 탈당으로 당내 실용적 성향 의원들의 연쇄 탈당현상이 일어날지 주목되기도 했는데 그는 “뜻이 같은 사람들은 몇몇 있지만, 탈당이라는 현실적 결단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의 탈당이 독자적 결단에 따른 것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실제 안 의원의 탈당 이후 연쇄 탈당은 현실화되지 않았다.

한편, 일각에서는 대선 직후부터 안 의원 등을 지목하며 탈당과 한나라당 행을 예견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그는 “한나라당으로 가는 일은 없다”며 “불출마 가능성도 어느 정도 내포돼 있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안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향후 행보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혼자할 수 있는 정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묘한 뉘앙스를 풍겼다. 그러면서 이회창 신당으로 갈 가능성이 있냐는 또 다른 질문에는 “현재까지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입당 가능성을 열어 놓았지만 자유선신당에 입당하지 않았다.

안 의원은 “그동안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추구했던 급진적인 개혁은 국민들의 불안과 갈등을 심화시키고, 정부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켜왔다”며 “개혁의 속도 조절을 통해 온건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개혁을 달성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대선 참패에 대한 당 쇄신안을 둘러싸고 자신을 축출 대상으로 지목하는 민주신당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모습이 엿보였다.

안 의원은 민주신당의 당 쇄신안에 대해서도 “쇄신위원회의 노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계파간 의견조율이 어려운 상황에서 당이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기 어려운 상황에 봉착하고 있다”며 “남아 있는 여력을 다 소진하기 전에 당의 전면적이고, 발전적인 해체를 통해 초심에서 다시 시작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민주신당의 발전적 해체를 주장했다.

해직 기자→재야 정치인→꼬마 민주당의 유일 국회의원→한나라당 원내총무→국회의원 낙선→열린우리당 당의장→알선수재 혐의로 법정구속.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파란만장한 삶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민병훈)는 지난해 12월 6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 전 의원에게 징역 2년과 2억1070만원의 추징금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제이유 그룹으로부터 2억여원을 받은 혐의다.

동아일보 해직 기자 출신인 이 전 의원은 한때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었다. 유신독재 반대 운동에 나섰다 1975년 긴급조치 위반으로 구속된 이후 7년여 간 옥고를 치렀다.

80년대엔 ‘민통련’을 조직해 재야 민주화 운동을 주도했다. 그는 88년 노태우 대통령 취임 특별사면으로 풀려났으나 곧 다시 수감됐다. 재야단체인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상임의장 자격으로 울산 지역 노조투쟁에 대한 지원연설을 한 혐의로 구속된 것이다.

이 전 의장은 90년 오랜 재야 정치인 생활을 접고 제도권 정치에 합류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끌던 신민당과 이기택 전 의원이 이끌던 민주당이 합친 통합민주당의 부총재가 된 것이다. 92년 서울 강동구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후 3선을 기록했다.

그는 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뒤 임시국회 외무통일위원회에서 “우리 쪽에서 조문단을 파견하겠다는 의사 표시를 할 뜻이 없는가”라고 질의했다가 보수 진영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95년 김 전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위해 국민회의를 창당했으나 합류하지 않고 민주당에 남았다.

97년 대선 때는 지역주의 타파와 3김 청산을 주장하며 김대중 후보 대신 이회창 후보를 선택했다. 이후 한나라당 원내총무가 돼 헌정 사상 첫 특별검사제 도입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02년 대선 때는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대선 패배 이후 열린우리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그러나 2004년 총선에서 낙마했다.

이후 신기남 전 의원이 부친의 친일 경력을 이유로 당 의장직에서 사퇴한 후 열린우리당 당의장으로 취임했으나 이른바 4대 개혁입법을 통과시키지 못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원외 시절 이 전 의원은 2005년 서울 논현동의 한 호텔에서 제이유 주수도 회장을 만났다. 주 회장은 “서해유전 개발사업과 방문판매법 개정과 관련해 애로사항이 생기면 도와 달라”고 제안했다.

이후 그는 주 회장으로부터 차명계좌를 통해 네 차례에 걸쳐 총 2억여 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전 의장은 재판 과정에서 “주 회장과 호형호제하기로 한 것은 맞지만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면 1000억원을 대겠다’는 그의 제안도 뿌리쳤다”며 혐의 사실을 강력히 부인했다.

이 전 의원은 항소했다. 특히 항소심에서는 이 전 의원과 지인 사이인 김지하 시인이 증인으로 채택돼 비상한 관심을 일으키기도 했다.

독수리 5형제 중 유일하게 18대까지 원내에 남아 있게 된 김부겸 의원은 16대 총선에서 경기도 군포에서 당선된 것을 시작으로 군포에서만 3선을 기록하게 됐다.

김 의원은 지난 2000년 새천년민주당의 유선호 후보를 꺾으며 3전 4기 끝에 국회입성에 성공하고, 이 후에 국가보안법 폐지와 한총련 학생 석방을 주장하면서 한나라당의 소장개혁파로서 보수세력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당하다 한나라당을 탈당, 독수리 5형제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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