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9:47 (금)
영국선 ‘웃고’ 일본선 ‘울고’ 박지성-이승엽 묘한대조 눈길
상태바
영국선 ‘웃고’ 일본선 ‘울고’ 박지성-이승엽 묘한대조 눈길
  • 최진철 기자
  • 승인 2008.04.21 16: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지성, 출전한 맨유 경기 모두이겨 ‘눈길’
이승엽,타격폼 흔들리며 2등강등으로 울고

최근까지 붙박이 벤치워머로 전락했던 박지성이 챔피언스리그에서 맹활약하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산소탱크’ 역할을 톡톡히 하는 반면 2008 베이징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펄펄 날았던 이승엽은 연일 죽을 쑤고 있어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박지성 출전 경기, 맨유 전승으로 이어져

맨유가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맨유의 전설’이자 현 MUTV(맨유 자체 방송) 해설자로 활약중인 패디 크레란드의 입을 통해 ‘파워 엔진’ 박지성에 대한 신뢰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맨유는 한국시간으로 11일 구단 홈페이지(http://www.ManUtd.kr)에 ‘박지성의 승리는 계속된다’라는 제목으로 ‘살아있는 전설’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맨유의 전설’ 패디 크레란드가 지난 10일 올드 트라포드에서 개최된 AS로마와의 2007/200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을 전후로 내놓은 박지성에 대한 평가를 소개했다.

먼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경기에 앞서 맨유의 경기 소개 프로그램인 <유나이티드 리뷰>를 통해 “박지성은 지난 달 몇몇 경기에서 밖에 선발로 출전하지 못했지만 팀에 정말 중요한 도움을 주었다”며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 많은 출전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기회가 올 때 마다 큰 공헌을 했음을 밝혔다.

이어 “그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완벽한 활약을 펼치는 또 다른 선수이다. 특히 지난 리버풀전에서 나니가 부상을 당했으며 긱스 역시 후반에 약간 피곤한 기색을 보였다.

(이후 경기에서) 박지성의 투입은 당연한 것이고, 그는 정확히 내 예상대로 경기를 펼쳤다. 그는 아주 훌륭한 선수이다”라며 퍼거슨 감독 자신이 왜 박지성에 대한 신뢰를 가지는가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은 훈련장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보여준다. 이는 최근 아스널전에서 4-0 승리, 풀럼전에서의 3-0 승리 뿐만 아니라 더비카운티전에서의 1-0 승리, 포츠머스전에서의 2-0 승리에서 잘 나타났다.

그는 결코 우리에게 패배를 안겨주지 않는다(He never lets us down!)”며 ‘박지성=승리’라는 공식을 확인시켜주며 박지성에 대한 자신의 언급이 ‘립서비스’가 아니라 박지성의 활약과 그에 따른 신뢰에서 우러나오는 것임을 시사했다.

경기에 앞서 퍼거슨 감독이 팀의 경기 소식지를 통해 박지성에 대한 칭찬을 내놓자, ‘맨유의 전설’ 패디 크레란드 역시 10일 AS로마와의 경기 후 박지성에 대한 칭찬을 내놓았다.

1960년대 보비 찰턴, 조지 베스트 등과 함께 맨유의 전성기를 이끌었고, 현재 맨유의 자체 방송인 <맨유티비>에서 해설자로 활약중인 패디 크레란드는 AS로마와의 2차전에서 1-0 승리를 거둔 이후 인터뷰에서

“AS로마전에서 퍼거슨 감독이 내보낸 선수들은 자신이 팀을 어떻게 운영하는지 잘 보여줬으며, 팀의 강인함이 1-0 승리를 이끌었고 결국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 진출할 수 있게 되었”는 말로 팀의 승리를 축하하며 “박지성이 그 완벽한 예시이다. 그는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고, 로마와의 경기에서 다시 한 번 멋진 활약을 보여줬다”며 박지성을 칭찬했다.

물론 박지성이 경기장 안팎에서 보여주는 ‘넘치는 에너지’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크레란드는 “박지성은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선수이고, 그의 움직임은 상대 팀을 곤란하게 했다. 팀에게 정말 가치있는 선수”라며 박지성을 ‘진정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로 꼽았다.

박지성은 이들의 언급대로 AS로마와의 챔피언스리그 8강 1,2차전에 풀타임 활약을 펼치며 팀의 승리에 공헌하며 지난 시즌을 포함하여 자신이 선발로 출전한 17경기에서 모두 팀이 승리를 기록하며 ‘선발시 승률 100%의 선수’로 자신을 각인시키고 있다.

부상 이후 몇몇 경쟁자들의 그늘에 가려 빛을 발하지 못했지만,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고, 기회가 왔을 때 무언가를 보여주었다.

맨유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 전설 2인방’이 내놓은 칭찬이 일시적인 ‘립 서비스’에 그칠 것인지, 아니면 앞으로 더욱 발전할 선수에 대한 ‘선견지명’인지는 앞으로 박지성이 보여줄 활약에 달려있기에 좋은 당근이자 채찍이 될 전망이다.

최근 높아지는 팀 내의 비중과 더불어 ‘어르신들’의 칭찬까지 받은 박지성은 오는 14일(한국시간) 새벽, 아스널과의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컨디션 조절에 돌입했다.

6~7번 타순에 2군 강등설에 시달리는 이승엽

최악의 부진에 빠진 이승엽(32·요미우리)이 일본 언론의 압박을 받고 있다. 이승엽의 타순이 6~7번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이는 데다, 최악의 경우 2군행까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승엽을 아끼는 하라 다쓰노리 감독도 외부 시선을 의식해 조만간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라 감독이 내릴 처방과 그 진의는 뭘까.

일본 스포츠닛폰은 11일 ‘하라 감독이 이승엽의 타순 격하를 결단했다. 이승엽의 타격이 나아지지 않으면 2군 강등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승엽은 개막 후 11경기에서 홈런 없이 타율 1할6푼3리에 그치고 있다. 요미우리로 이적한 뒤 3년 연속 개막전 4번타자로 나섰지만, 6경기(당시 타율 .250) 만에 5번으로 내려 앉았다. 지금 그에겐 5번타순마저 무거워 보인다. 최근 5경기에서 19타수 1안타.

게다가 우승 후보 1순이라던 요미우리는 3승 1무 7패로 하위권에서 허덕이고 있다. 팀 내외부 압박이 심해지는 가운데 하라 감독과 이승엽에게는 타순 조정이 단기적 해법이다.

하라 감독은 “장기적인 전망을 가지고 (이승엽을) 기용하고 있지만, 시한도 있다”라며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스포츠닛폰은 ‘하라 감독이 이승엽의 부활을 믿으면서도 슬럼프가 지속되면 2군으로 보낼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해석했다.

팀이 어려운 상황인데 언제까지 주포의 부활을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다. 스포츠닛폰은 2군에서 타격 호조를 보이고 있는 곤잘레스 또는 좌완 번사이드와의 교체 가능성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승엽은 “결과를 내지 못해 미안하게 생각한다. 11일 요코하마전 우천 취소는 내게 플러스라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정황을 종합하면 이승엽의 타순 변경에 대해선 이미 내부적 결정이 끝난 것으로 보인다. 상-하체 밸런스가 무너졌고, 잘 맞은 타구마저 야수에게 걸리는 현 상황에서 이승엽에게 5번타자는 무거운 짐이다.

2군행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하라 감독은 지난해 이승엽이 왼손 엄지 부상으로 신음할 때도 그를 끌어안았다. 지난해 7월 11일 한신전이 끝난 뒤 2군으로 내려간 건 이승엽의 자청이었다.

하라 감독은 일본 언론의 집요한 질문에 이승엽의 2군행 가능성을 내비치는 ‘모범답안’을 내놨다. 그래야 소음이 잦아드는 것을 잘 안다. 하라 감독이 부상도 아닌 부진 때문에 이승엽을 2군으로 내릴 확률은 적다.

이런 상황에서 이승엽이 내릴 수 있는 결정은 많지 않다. 좀처럼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승엽은 특타를 소화했다. 11일 일본 요미우리 계열 스포츠전문지 ‘스포츠호치’에 따르면 이승엽은 전날 비로 취소된 요코하마와 원정경기를 앞두고 경기장에 이른 시간부터 나와 좌측 불펜에서 특타를 실시했다.

이날 이승엽은 이하라 하루키 수석코치의 “타격시 허리를 뺀다”는 지적 등에 따라 꼼꼼하게 스윙 자세를 체크했다. 스스로도 “타이밍을 잡는 데 문제가 있다”고 했던 이승엽은 특타를 하면서 “지금은 밸런스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자신만의 스윙을 찾는 데 골몰했다.

개막 후 11경기 타율 1할6푼3리(43타수 7안타) 무홈런 1타점, 최악의 부진을 벗어나기 위한 나름의 해법이다. 이승엽은 개막전부터 4번으로 나왔지만 4일 한신과 3연전부터 5번으로 내려섰다. 그러나 한신과 3연전 포함, 13타수 무안타에 허덕였고 지난 8~9일 요코하마와 2연전에서도 9타수 1안타에 그쳤다.

반면 4번으로 올라선 오른손 거포 알렉스 라미레스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지난 9일 시즌 2호 2점 홈런을 날리면서 올시즌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4번으로 출전한 5경기에서 타율 3할3푼3리(21타수 7 안타) 1홈런의 호조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요미우리 코칭스태프는 당분간 ‘4번 라미레스’ 체제로 간다고 못박았다.

이런 팀내 상황과 함께 이승엽에 대한 코칭스태프의 압박도 있다. 하라 다쓰노리 감독은 현 타순에 대해 “팀도 더 기다릴 수 없다. 무엇이 최선인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승엽에 대해 “자신의 야구가 되고 있지 않다. 자신만의 플레이를 되찾는 것이 필요하다”며 분발을 강조했다.

이날 특타를 마친 뒤 이승엽은 “오늘 우천 취소는 내게는 플러스가 될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특타는 11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야쿠르트전을 앞두고도 실시할 예정이다. 특타를 통해 이승엽이 부진 탈출과 함께 구겨진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